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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라인 프렐루드 스피커 사용기
HW사용기 > 상세보기 | 2011-06-01 17:22:07
추천수 8
조회수   6,146

제목

실버라인 프렐루드 스피커 사용기

글쓴이

조성진 [가입일자 : 2008-06-07]
내용

Silverline이라는 미국회사에서 나온 Prelude speaker를 들인 것은 지난 4월 하순이었습니다. 오라노트 프리미어와 입실론 조합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이미 검색 삼매경에 빠져 바꿈질의 수순을 밟고있었던 것을 보면, 이 놈들이 확실히 제 리스닝 환경에서 좋은 매칭을 보여주진 못했습니다. 성격상 장비를 자주 바꾸지도 않을 뿐더러, 극성이나 배치를 조정하는 것도 생전 안하던 제가 이 놈들 덕분에 같은 트랙을 계속 반복하면서 이런저런 시도를 하게된 것이 나름 발전이라면 발전일 수도 있겠으나, 순수 음악감삼의 정도(?)에서 벗어나 이런 발전(?)에 신경을 쓰기 시작한 제 자신이 그리 갸륵하지만은 않은게 이제 중이 고기맛을 알았으니 염불을 충실히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역전 홈런을 날려줄 대타를 찾느라 혈안이 되있던 차에 에이프릴 홈페이지에서 오라노트와 궁합이 그리도 좋다는 이 놈의 소개글을 보게되었고, 바로 접신하여 말그대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선주문을 하고 기다리기를 한 달여 ... 새색시 다루듯 조심스럽게 박스를 개봉하고 포장을 벗기면서 첫 번째로 든 생각은 '그리 예쁘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마치 맞선녀의 실물이 사진보다 훨씬 못한 느낌이랄까? 재질이나 만듬새가 맘에 차지 않았습니다. 소리는 더 가관이었습니다. 그 맞선녀가 박경림 목소리라면 제 심정이 이해가 가실까요? (박경림씨께는 죄송합니다. 예를 들다보니). 어찌나 싸구려 소리가 나는지 스피커 단자를 반대로 연결했나 확인까지 했습니다. 모짜르트 클라리넷 협주곡의 각 파트가 서로 싸워서 감정이 상한듯 억지로 연주를 하는데, 가끔은 일렉트릭 기타소리도 나고, 저음은 뭔 악기인지도 모르게 끙끙대고, 벙벙거리는데 10분 만에 그만 듣기를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에이프릴의 극찬이나 스테레오파일의 리뷰로 볼 때 이럴리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버라인 홈페이지에서 매뉴얼을 다운받아 프린트하고 꼼꼼히 읽어보니 초기 번-인에 1000시간이, 최적 번-인에 5000시간이 넘게 필요하다는 말이 (지름길은 없다는둥 몇 가지 팁과 함께) 보이더군요. 하루 한 두시간씩 들어서는 2년 쯤 걸리겠고, 이 소리를 2년이나 참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이 스피커가 마치 훈련소에서 지급받은 소총처럼 징그럽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궁하면 통하는 법. 국방부 시계를 빨리 돌릴 순 없어도 튜너를 이용하면 24시간 쉬지않고 번-인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실버라인 홈피에서 본 또 다른 전문리뷰어의 한 마디가 저의 결심을 부채질 했습니다. 나의 small room reference가 될 것이다 !!!! 도대체 어떤 소리이길래????

주 7일, 24시간 동안 굳세게 쉬지 않고 FM 93.1을 돌렸습니다. 애들과 집사람이 처음엔 뭐라고 하다가 포기했습니다. 저도 아침에 일어나서 잠깐, 저녁에 퇴근해서 잠깐씩 귀를 기울이기도 했으나 그나마도 한 열흘이 지나니 안하게 되더군요. 가끔 CD를 돌리기도 해봤으나 개선의 기미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기본이 1000시간이라니 끝은 안보이고, 맥이 풀립니다. 점점 관심에서 멀어지고 소 닭보듯 지나치면서 한 달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밤......골드베르크 변주곡이 귀에 들어왔습니다. 몇 분 동안 눈을 감고 들었던 것 같습니다. 어? 이거봐라 하는 생각에 이 음반, 저 음반을 걸어보면서 비로소 음악 감상이 시작되었습니다. 다음은 2주 동안 나름 집중해서 사용하면서 느낀점들입니다. 클립쉬 헤레시2와 비교도 해봤습니다.

