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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fi 게시판에서 말씀드렸던 “미니” 북셀프 스피커 12종의 비교시청기, 그 첫 번째입니다.
비교시청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데다 첫 번째 글인만큼, 아무래도 개개 스피커들의 자세한 실력보다는 몇 달간 스피커들을 구입해 오면서 박스를 풀고 이런 저런 음악들을 들어보면서 받은 첫 느낌 위주로 말씀드릴까 합니다.
대략적인 크기 및 무게, 사양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아무래도 스피커가 “제대로 된” 소리를 내주려면 어느 정도 덩치가 필요합니다. 공간만 충분하다면 자그마한 북셀프보다야 큼지막한 플로어스탠더가 당당한 소리를 내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하지만 여러 가지 제약으로 공간이 충분치 못할 때는 북셀프가 오히려 더 나은 소리를 내어 주는 경우도 많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북셀프 중에서도 인클로져가 클수록, 유닛의 지름이 증가할수록 소리가 좋아질 것은 당연하겠지만... 책상위 모니터옆에 궤짝만한 녀석은 올려 놓기도, 음악을 듣기도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죠. 최근 PC-Fi가 대중화 되면서, 음악성과는 조금 거리가 먼 기존의 PC 스피커들과 본격적인 Hi-Fi용 스피커의 중간단계로 볼 수 있는 “미니” 북셀프들이 많이 발매되고 있습니다. 기존의 북셀프들에 비해 조금 더 크기가 작아져서 책상위에 부담없이 올려놓을 수 있는 대신, 몇 가지 명확한 단점들이 있습니다.
- 인클로저 용적도 작고 유닛 크기도 작은 관계로 “깊은” 저음, 당연히 없습니다^^;;;. 비슷한 가격대의 30cm급 북셀프들은 아무리 작아도 6인치 이상의 미드/베이스 유닛을 사용하는 반면 미니급에서는 거의 대부분이 4인치, 가장 큰 녀석이 5인치대이니 차이가 날 수밖에 없죠. 가격대가 비슷하다고 소리 성향도 비슷할 것으로 생각하시면 실망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 때문에 미니급들을 선전하는 문구 중 자주 등장하는 “이 크기에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깊고 풍부한 저음” 이라는 이야기는... “깊고 풍부한”보다는 “이 크기에서”란 말에 초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크기를 감안하면서 들으면, 깜짝 놀랄만한 녀석들이 꽤 있더군요.
- 밸런스의 문제. 이 역시 첫 번째 저음 문제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몇몇 메이커에서는 작은 크기에 비해 저음이 잘 나온다고 선전하려다 보니 저음역은 너무 과도하여 벙벙대고, 또 해상력을 높인답시고 너무 칼칼하고 거친 고음역을 만들다보니 정작 이 크기대 스피커의 미덕이라고 할 수 있는 중음역이 휑하니 빈 녀석을 만들어 놓기도 합니다. 몇몇 스피커들은 5.1 시스템의 세틀라이트로 발매된 것이라 서브우퍼가 담당하는 저음역대는 아예 스펙상에서 커팅되어 있습니다. 2채널용으로 나온 것에 비해 저음역이 부족할까 걱정할수도 있지만 개중에는 오히려 중고역대의 밸런스가 뛰어나 2채널용보다 더 나은 소리를 들려주는 것도 있었습니다. 적당한 저음과 매끄러운 고음, 이 두 가지를 충분히 받쳐주는 중음역대까지...크기에 비해 밸런스가 뛰어난 녀석들도 분명 존재합니다.
- 가격 대 성능비의 문제. 분명, 미니급들은 가성비가 떨어집니다. 같은 가격이면 꽤 덩치도 있고 성능좋은 북셀프를 장터에서 구할 수 있습니다. BMW “미니”에 비교하는 게 딱 적당하겠지요. 크기는 티코만한테 가격은 중형차값.... 취향에 따라 크고 안락한 중형차를 선택할 수도 있겠고, 작지만 뛰어난 운전재미 때문에 똘망똘망한 미니급을 선택하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또 한 가지, 메이커들에서 크기만큼 가격을 낮추려다보니 몇몇 기종을 제외하면 대부분 Made in China입니다. 제품간 편차가 존재하여 뽑기 운이 필요한 녀석도 있더군요-_-;;; 하지만 저렴한 가격에 비해 놀라운 소리를 들려주는 녀석도 있었습니다.
미니급을 선택하시려 할 때는, 위 세 가지를 염두에 두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 각 스피커들의 간략한 느낌입니다.
1. 드림박스
- 비교대상중 가장 작고 가벼운 크기. 가격 차이가 나는 만큼 만듦새도 조금은 부족한 느낌.
- 5.1 시스템의 세틀라이트로 발매되었으나 국내에는 스테레오 페어로 공급.
- 미드/베이스 유닛 크기가 3인치로 가장 작아서 저음의 양도 가장 작음. 스펙상에서 65Hz까지 내려가는 것으로 되어 있는 것은 아마 서브우퍼를 포함한 듯.
- 고/중음은 괜찮은 편. 책상위 PC 스피커 정도의 크기와 모양이지만 꽤 소리는 명징한 편.
2. 칼라스 다솜 Ver.3
- 유명한 미니 북셀프로 작년 Ver.3로 네트웍 등이 교체되면서 음질이 더 업그레이드 되었다 함.
- 그릴이 철망으로 되어 있어 제거하기가 좀 까다롭고 시트지 마감으로 좀 싸보이는 단점.
