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인오디오에 대한 이미지 ]
다인오디오라는 스피커 브랜드의 이미지는 크게 나쁘지 않습니다.
다인오디오를 처음 사용한 것도 아니고 10년전쯤에도 오디오를 제법 했었다 보니 그당시에 인기가 있었던 오디언스 시리즈나 구형 컨투어 시리즈도 사용을 한적이 있습니다.
JBL, 탄노이 같은 오디오 매니아들에게 무조건적인 호감과 로망을 갖게 하는 브랜드도 있지만 오히려 그런 역사적인 브랜드들이 워낙에 최고급 제품에만 신경을 쓰고 하위 제품들에는 자기네들의 고유한 정통성을 만들어 주지 않다보니 좀 서운해지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다인오디오는 뭘 하나를 만들더라도 가격에 비해 나쁘지 않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요즘 들어서는 폭스바겐이나 볼보 본사에 독점적으로 내장 오디오를 납품하고 있고 얼마전에는 부가티의 최고급 스포츠카에도 다인오디오가 기본 오디오로 들어갔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그런 유망한 자동차 브랜드에 스피커를 납품할 수 있는 스피커 브랜드가 몇이나 될까도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다인오디오가 유독 우리나라 오디오 유저들에게 인기가 좋은 것도 사실이고 국내 오디오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어쩌면 B&W보다도 더 인기가 좋은 브랜드라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왜냐면 제가 아는 오디오인들 사이에서도 보면 다인오디오는 팔았다가 다시 사는 경우도 있지만 B&W는 왠지 제 주변에서는 사용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더군요. 왜인지는 길게 생각하지 않으려 합니다. ^^
주변 평가를 보더라도 대부분의 스피커 브랜드들이 10에 5명정도에게는 칭찬을 듣더라도 다른 5명정도한테는 좋지 않은 평을 듣기도 하는데요. 다인오디오는 우리나라에서 특별히 그렇게 악평을 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은 브랜드라는 점에서 좋은 인상을 받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에게는 최고급 하이엔드 스피커들을 접해보면서 그래도 가장 좋은 인상을 줬던 것이 바로 에소타 트위터를 탑재한 스피커들이었습니다.
저는 다이아몬드 트위터의 소리도 그닥 매력은 없었고 세라믹 유닛들도 소리가 굉장히 다른 맛이 있기는 했지만 그닥 음악적이라 생각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베릴륨은 저에게는 전혀더군요.
그런데 가장 오디오적으로 우월하면서도 인간적인 소리의 틀을 벗어나지 않았던 것이 에소타로 기억합니다. 물론 제가 지금 에소타가 탑재된 제대로 된 에소타급 스피커를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여차저차하는 이유로 다인오디오에 대한 호감이 사그라 들지는 않습니다.
[ EXCITE X32는 어떤 스피커? 그리고 첫인상.. ]
X32는 구형인 오디언스 시리즈와 컨투어 시리즈를 개량하여 다인오디오가 새롭게 개발한 신라인업입니다. 기본적으로 제작에 사용된 부품이나 소재들은 구형 오디언스 시리즈보다 훨씬 고급인 것 같습니다.
오디언스 구형을 잠깐 중고장터에서 구해서 사용해본 적이 있는데 마감이나 만듦새는 대체적으로 EXCITE시리즈가 두어수정도 더 나은 정도였고 유닛도 확실히 사진을 보면 신형 에소텍 유닛들이 더 나은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구형 컨투어 시리즈와 비교를 하더라도 EXCITE 시리즈는 구형 컨투어 시리즈에 특별히 딸린다는 느낌은 별로 받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X32를 실제로 보면 가격에 비해 크기는 되게 작습니다.
그렇지만 그게 특별히 단점이라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왜냐면 크기가 큰 스피커들은 그만큼 다루기가 어렵습니다. 그리고 잘 다루질 못하면 오히려 작은 스피커보다 소리가 더 못합니다.