- 음량이 풍성하고, 다이나믹한 표현이 좋습니다. 헤레시2와 동급으로 느껴집니다. 오케스트라가 총주할 때는 시원하게 터뜨려주고, 솔로 파트에서의 아주 여린 터치도 놓치지 않습니다. 저음이 특별히 부스트된 것 같지 않은데 밸런스가 아주 훌륭합니다.
- 스테이징도 좋은데, 스피커의 배치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해 줍니다. 사진보다 간격을 약간 좁게 했더니 좌우가 오히려 넓어지네요. 스케일이 입실론보다 좋지만 헤레시2만큼 압도적이진 않습니다.
- 음색은 착색이 별로 안느껴지는 뉴트럴한 느낌이라 애간장을 녹이는 바이올린 소리는 듣지 못했습니다. 피아노는 썩 좋게 들리고, 관악기는 클립쉬 헤레시2보다 못합니다. 역시 혼 트위터는 당할 수 없나 봅니다. 저음이 상당히 타이트하다고 느꼈고, 심지어 여성보컬도 비슷하게 정돈된 느낌입니다. 노라 존스의 목소리가 안개처럼 퍼지는 헤레시2에 비해 프렐루드는 다소 담담하게 들립니다.
- 대편성도 소란스럽지 않게 잘 소화하는데, 고중저를 통틀어 조여진(?) 소리를 내기 때문이라 생각됩니다. 반면에 헤레시2처럼 울려퍼지는 느낌이 덜 한 것은 좀 섭섭하네요. 에이징에 덜 되서 그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 라이브의 현장감은 헤레시2 보다 한 수 아래 입니다. 헤레시2는 여러소리가 섞이면 잘 구분이 되지 않지만 터무니 없는 현장감으로 깜짝놀라게 하는 재주는 뛰어나지요.

단점이라기 보다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 오래된 음반은 잡음이 두드러져서 듣기 힘듭니다. 헤레시2로는 그나마 들을만했는데... 음악은 안들려주고, 음반 품질검사를 하라는 것인지...
- 음색도 뉴트럴 한데다가 사관생도 같이 절도있는 소리를 내주니 몽환적 감상이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파보 예르비의 베토벤 5번은 그 칼같은 오케스트레이션을 제대로 들려주지만, 헤레시2처럼 담배 연기가 자욱하고 끈적한 섹스폰소리 너머에 빌리 홀리데이가 노래하는 재즈바로 데려가지는 않네요.
- 언급했지만 외모가 수수합니다. 처음에 소리도 못 낼때는 진짜 못생겼는데, 요즘엔 그나마 봐줍니다.

번외로 앰프를 헤레시2에 물렸던 바쿤7511로 바꿔봤습니다. 출력이 20W지만 구동에 전혀 무리가 없더군요.

- 배경이 정숙해지고, 그래서인지 음상이 또랑또랑해집니다.
- 전체적으로 소리가 예쁘고 부드럽게 정돈되어, 바이올린 소리에 한결 감정이 실리는 느낌입니다.
- 스케일은 약간 줄어든 듯 하지만 마지 레인지파인더 카메라의 이중상이 완벽히 합치된 듯 상쾌합니다

이것도 나쁘지 않은 매칭이네요. 아예 짝을 지어주고 싶은 심정인데, 오라노트를 헤레시2와 물렸을 때 화이트노이즈가 좀 두드러져서 고민입니다.

사족이지만 참고사항도 적어보겠습니다.

- 매뉴얼에는 도합 6000시간이 넘는 번-인이 필요하다고 되있지만, 혁신적인 디자인 덕분에 박스개봉 즉시 아름다운 소리를 들을 수 있고, 모든 스피커는 공장에서 in-house 번-인을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완전히 믿기는 어렵겠습니다.
- 전문 리뷰어들은 공통적으로 이 스피커가 음악성이 뛰어나다고 평가합니다만, 아직 100% 공감하지는 못합니다. 제가 이 놈의 본 모습을 모두 봤다고 할 수도 없으니 앞으로 번-인도 더 하고, 앰프나 케이블로 여러가지 시도를 해 볼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럴 가치는 충분한 것 같습니다.

제 첫 오디오 사용기 입니다. 아직 우리말 사용기가 없는 듯하여 써봤습니다만 틀린 부분은 없는지, 괜히 없어도 좋을 글 하나 늘어난 것은 아닌지 걱정됩니다. 두서없이 장황한 사용기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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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csk@yahoo.co.kr 2011-06-01 21:22:13
답글

젤 궁금한거 한말씀 여쭙니다.<br />
"배경이 정숙하다" 이말의 정확한 의미가 알고싶습니다.<br />
아무리 들어도 답이 안나오는군요~

조성진 2011-06-02 00:30:53
답글

순백의 배경에 그린 그림이 더 선명하듯이 음악의 배경이 깨끗한 무음에 가깝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화이트 노이즈도 줄어들었고, 마치 창문을 꽉 닫아줘서 은근히 들리던 외부 소음이 없어지고 조용한 상태에서 음악을 듣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라 하겠습니다.

김민호 2011-06-04 02:43:02
답글

에이프릴 에서 수입 판매 하고 있습니다

김재홍 2011-06-04 07:51:07
답글

아! 궁금했던 스피커인데, 사용기 감사합니다.<br />
저음의 깊이는 어떤지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우퍼가 소형이라서

한종철 2011-06-04 17:11:10
답글

좋은 사용기 잘 보았습니다.<br />
나중에 몸 제대로 풀리면 어떨지 궁금해집니다.<br />
감사합니다~

조성진 2011-06-04 20:21:14
답글

김재홍님, 재생대역이 35Hz에서 28000까지고 저역깊이도 헤레시2와 동일하게 느껴집니다. 제 방이 3*4 정도인데 타이트한 저음이지만 매우 풍성하네요. 그리고 토-인 각에 따라 적정 음량에서 느껴지는 저음 양이 민감하게 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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