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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의 차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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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12 15:31: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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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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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의 차이?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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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희 [가입일자 : 2004-01-26]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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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쪽 아랫글에 블테에 대한 소감을 쓴 글이 있기에 그 글을 읽고, 댓글보다는 제목을 따로 두는 것이 좋을 것 같아 글 한개 올립니다.
1. 소리 차이를 알기 위한 조건???
특정한 조건에서 특정된 사람들만이 음향기기의 소리 차이를 분별할 수 있다면,
그 기기는 특정한 조건과 특정한 사람만을 위한 것이 분명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그 기기는, 비슷한 생체적 특성을 갖고 비슷한 환경속에서 살아가는 대다수의 보통 사람들을 위한 것은 아니라는 뜻일 수도 있겠군요.
2. 최소/최고 특성!!!
어떤 기기의 최고특성과 최소특성을 두고 이것을 구분하라고 한다면, 대부분의 보통 사람들이 알아낼 수 있을 겁니다.
어떤 기기는 100미터 너머까지 들리고 어떤 기기는 50미터까지만 들릴테니까 말이죠.
이것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스펙"이 아닐까 합니다.
3. 운동장과 실험실???
우리가 사용하고 토론하는 오디오 기기는 보통 홈오디오 아닙니까?
넓다란 운동장 한가운데서, 수만명이 들어야 하는 그런 프로오디오 시스템이거나,
개미들이 오줌누는 소리가 배짱이의 그것과 어떻게 차이나는지 알기 위한 초정밀 실험기기가 아니라는 거죠.
근데 홈오디오 기기의 최고특성들을 보면, 그러한 운동장이나 실험실에서나 필요한 특성들을 갖춘것들이 있습니다.
특히나 그것이 유명 브랜드라고 하면 그 가격이 상당하더군요. 일반 봉급쟁이들 입장에서는 말이죠.
4. 청력 시합???
그런데, 집에서는 사용할 수 조차 없는 엄청난 최소/최고 특성을 "블테"하자고 한다면 좀 지나치다 못해 기기 자랑인 것 같습니다.
수치적/공학적 지식은 차치하더라도 보통사람이 도저히 들어 줄 수 없는 거대 음량이나 들리지도 않는 미소 음량으로 음질을 따지자고 한다면,
이는 소리의 차이를 따지자는 것이 아니라, 누구의 고막이 먼저 터지냐 또는 누가 스피커 콘지에 더 많은 귀지를 묻힐 수 있느냐 게임 한 번 하자는 거죠.
5. 못을 박는 광고!!!
제가 볼 때는, 기기 제작 회사나 보유자들이 시(詩)와도 같은 유려한 문장들로 기기를 설명하기 전에
"이 기기만의 특별한 성능은 특정한 조건아래에서 특정한 사람들만이 누릴 수 있습니다." 또는,
"이 기기만의 특별한 성능은 월드컵 경기장 또는 완벽한 시설이 되어 있는 초정밀 실험실에서만 알 수 있습니다"라고
분명히 못을 박아두는 것이 좋을 듯 하군요.
6. 뱁새!!!
소리의 차이에 대한 비슷한 글들을 읽다 보면, 소리의 차이를 구분하기 위해서는 일정 금액이상을 투자하여야 한다고 하더군요.
다른 뜻으로는 "그 정도 돈이 없으면 아예 소리를 구분할 수 있는 능력도 안되니 네가 낄 자리가 아니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7. 자존심!!!
오디오에 수천/수억원씩 투자할 수 있는 보통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하다못해 몇백만원을 오디오를 위해 쓰시는 분들도 별로 없을 걸로 봅니다.
소리의 차이를 느낀다는 것이, 자신이 가진 값비싸거나 귀한 기기들이 보통의 값싸거나 넘쳐나는 기기들과 비교되기 싫은 마음의 표현이 아닐까요?
결국 자신이 어렵든 쉽든간에 마련한 값비싸거나 귀한 기기에 대한 자존심일수도 있을 거라 봅니다.
보통 사람들이라면 누구든지 그럴 것 같고, 저도 그럴거거든요.
8. 난 바꾸고 싶다!!!
소리의 차이를 느끼고 싶은 마음은, 싫증난 기기를 교체하고 싶은, 자기 자신에게 하는 변명일 경우도 있을 것이구요.
(제가 그렇게 했습니다)
9. 저음질!!!
다음은 제가 음질의 차이를 느끼는 저음질들입니다.
-오래된 녹음 테이프가 늘어질 때,
-먼지가 잔뜩 묻어 털뭉치 같은 바늘 아래에서 돌아가는 소릿골이 다 상한 레코드,
-게다가 회전수가 엉망인 턴테이블,
-전파를 제대로 잡지 못해 지지직 거리고 스테레오 인디케이터가 깜박깜박하는 라디오 소리,
-볼륨이 다 낡아 소리 크기를 조절할 때 지직대는 오래된 앰프 소리,
-마구 만들어 낸 휴대용 소형 카세트의 엄청 작고 찌그러진 스피커 유닛에서 나오는 갈라지는 소리,
-TV속에 들어 있는, 잘못 만들어진 스피커 때문에 유리창이 갈라지는 소리,
-동네 앞에서 채소와 생선파는 차장수가 내리 쏟는, 무슨 말인지 알아 듣기 힘든 확성기 소리.
-엄청 오래된, 가느다란 구리선이 납땜 부위에 끊어질 듯 말듯 연결된 스피커 유닛에서 나오는 이상한 소리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저음질의 소리들이 있겠습니다만, 용량의 한계로군요.
어쨌든 이러한 소리들은 지금 제 앞에 있는 "엄청 쌉니다요" 오디오(그래도 오디오에 전혀 관심없는 이들의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금액의)에서 나는 소리와는 그 차원이 다르지요.
10. 틱!틱!틱!
참고로, 십수년전에 컴퓨터용 전문 오디오 기기를 위한 PCI 오디오 드라이버를 개발할 때 알게된 내용이 하나 있습니다.
관련 개발자들과 테스터(주로 음향 전문가들)들이 가장 중요하게 본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컴퓨터/오디오 기기의 성능에 따른 음질의 변화가 아닌 잡소리(틱!!!)가 나는가 아닌가였습니다.
지금 기억으로는 이 잡소리를 잡아내는 것이 그리 호락호락 하진 않더군요. 지금은 워낙 컴퓨터와 주변기기 성능들이 좋아서 이러한 것들이 문제도 안될겁니다.
11. 쓰잘데기!
쓰잘데기 없는 ㄷㅂㅈ이, 달변가와 전문공학자와 취미 이상을 넘은 베테랑 애호가들이 즐비한 이곳에서 "뻘"글을 남겼군요.
"깜냥도 안되는 주제"가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을 되도 않게 문단을 나누어 장황하게 적었는데 서로 연결이 잘 안되는 것 같네요. 용서하세요.
별 볼 일도 없는 제 글을 읽고 심기가 불편하신 분들에게는 미안한 마음 전합니다.
12. 오늘 할 일!
가을이 점점 다가오는군요.
진공관이나 레벨메터의 은은한 불빛을 감상하시거나, 계절에 맞는 앨범을 한 번 꺼내 보시는 것이, 이 가을, 오디오/음악 애호가들이 "오늘 할 일"중의 하나가 아닌가 합니다.
허섭스레기같은 글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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