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글이 본 게시판에 적절한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본 내용은 청취공간의 적절한 흡음의 중요성에 대하여,
스피커의 관점에서 설명해 보고자 함입니다.
청취공간이 얼마나 넓은지, 얼마나 라이브한지에 따라서,
스피커의 크로스오버 주파수 대역의 음압이 달라집니다.
크로스오버 주파수 대역인 3kHz 부근은 청감상 매우 예민한 대역으로,
스피커 제작시에도 가장 신경써서 튜닝하는 부분인데,
하필 이 대역이 가장 공간을 많이 타는 대역이란 점입니다.
3kHz가 모자라면 스테이징 및 자연스러움을 잃고 소리가 멀리 가늘게 쥐어짜듯 나오며,
넘치면 모자라느니만 못한 결과를 초래(아래에서 설명)하는 대역입니다...
따라서, 아무리 고가의 하이엔드 스피커를 들이고,
고가의 앰프 및 선재들로 튜닝을 한다 할 지라도,
공간튜닝을 하지 않으면 진주목걸이를 돼지목에 걸어놓고 감상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는 것입니다.
그러면, 어떤 원리에 의하여 공간에 따른 음압변화가 나타나는지,
그리고 그 결과는 얼마나 끔찍한지,
그러면 어떻게 룸튜닝을 해야 하는지에 대하여 설명해 보고자 합니다.
1. 어떤 원리에 의하여 공간에 따른 음압변화가 나타나는가?
우리가 듣는 소리는 직접음+반사음 입니다.
문제는 이 반사음인데....
직접음으로는 주파수특성이 평탄하다 할 지라도
반사음이 더해지면 해당 대역의 음압이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나고,
따라서 더 이상 평탄한 주파수 특성이 아니게 됩니다.
따라서, 반사음의 콘트롤이 매우 중요합니다.
크로스오버 주파수가 2.5kHz인 일반적인 6.5인치 2웨이 스피커를 예를 들어 봅니다.
퀴즈를 하나 내 보겠습니다.
같은 2.5kHz를 우퍼가 재생할 때와 트위터가 재생할 때,
어느 쪽이 더 공간의 영향을 많이 받을까요?
답은 트위터입니다.
왜 그럴까요?
그건 트위터가 반사음을 더 많이 만들어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왜 트위터가 반사음을 더 많이 만들어낼까요?
그건 트위터가 확산성이 높아, 소리를 전방 뿐만 아니라 상하좌우로도 다량 방사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좌우로 방사된 소리는 벽, 천정, 바닥에 반사되어 청취자의 귀로 들어오게 됩니다.
즉, 청취자는 트위터 전방의 소리(직접음) + 반사된 소리(간접음)가 합쳐진 음량을 듣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왜 트위터가 우퍼보다 확산성이 높을까요?
그건 진동판의 면적과 관련이 있습니다.
음향학적으로, 소리의 파장의 길이가 진동판의 직경보다 짧아질 경우,
확산성이 급격히 감소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트위터는 우퍼보다 진동판의 직경이 훨씬 짧으므로,
확산성이 높아 같은 주파수라도 상하좌우로 확산되는 양이 우퍼보다 훨씬 많습니다.
결과적으로, 우퍼와 트위터가 같은 주파수를 재생하더라도,
우퍼에서 재생하는 소리는 반사음이 적고, 트위터에서 재생하는 소리는 반사음이 많으므로,
반사도가 낮은 공간에서는 우퍼쪽이나 트위터쪽이나 음량차이가 적지만,
반사도가 높은 공간에서는 트위터 쪽의 음량이 더 커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트위터가 재생하는 주파수 중 어느 대역의 주파수의 음량이 커질까요?
위에서 설명드린 진동판직경에 따른 확산성의 관계에 의하여,
초고역대로 갈 수록 확산성이 떨어져 반사음이 적어집니다.
따라서, 트위터가 재생하는 대역 중 낮은 주파수의 대역일 수록 확산성이 크고,
따라서 더 음압이 증가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것이 크로스오버 주파수가 2.5kHz의 스피커에서.
