안녕하세요?
저는 PC-FI를 하고 있는데요, CD 넣고 꺼내고 하는 것이 귀찮고, 무엇보다도 좋아하는 곡만 모아서 들을 수 있는 것이 굉장히 편리할 것 같아 시작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까 음질적으로 가장 취약한 부분이 PC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무소음 PC에 관련된 글도 좀 읽고 또 시도도 해 보려고 했지만, 또 다른 새로운 분야에 뛰어들 자신이 없을 뿐더러, 내 귀에 들리지도 않는 노이즈나 지터에까지 신경써야 한다는게 오히려 스트레스라고 결론내리고, 그냥 PC에 대한 예의상(?) SOtM tx-USB만 설치해 주고(?), 미련 자체를 포기해 버렸습니다.
그랬더니 훨씬 편안한 마음으로 음악을 듣게 되더라구요.
그런데, 웬걸? 그걸로 끝인가 했더니 산너머 산이라고, 이번에는 DAC에 슬슬 신경이 쓰이더라구요.
원판 불변의 법칙도 있는데, 요놈이라도 음원을 제대로 앰프로 보내줘야 되는거 아냐?........
그래서 전부터 한번 갖고 싶었던 코드 QBD76HD를 큰 마음먹고 장만했습니다.
일단, 뽀대부터 끝내줍니다 ^.^
사진보다 크고 단단해 보이고 생각보다 묵직합니다. 그래서인지 다루는 것도 특별한 게 있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요, 몇가지만 조금 다르고 그것도 해 보면 아무것도 아닌데, 그래도 저처럼, 이 작은 거인의 위용에 당황(?)하는 일이 없도록 노파심에서 말씀드려 볼까 합니다.
맨 먼저, PC 윈도우에 코드사에서 제공하는 S/W를 설치해야 합니다. 그래야 192kHz를 인식한다고 하네요. 설치하면, 바탕화면 우하 스피커 아이콘이 [음소거]로 볼륨 자체가 비활성화되어 있고, [제어판] - 장치 관리자 - 사운드, 비디오 및 게임 컨트롤러에 [Chord Async USB 44.1kHz-192kHz]가 표시됩니다.
USB케이블은 2개인데요, 하나는 일반 USB케이블이고, 또 하나는 코드사에서 QBD76에만 특화해서 제작한 케이블로, DAC에 꼽는 부분이 우리가 흔히 봐 오던 것과는 다릅니다. 이것을 연결할 때, 앞부분에 있는 빨간점을 위로해서 가볍게 밀어넣으면 ‘딸깍’ 소리가 납니다.
인터커넥터는 XLR 또는 RCA로 연결하고, 파워케이블을 꼽습니다. 근데 전원 스위치가 몸체 뒤쪽 파워커넥터 바로 위에 있네요. 너무 자주 껐다켰다 하지 않아도 된다는 코드사의 무언의 표현 같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장시간 듣지 않을 경우에는 꺼두는게 제품 수명에도 도움이 되겠죠? ^.^
연결할 것 다 연결 후, 약간 긴장(?)감을 가지고 스위치 On - 딸깍 - 크~ 그 유명한 파란색 불.......
그 다음은, 파란색 불 옆에 있는 3개의 단추를 누를 차례입니다.
* 맨 아래 단추 - 192kHz 용 USB케이블을 연결했으므로 [USB2] 선택.
* 그 위 단추 - [POS]와 [NEG]가 있는데요, 이것은 + 와 - 위상을 그대로 할 것이냐 반대로(역상)으로 할 것이냐를 정하는 것인데 당연히(?) [POS] 이겠죠? ^.^
* 맨 위 단추 - [0BUF], [MIN], [MAX] 이렇게 3종류가 있는데요, 여기에 대해 어디서 읽은 것을 대충 말씀드리자면, 버퍼를 쓰면 크리스탈 클록이 더욱 정교해져서 지터를 없애 준다고 합니다. 그러나 버퍼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QBD는 이미 충분히 좋은 음질을 내 주고 있기 때문에, 각각 들어보고 선택하면 된다고 하네요.
이제, PC 윈도우에서 평소 사용하시던 재생플레이어를 여시고 DAC과 연결이 제대로 됐는지 확인합니다.
드디어 [▶] - 소리가 너무 커서 깜짝 놀라 황급히 볼륨을 줄였습니다. - 보니까 보통 때는 앰프볼륨이 10시 방향이었는데, 지금은 8시 방향이더라구요. 이 작은 거인의 파워에 다시 한번 놀랐습니다.
확인도 할겸, mp3, Flac, Wave 두루두루 다 들어봤는데요, 아무 문제없이 모두 잘 들리네요.
그래서 일반 USB케이블로도 한번 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 사라졌습니다. 굳이 하위 버전(?)으로 듣고 싶지도 않고, 무엇보다 연결하기가 귀찮은 이 귀차니즘 때문에.......^.^
불을 끄고, 분위기있는 샹송을 들으면서 파란불을 바라보니 더욱 그윽하게 느껴지네요.
너, 어느 별에서 왔니?
어느 광고에도 나왔지만, 여자를 소개시켜준다고 하면 남자들이 제일 먼저 묻는 말이 ‘이뻐?’
우리 오디오쟁이들에게 뭐 하나 바꿨다고 하면 제일 먼저 묻는 말이 ‘어때?’
네 그렇습니다. 제일 중요한 것이 ‘들어보니까, 어때?’입니다.
한마디로, 오디오시스템 전체를 확 바꾼 것 같습니다.
그것도 아날로그 하이엔드를 지향하는........
무엇보다도, 대역폭이 엄청 넓어지고 그 공간 안에 음이 풍성하게 들어차 있는 것이 한 귀에 들어오네요. 이것은 음원의 정보를 최대로 전송하기 때문이 아닌가 여겨집니다.
그리고 전에는 1960년대 이전에 녹음된 파일이나 아주 최신의 고음질 파일에서 쇳소리같은 것이 들렸었는데, 희한하게도 아무 이질감없이 들리네요.
해상도 역시 대단해서. 전체적으로는 아날로그적으로 풍성하고 심도있게 들리지만, 자세히 들어보면 각각의 악기들이 모두 제 위치에서 열심히 연주하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보컬 역시 마이크 앞에서 부르고 뒤에서는 연주하는 모습이 그려지구요.
한마디로, 음의 품격이 높아졌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다만, 다이나믹스 측면에서 볼 때는 글쎄요....... 음의 품격이 높아져서 좀 점잖아져서 그럴까요? 아니면 이전에 (코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거친 소리에 익숙해져 있어서 일까요?.........
갑자기 어느 오디오 고수분이 하신 말씀이 생각나네요.
‘뭐 하나를 바꿔서 시스템 전체를 바꾼 것 같은 소리가 들린다면, 그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증거다.’
결국 다이나믹스에 조금 걸리는 근본적인 원인은, 제 시스템이 이 코드DAC의 능력을 모두 소화해내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괜히 아무 죄도 없는 앰프와 스피커를 의심의 눈초리로 째려보게 되네요. ^.^)
어쨌든 코드 QBD76HD 덕분에, [시스템 밸런스]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은 -
코드 QBD76HD 적극 추천합니다. 단, 조건이 있습니다.
이 작은 거인의 능력을 최대로 발휘할 여건을 만들어 주실 수만 있다면.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