저는 앰프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아직은 그리 크지 않아서 아직까지는 너무 비싸지 않은 인티앰프로 완벽한 사운드를 낼 수 있는 스피커에만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다인오디오 X32는 크기가 작더라도 저희집 같은 30평대 아파트 거실에서는 부족함 없는 소리를 들려줍니다. 오히려 커다란 스피커에서 지저분하고 중간이 비어있는 소리를 듣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X32는 크기는 작더라도 어찌나 당차고 찐한 사운드가 나오는지 소형 스포츠카가 따로 없습니다.
디자인은 특별히 디자인이랄 것도 없지만 작고 단단해 보이는 느낌에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확실히 크기가 좀 더 크면서 스타일을 살려놓은 다른 스피커에 비해서는 밋밋하게 생겼지만 작고 야무져 보이는 디자인이 썩 나쁘진 않습니다.
그냥 무난한 디자인인데 저는 이렇게 무난하면서 단단하게 만들어진게 좋네요.
[ 음악을 감상하면서.. ]
얼마 전에도 게시판에서 다인오디오 스피커가 시원한 스타일이냐? 아니냐? 에 대한 찬반논란이 있기도 했는데요. 다인오디오를 사용하고 있는 제가 생각하기에도 객관적으로 보자면 다인오디오는 완전히 시원한 성향은 아니라고 해야 될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 말 자체를 부정적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시원하냐? 안 시원하냐? 가 중요한게 아니라 결국은 음악 소리가 좋냐? 아니냐? 가 더 중요한거니까요.
저는 이 스피커를 갖다놓고 여러가지 앰프를 물려봤습니다.
그 매칭을 맞추기 위해서였는데요. 기존에 가지고 있던 뮤피 M6i도 소리가 좋았고 프라이메어의 신형 인티앰프인 I32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약간 반대되는 성향인 네임 NAIT XS나 오디오아날로그 베르디 센토도 물려봤는데요. 감칠맛 나는 사운드가 좋기도 했고 블루스 음악의 사운드는 정말 마음에 들기는 했지만 그래도 한쪽 성향을 선택하라면 역시 음을 투명하고 입체적으로 살려주는 쪽을 선택하게 되더군요.
그래서 결국은 현재 앰프는 네임 NAIT XS와 프라이메어 I32를 물려서 번갈아 가며 사용하고 있습니다.
재즈 클래식
재즈나 클래식을 듣기에는 나름 만족하고 있습니다.
크기가 작아서 울림이 적은 것 같지만 중음이 얇고 가벼운 스피커보다는 훨씬 그 느낌이 낫게 들립니다. 크기가 더 크더라도 중음이 얇고 가벼운 스피커들이 있는데요. 크기에 관계없이 30평대 아파트 거실에서는 부족함이 없게 들립니다.
오히려 제가 듣기에는 딱 들려줄 소리만 들려주고 군더더기가 없어서 좋네요.
스피커 크기가 커서 양감이 풍부한 스피커들이라 하더라도 중음이 비는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그런데 다인오디오가 인기가 좋은 이유는 실제로 사람이 청각적으로 들고자 하는 음역대의 재생력에 가장 충실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피아노 소리, 사람 목소리, 기타 소리, 바이올린 소리 등의 실제 악기들의 소리나 사람의 목소리 표현력은 가장 정확하고 우수하게 들려줍니다.
음장감이나 무대 스테이징이 그리 넓은 편은 아니지만 저는 솔직히 음장감이나 무대감이 너무 넓은 것도 바라지 않고 스피커가 없어지는 것도 별로 바라지 않는 편입니다.
오히려 스피커가 없어진다고 해서 소리가 허전해 지는 것보다는 다인오디오의 이런 현실적으로 작은 공연장이 내 바로 앞에 있는 것 같은 소담스럽고 담백한 소리가 더 좋습니다.
비 오는 날인데 어쿠스틱한 피아노 소리와 바이올린 현 긁는 소리가 참 애처롭게도 들립니다.
