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트론4는 인티앰프로 잘 알려진 AVI에서 나온 스피커로, 1인치 실크돔 트위터와 4.5인치 페이퍼콘 미드우퍼로 구성된 소형기입니다.
현재는 단종이지만 가격은 신품기준 100만원 초반이었던 것 같은데, 아주 호평이더군요.
2005년경 What HiFi 및 HiFi Choice지에서 최고의 평가를 받았다고 합니다....
사실 스피커쪽으로는 그리 많이 알려진 메이커는 아닌데, 이번에 개조를 해 볼 기회를 얻게 되어 제대로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제품 관련정보 : http://webzine.sorishop.co.kr/goods/g_detail.html?gid=8243
1. 외관 및 유닛
트위터가 범상치 않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열어보니 스캔스픽9300이군요...
신품가 100만원초반대이면 보통 비파나 시어스저가형을 채용하는데 스캔스픽이라니,좀 놀랐습니다.
미드우퍼는 메이커가 적혀있지 않은데, 라벨의 디자인을 보니 Vifa임이 확실합니다.
페이퍼콘에 댐핑제를 입힌 전형적인 Vifa 타입인데, 현재 단품으로는 구할 수 없는 유닛인 것 같습니다만, 지지계가 단단한 것이 소리도 단단할 듯 싶은 느낌입니다...
인클로저 크기는 WHD : 140 X 265 X 205mm 에 용적은 4.5리터,
배플은 15미리 파티클보드, 나머지는 12미리 합판인 것 같습니다.
인클로저가 생각보다 얇은데, 크기가 작아서인지 통울림은 그리 느껴지지 않네요...
지름 35mm 정도의 후면덕트 적용되어 있습니다.
2. 소리
앰프를 걸어보았습니다.
역시 트위터부터 범상치 않더니, 소리도 납득할 만 하네요...
보컬이 가늘지 않으면서 시원하게 나오며, 보급형에서 자주 나오는 낮은 고역대의 피크감도 느껴지질 않습니다. 일단 튜닝이 완성도가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역은 별볼일 없겠거니 생각했는데, 비록 풍성한 맛은 없지만 의외로 무게감있게 때려주는 맛이 있네요...
다만 전체적으로 보컬 대역이 조금 강조된 음색인 것이 약간 걸리는 느낌이 있습니다...
그리고 보컬 대역에 트위터 음색이 많이 뭍어나오는 탓에 좀더 매끄러웠으면 하는 아쉬움과, 음색이 조금 심심한 느낌이 있습니다.
3. 주파수 특성
다음으로 RTA 측정을 해 보았습니다.
역시나, 1-2kHz 대역이 좀 봉긋합니다...
보컬대역을 강조한 튜닝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볼륨을 높이면 그 대역이 더 강조되어 좀 밸런스가 무너지는 현상이 있는 것 같네요..
크로스오버 주파수는 2.6kHz 정도인 것 같습니다.
4. 해부하기
그러면 어떻게 튜닝을 하였는지 배를 따 내장을 들여다 봅니다.
네트워크 회로도를 파악해 보았습니다.
의외로 네트워크가 꽤 복잡합니다.
회로를 자세히 살펴보니, 우퍼부는 2차에 조벨필터 추가로 특이할 사항이 없는데,
트위터부는 2차에 조벨필터에 노치필터까지 적용되어 있습니다. 이 경우는 처음 봅니다.
보통 트위터에 조벨필터는 고역대로 갈 수록 음압상승이 가파른 에소타 정도에나 적용하고, 노치필터는 보통 잘 사용하지 않는데, 주파수특성이 우수한 스캔스픽9300에 이 두가지 필터를 추가한 이유가 좀 의아한 느낌입니다... 정말 필요에 의하여 적용한 것인지....
코일도 우퍼부에는 철심코일이라면 공심과 장단점이 있으니 그럴만 하겠다 싶은데, 트위터부에도 철심코일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이 경우도 처음 봅니다...
콘덴서는 신호경로에는 필름을 적용하였기에 나름 신경을 쓴 것 같구요...