라이브한 환경일 수록 약 3kHz 부근이 도드라지는 이유입니다.
2. 3kHz가 도드라졌을 때의 결과는 얼마나 끔찍한가?
등청감곡선에서도 볼 수 있듯이,
3kHz는 사람귀에 대단히 예민한 대역이며,
사람의 목소리가 분포하는 대역입니다.
이퀄라이저를 사용해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이 대역의 조정은 전체적인 음색에 많은 영향을 끼칩니다.
만약 이 대역이 도드라져 있다면,
사람 귀는 한 대역이 강조되어 들리면 그 주변 대역을 잘 듣지 못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마스킹효과라 하는데...
즉, 3kHz 대역이 강조되면, 그 아랫 중역대역은 어떤 악기가 어떻게 연주를 하고 있는지 잘 들리지 않게 됩니다.
스피커를 바꿈질하다 보면, 이전의 스피커에서는 들리지 않던 소리가 들리는 경험을 하기도 하죠...
이는 제품의 해상력의 차이도 있겠지만, (측정상이 아닌)청감상 주파수특성의 평탄성의 차이에 따른 결과이기도 합니다.
여기 모인 분들은 TV나 라디오 스피커에서 나오는 수준의 소리를 듣고자 모인 분들이 아니죠...
좋은 소리를 듣기 위해, 필요한 기기와 해당 노하우를 공유코자 하는 것이 목적일 것입니다.
아무리 잘 만든 기천만원짜리 앰프와 기천만원짜리 스피커를 들이더라도,
비록 그 스피커가 제작당시 튜닝환경에서는 아주 평탄한 주파수특성을 나타내었을지라도...
내 집에 들여 놓으면 특정 대역에 피크가 발생할 수 있으며,
그로 인해 결과적으로 들어야 할 소리를 듣지 못한다면,
투자한 수천만원의 비용은 아무 의미가 없게 되는 것입니다.
내 스피커에서 내 청취환경으로 인하여 크로스오버 주파수 대역 바로 윗쪽에 피크가 나타나는지,
그 피크로 인한 악영향이 어떻게 나타나는지도 모른채,
왜 소리가 이렇지 하며 앰프 바꿔보고, 케이블 바꿔보고, CDP 바꿔보고 하다하다,
결국 스피커마저 내치는 경우도 많으리라 생각됩니다.
이것이 스피커의 죄입니까, 아니면 앰프나 케이블의 죄입니까....
진주목걸이를 돼지목에 걸어놓은 채 진주목걸이 탓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3. 그러면 어떻게 룸튜닝을 해야 할까?
이것이 PA용이 아니라 가정에서 청취하는 목적으로 나온 스피커라면,
반사음의 영향은 어느정도 고려하여 튜닝이 이루어졌을 것입니다.
이는 제작당시 환경과 메이커의 취향과도 관련되므로,
스피커마다 다를 수 밖에 없구요...
반사음이 없는 실외에서 사용할 목적으로 설계된 PA 스피커를 가정에 들여놓으면
낮은 고역대가 쏘는 이유도 이와 관련이 있다고 봅니다.
따라서, 얼마나 라이브하게 또는 데드하게 할 것이냐는 스피커마다 달라질 것이고,
들인 스피커에 따라 내 청취공간에서 내 귀에 맞추면 된다고 봅니다.
즉, 스피커를 바꾸면 룸 튜닝을 새로해야 한다는 얘기가 됩니다.
참고로, 반사음은 공간이 좁을 수록, 흡음성 물건이 적을 수록 많아지고(라이브),
공간이 넓을 수록, 흡음성 물건이 많을 수록 적어집니다.(데드)
그리고, 흠음재는 중고역을 흡수할 뿐, 저역은 잘 흡수하지 못합니다.
더 상세한 튜닝 노하우는 기존에 워낙 좋은 정보들이 많으니 생략하구요...
결론적으로, 간단히 정리하면
"룸의 흡음재 튜닝 = 크로스오버 바로 윗대역의 음압 조정" 입니다.
이상, 룸 튜닝에 참고가 되셨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