드라마에서 많이 나왔던 클래식, 재즈 크로스오버 음악들을 어쿠스틱하게 편곡해서 녹음해 놓은 음반인데 잔잔하게 틀어 놓으면 별 생각없이 내가 음악을 듣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 해주는 그런 노래들입니다.
스피커가 더 크면 좋게 들리기도 하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스피커의 크기가 문제가 아니라 다인오디오 EXCITE시리즈의 음색 자체가 마음에 듭니다.
피아노 소리는 가볍지 않으면서도 단순히 유리 깨지는 느낌의 소리가 아니라 조금은 더 깊은 소리가 나주는게 마음에 들고.. 현 소리는 애처롭게 울리면서도 까칠해지고 거칠해지는 선을 넘지 않기 때문에 음악적이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그런 각기 악기들의 특성들이나 음성들이 이외로 참 잘 어우러집니다. 저도 매칭이 좀 안 맞는 앰프를 물렸을 때는 좀 뭉치고 깨진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지금은 참 구성지고 좋습니다.
기본적으로 저는 아파트에서 너무 울리는 것이 싫기도 해서 이정도 표현력에 별 불만은 안 갖기로 했습니다. ^^
제가 좋아하는 다니엘 바렌보임의 쇼팽 녹턴 파이노 연주곡도 구형 다인오디오로 들으면 피아노 소리가 좀 딱딱하고 뭉쳐진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X32는 그런 느낌에 있어서는 분명 상당 부분 문제점이 개선된 느낌을 받게 됩니다.
그렇다고 X32에서 재생되는 피아노 소리나 현악기 소리가 로하스에서 나는 자연스러움까지 똑같이 내는 것은 아니지만 저는 솔직히 로하스는 좀 심심하고 다인오디오에는 있지만 로하스에는 없는 진한 특성이 마음에 들어서 다인오디오로 듣는 클래식 소리도 좋아하는 편입니다.
팝송
저는 원래 좋아하는 장르는 팝이나 락음악이었습니다.
그래서 요즘도 종종 락음악에 대한 욕심을 아예 버리고 살지는 않습니다.
주말에 조용할 때면 몇곡씩 락음악 듣는 맛도 즐기면서 삽니다. 그렇지만 평소에는 락음악을 그렇게 듣지는 못하죠. 평소에 그렇게 락음악을 듣고 싶다는 욕심이 있는 것도 아니구요. 그냥 한번씩 한가할 때 소시적 좋아하던 곡들 몇곡씩 들으면 그걸로 만족합니다.
그리고 그 외에는 재즈, 클래식, 팝음악을 많이 듣는데 그 팝음악에는 블루스같은 장르도 포함이 됩니다. 곡을 선택하자면 수도 없죠. 에릭 크랩튼이 될 수도 있고 산타나의 기타 연주가 듣고 싶을 때도 있고 파트리샤 카드같은 샹송도 종종 듣습니다.
완전 잡식이죠.
그래서 다인오디오가 맞는가 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 녀석에 유니슨리서치 진공관 앰프도 물려서 썼었으니까요.
이 녀석에 대해서는 연구를 할만큼 한거죠.
팝음악 하면 의례 좀 거친 스타일의 스피커들만 추천을 하던데 그것도 나쁘지 않죠.
JBL이나 패러다임같은 스피커들..
그렇지만 환경이 안 맞으면 백날 소용없습니다.
다인오디오가 구동이 어렵다고들 하는데 X32에 소출력 진공관 앰프 물려도 진한 블루스나 올드 팝들은 정말 찐하게 잘 울려줍니다.
그러면서도 시끄럽거나 소란스럽지가 않습니다.
15inch 우퍼 유닛 달린 대형 궤짝 스피커에 대한 욕심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궤짝 스피커들도 궤짝 스피커 나름의 단점이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제 용도에 맞는 다용도로 사용하기에는 다인오디오만큼 단점이 적은 스피커도 없습니다.