하여튼 뭔가 신경을 많이 쓴 것 같긴 한데 복잡하면서도 의아한 부분이 있는 네트워크입니다..
5. 개조하기
현재도 꽤 괜찮은 소리인데 이걸 네트워크 개조를 한다고 과연 소리가 더 좋아질 수 있을까 고민이 되더군요... 그래도 결국 개조를 해 보기로 결정하고 튜닝을 개시하였습니다.
제가 최근 애용하는 회로방식인 우퍼부 3차, 트위터부 2차, 크로스오버 주파수는 높게하는 방향으로 회로를 설계하고 적용해 봅니다.
코일은 문도르프 공심코일,
콘덴서는 문도르프 오디오파일러(트위터) 및 얀센 Z-Cap(우퍼),
저항은 문도르프 Metal oxide film 저항을 적용하였습니다.
참고로, 소자에 따른 소리경향은,
문도르프 코일은 소리가 번지지 않고 저역의 분리도가 좋으며,
오디오파일러는 트위터에 사용하면 소리가 매끈하면서 청명한 성향이며(우퍼에 사용하면 중저역에 힘이 빠지고 가늘어져 별로),
Z-Cap은 우퍼에 사용하면 두툼하면서 질감이 좋고(트위터에 사용하면 거슬거슬하고 답답해짐),
Metal oxide film 저항은 마치 크렐앰프의 고음과 같이 쨍한 것 같습니다.
측정 및 청음을 하면서 소자값을 이리저리 변동시켜가며 최종적으로 맞춘 회로도는 아래와 같습니다.
(코일 하나를 90도 돌려놔야 하는데 리드선의 길이문제 때문에 그냥 두었습니다..)
개조후 주파수특성을 보면,
볼록했던 1-2kHz 대역을 평탄하게 내렸습니다. 덕분에 좀 과장스럽던 보컬대역이 보다 자연스러워졌습니다.
크로스오버 주파수를 기존의 2.6kHz에서 3.5kHz로 높였습니다. 덕분에 중고역이 더 매끄럽고 따뜻해지고 보컬의 밀도감이 좋아졌습니다.
중고역의 주파수 특성이 평탄하지는 않는데, 이는 의도적인 부분입니다. 우퍼와 트위터는 성질이 달라 같은 주파수를 재생하더라도 그 음색이 많이 다른데, 이것이 마치 청감상으로는 음압이 달라진 것과 같은 효과를 가져오기도 합니다. 따라서, 그런 부분을 보정함과 더불어 약간의 양념을 첨가하는 효과라 할까요...
기타 변동사항은,
네트워크 차수를 우퍼부의 경우 기존의 2차에서 3차로 고차화 하였습니다. 덕분에 보다 이탈감과 다이나믹이 좋아졌습니다.
흡음재가 너무 많은 듯 하여 절반정도 제거하였습니다. 덕분에 중음에 보다 생기가 더해진 것 같습니다.
소자가 전반적으로 업그레이드 되었습니다. 덕분에 음색이 보다 윤기가 돌면서 달달해진 느낌입니다.
소리만 보자면 완전히 다른 스피커가 되었습니다.
스피커 소리에 있어서 네트워크의 영향은 절대적이니까요...
다행히 개인적으로는 개조전보다 개조후 쪽의 소리가 훨씬 맘에 드네요...
소리는 취향인 바 비록 남들에게는 아닐 수도 있다 할 지라도 저는 제가 좋아하는 경향으로밖에 튜닝을 할 줄 모르기에 어쩔 수 없습니다...
사람마다 이성에 대한 이상형이 있듯이, 소리도 그러한 것 같습니다...
현실에 존재하는 이성 중에서 자신이 원하는 이상형을 찾아가는 것과,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자신만의 이상형을 손수 직접 창조하는 것,
이것이 바꿈질과 자작질의 차이가 아닌지...
처음에는 어설프다가도 갈 수록 머릿속의 이상형대로 만들어져가는 모습을 보면서
느끼는 감격과 재미는 바꿈질과는 비할 바 없는 희열인 것 같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