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이 된 후 세월이 지나도 꾸준히 중고 시장에서 만날 수 있는 제품들이 있습니다.
성능이 검증되어 계속 찾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겠죠...
셀레스쳔 SL6 시리즈도 그 중 하나로, 준 명기(?) 정도로는 인정을 받고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SL6는 SL6, SL6S, SL6Si 이렇게 개량이 이루어진 것으로 알고 있으며,
본 제품은 그 중 SL6S 로, 본 제품을 알기는 10년이 넘었지만, 이걸 사용해 볼 일이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었는데...
스피커자작을 하다 보니 기성품은 내가 듣기 위하여 구입할 할 필요성은 느끼지 못하지만,
가끔은 외식도 하고 싶은 생각이 들 때 맛보기 용으로 구입하는 목적이 되다 보니,
취향에 맞을까 어떨까 고민할 필요 없이 부폐식으로 그냥 궁금한 대로 집어오는 맛이 쏠쏠한 것 같습니다...
SL6 하면, 밀폐형이다, 음압이 낮다, 구동이 어렵다, 음악성이 뛰어나다, 클래식에 적합하다.... 정도가 떠오르는 것 같습니다.
즉, 올라운드는 결코 아니며, 좋은 앰프로 클래식만 들을 경우 매우 좋은 선택이라고들 하구요...
제원은 아래와 같습니다.
- 트위터 : 1인치 알루미늄돔 (셀레스천 자사 유닛으로 추정)
- 미드우퍼 : 6.5인치 PP콘 (셀레스천 자사 유닛으로 추정)
- 인클로저 : 밀폐형, 18mm MDF, 용적 11리터
- WHD : 200 x 375 x 250mm
- 크로스오버 주파수 : 2.5kHz
- 8옴
소리를 들어보니, 생각보다는 중고역이 매끄럽고, 메탈돔이지만 질감도 제법 표현하네요...
아무래도 밀폐형이다 보니 낮은 저역의 양감은 적지만, 전체적으로 소리가 무게감이 있어서인지 청감상 저역에 딱히 불만이 생기지 않습니다.
고역은 쭉쭉 뻗지는 않지만 답답하지도 않은 정도입니다.
음장이 좍 펼쳐지는 것도 아니고, 썩 다이나믹하지도 않고, 그리 화려하지도 않지만, 딱히 꼬집을 만한 단점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미드우퍼와 트위터의 연결도 자연스럽고... 소리가 잘 다듬어져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일반적으로 메이커를 불문하고 고가 기종일 수록 소리가 모난 구석 없이 잘 다듬어져 있는 느낌을 받는데, SL6S도 그러했습니다.
물론 오디오적인 지표를 들이대면 내세울 부분은 별로 없지만, 음악을 별 아쉬움 없이 오래 듣게 해 줍니다.
장점을 하나 얘기하자면 중역대가 약간 두툼하고 충실한 느낌이 듭니다.
오래 들어도 음이 피곤하지 않고 오디오적인 쾌감 보다는 음악에 몰입하게 해 줍니다. 굳이 볼륨을 올리고 싶다는 욕구가 생기지 않는 것이 신기하더군요....
상상했던 것 보다 소리가 괜찮다는 느낌입니다.
그러면 이제 하나씩 벗겨 보겠습니다.
우퍼를 들어내자 마자, 가득찬 흡음재가 보입니다.
흡음재를 들어내니, 보강목이 보입니다. 그리고 그 아래 또 다시 가득찬 흡음재가 보이네요...
흠음재료는 일반 스폰지 같은데, 그 양이 엄청납니다...
그리고, 저 밑바닥에 드디어 네트워크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다행히 기판에 동선이 보여 어렵지 않게 회로도를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LF 2차, HF 3차의, 회로구성은 특이할 것이 없는데,
철심코일과 전해콘덴서를 사용한 부분은 이 정도 급의 스피커로서는 좀 아쉬운 부분입니다.
그런데 하나 특이한 것은 우퍼 직렬 코일이 용량이 무려 4.1mH 나 된다는 것입니다.
보통 2웨이의 경우는 1.5mH 전후가 일반적인데, 4.1mH이면 3웨이의 우퍼에나 사용할 용량입니다.
물론 미드우퍼 자체의 주파수 특성을 보정하기 위함인 부분도 있겠지만,
다른 이유는 전체 주파수 특성을 측정해 보고 추정할 수 있었습니다.
특이하게도 주파수 특성이 전체적으로 고역대로 갈 수록 완만하게 선형적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보입니다.
지난번 ATC SCM7 의 주파수특성 만큼 충격적이지는 않지만, 이런 특성은 거의 처음 보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역시나 밀폐형이라 그런지, 덕트형과는 달리, 100Hz 아랫쪽으로는 음압이 주욱- 감소하는 특성을 보입니다.
덕트형의 경우, 주파수특성을 이런 식으로 튜닝을 하게 되면, 벨런스가 저역쪽으로 치우치면서 청감상 고역이 답답한 성향을 띄게 되는데, SL6S는 그런 느낌이 없고, 그저 소리가 무게감이 있구나 정도로 느껴집니다....
추정컨데, 밀폐형이기에, 낮은 저역의 양감이 적기에, 100Hz 이상 대역을 평탄하게 만들면 오히려 벨런스가 청감상 위로 치우치기에, 이를 보완하기 위하여 중역과 고역을 낮춤으로 높은 저역대가 상대적으로 부각되게 하여, 낮은 저역대의 빈약함을 청감상 보정하는 식의 튜닝인 듯 싶습니다.
그렇게 중역 이상 대역을 억제시키려면, 미드우퍼 직렬 코일의 용량을 높일 수 밖에 없었을 것이기에, 이것이 코일의 용량이 4.1mH가 된 이유라 생각되구요...
그로 인하여, 스피커의 음압은 낮아질 수 밖에 없었을 테고,
밀폐형이기에 저역의 양도 적어 왠만한 앰프로는 소리가 터지는 느낌을 받기 어려움은 당연한 결과일 것입니다.
이것이 구동이 어려워 질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되는 것 같구요...
그러면 이제 구동도 어려워지고 음압도 떨어짐을 감수하면서까지 밀폐형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해지는데...
그건 그간의 SL6 의 소리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들이 그 이유를 설명해 주지 않을까 합니다.....
스피커를 살펴보면서 "2웨이 밀폐형 스피커는 이렇게 만드는 것이다"... 라고 얘기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만큼...
SLS6는 일종의 밀폐형의 교과서 적인 스피커가 아닐까 합니다.
참고로, 사용한 시스템은, PC - 스텔로DA100s - BAT VK20 - BAT VK500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