그만큼 팝음악도 딱딱 귀에 달라붙는 소리를 들려줍니다. 특히 저음의 탄력감이나 퉁퉁 쳐주는 드럼 비트같은게 흥겹고 베이스음의 그런 탄력이 전체 사운드의 밸런스를 교묘하게 보조해 준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대신에 저음을 너무 강조를 시키면 좀 거북해 질 수 있어서 그점은 조심해야 된다고 봅니다.
크기는 작지만 저음의 양감이나 펀치감은 충분합니다. 오히려 크기가 약간 더 큰 기종들보다는 저음의 파워는 더 좋기 때문에 오히려 저음은 풀어주면 더 좋은 소리가 나와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중고음 특성만 화사하게 좀 살려주면 보컬 재생력도 이 가격에서는 따를 스피커가 별로 없습니다. 답답한 느낌이 제거해 주면 밸런스가 딱 좋습니다. 물론 딱 좋다는 밸런스는 제 주관적인 느낌이겠지만 워낙에 밸런스감이 좋은 스피커가 다른 사람이 사용을 하더라도 음색 튜닝에 대해서 조금만 연구를 한다면 자신에게 맞는 음색을 만들기가 상당히 쉬운 편에 있는 스피커라고 생각됩니다.
특히 파트리샤 카스가 한창 잘 나갈 때 유행했던 노래를 라이브로 들으면 정말 섹시미가 철철 흐릅니다. 비교적 하급기종인 EXCITE 시리즈가 이정도인데 에소타를 제대로 매칭해서 들어보면 오죽할까? 하는 생각도 드는데요. 파트리샤 카스처럼 약간 허스키한듯 하면서도 촉촉.. 찐득한 목소리가 매력인 여자 보컬은 중역의 표현력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로하스 계열로 듣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제가 잠시 편하게 사용하는 스피커도 당분간 X32를 선택한 이유도 이런데서 기인합니다.
로하스쪽은 중고로 구해서 사용하면 중고 가격이 안 떨어진다는 위안감은 있고 어떤 오디오 매니아들한테도 이야기 하면 무시 당하지 않는 것 같고 진짜 음악만 듣는 사람으로 보일 수 있다는 느낌은 있지만 로하스 쪽은 어지간해서는 요염함이라는 느낌은 다인오디오만큼은 안 나옵니다.
이게 제가 하베스나 스펜더쪽을 사용해보고 느낀 점입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금속으로 유닛을 만든 스피커들에서는 오히려 더 그런 느낌을 만들기가 어렵더군요. 중역이 너무 가볍고 얇고 공격적이어서요.
팝음악도 제가 듣기에는 나이트 클럽의 락반주처럼 듣지 않을꺼면 굳이 금속재 유닛을 탑재한 모델이 아니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 마무리 하면서.. ]
종종 집에 친척들이나 지인들이 방문하게 되면 뭐 이렇게 작은 스피커가 그렇게 비싸냐고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소리를 들려주면 다들 소리는 좋다고들 하죠.
그런 스피커 소리 들어본 경험들이 없으니까요.
다인오디오가 딱 그런 성향의 스피커라고 생각합니다.
보편적인 사람들이 들었을 때 대부분 수긍할만한 굉장히 보편적이지만 오디오적으로 고급화된 사운드입니다.
제가 경험상으로는 저희집에는 항상 오디오와 스피커가 있었지만 우연히 방문하는 지인들에게 들려줘서 한결같이 소리 좋다고 하는 브랜드가 그렇게 많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다인 X32보다 더 비싸도 소리 좋은줄 모르겠다고 하는 경우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매칭해본 앰프가 오디오를 이제 막 시작하는 분들 입장에서는 비싼 앰프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동일한 수준의 앰프를 물리고도 다인오디오 X32는 구형보다도 훨씬 수긍할만큼 한결같이 좋은 음을 들려주는 기특한 스피커입니다.
글의 내용이 모든 분들에게 이해될만한 내용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짧지 않은 기간동안 사용하면서 소신데로 작성한 글입니다. 특별하지 않은 인간이 보편적이고 소신데로 쓴 사용기로서 참고해 주신다면 저도 바람이 있을 것 같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