- 소리는 잘 터져나와주는 편이나 고역대가 조금 칼칼하고 거친 느낌. 크기에 비해 저역대를 강조하다보니 상대적으로 밸런스가 좀 안맞는다는 느낌. 제대로 울리려면 앰프 힘이 좋아야 한다는 글이 많음.
3. 스캔소닉 S5
- 나머지 것들에 비해 큰 5“ 미드/베이스 유닛을 가지고 있어 저음의 양이 많고 풍성한 편
- 감도가 높은 편이라 소리가 크고 깨끗하게 나오는 편.
- 덩치는 비교적 크지만 생각보다 무게는 가벼운 편. 인클로져의 두께가 얇은 것으로 판단됨. 스파이크가 필수적일 듯.
- 가격대비 성능에서 우수한 것으로 보임. 유명한 스캔스픽사의 혈통이 맞긴 맞는듯.
4. 모니터오디오 벡터10
- 모 오디오동호회에서 공구하면서 입소문을 탄 제품. 장터에 나오기 무섭게 사라지는 제품으로도 유명
- 5.1 새틀라이트 시스템으로 제작되었으나 니어필드 2채널용으로 대단히 뛰어난 성능을 보인다는 평.
- 소리는 한마디로... 대단히 매끄러움. 이미징도 무척 깨끗하고 선명.
- 전면 배플은 랙커 마감된 MDF, 인클로저는 고밀도 폴리머로 만들어 졌는데, 표면처리가 독특하게 되어 있어 “만지는” 재미도 있음.
5 Q어쿠스틱스 Q2010
- 왓하이파이 2009년 결산 베스트 스테레오 스피커에 선정될만큼 뛰어난 실력기.
- 옆으로 조금 퍼진, 통통한 형태여서 크기에 비해 덩치가 있어 보임
- 비교제품중 유일하게 포트를 막는 스펀지를 제공. 처음 들은 음질은 무난한 편이나 좀 더 찬찬히 시청해봐야 할 듯.
6. Era 디자인3
- 드림박스를 제외하면 가장 작은 크기임에도 꽤나 당찬 소리를 들려 줌.
- 크기에 비해 무게도 무거운 편이고 무늬목 마감이라 깔끔하고 만듦새도 뛰어남
- 앙증맞은(?) 크기인만큼 풍성한 저음은 기대하기 힘들지만 밸런스가 아주 뛰어나 다양한 장르의 곡을 소화시키는데 무리가 없음. 카잘스 최박사님 블로그를 보면 D3를 미니 스피커의 기준으로 삼아 비교하시는 경우가 많은데 충분히 수긍할만한 실력.
- 비교대상중 가장 감도가 낮음. 크기는 작아도 제법 구동력있는 앰프가 필요하다고.
7. 오디오키드 오클 보이스
- MDF판이 아니라 12mm 자작나무로 짠 인클로우저로 통울림탓인지 소릿결이 대단히 곱고 부드러움.
- 소형 스피커치고는 드물게 밀폐형. 베이스 리플렉스 타입에 비해 저음의 펀치력은 부족하지만 대단히 풍성하고 깨끗한 중음이 충분히 보상하여 저음의 양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잘 들지 않음.
- 3점식 스파이크가 미리 부착되어 있어서 놓는 바닥을 긁을 가능성이 있지만 소리가 상당히 깨끗하게 들리는 장점.
- 약간 찌그러진 사다리꼴의 형태로 전면 배플이 경사져 있음. 때문에 어느 방향에서 바라봐도 약간 찌그러진(?)듯한 느낌이 들지만 책상위에 놓을 경우 시청자의 귀 방향을 향하게 디자인된 듯.
8. Era 디자인4
- 디자인 3과 같은 크기의 유닛을 사용하면서 인클로우저 용적을 조금 늘렸음
- MDF에 무늬목 마감으로 고급스럽고 잘 만든 느낌. 크기에 비해 무게도 꽤 무거운 편
- 소형 북셀프 치고는 드물게 앱솔루트 사운드 에디터스 초이스, 스테레오파일 레커맨디드 컴포넌트 등 수상 경력이 화려하며 외국 오디오잡지들의 리뷰를 보아도 상당한 평가를 받고 있음.
9. 챠리오 피콜로 스타 SAT
- MDF로 인클로우저를 짜고 좌우측에 원목을 붙여서 마무리. 원목의 질감이 느껴지는 탓에 가장 고급스럽고 잘 만든 느낌이지만 생각보다 가벼움.
- 이름에서 보듯 5.1 시스템의 새틀라이트로 설계된 탓에 스펙상으로는 저음역이 가장 부족한 듯 나타나 있지만, 실제 들어보면 생각보다 저음이 적다는 느낌은 잘 들지 않음.
- 다른 베이스 리플렉스 타입과는 달리 스피커 아랫면에 구멍이 뚫려 있어 본체에 부착된 스피커 받침대 사이로 저음이 나오는 구조. 따라서 다른 스피커들에 비해 위치 선정이 자유로운 편.
10. NHT 엡솔루트 제로
- 유명한 NHT 제로 미니 모니터 스피커의 4번째 버전으로, 소문대로 꽤나 개방적이고 명징한 소리.
- 밀폐형 북셀프인 관계로 저음이 부족할까 걱정했지만 오클 보이스처럼 적지 않은 저음이 나옴. 비교대상중 가장 큰 미드/베이스 유닛(5.25인치)을 가지고 있음.
- 알미늄과 고무로 된 발을 제공, 본체 바닥에 피스로 고정시키는 방식으로 별도의 스파이크등이 필요치 않음.
- 다른 스피커들과는 달리 페어가 아니라 낱개 포장으로 되어 있음. 처음 받은 스피커 둘 중 하나가 특정 음역대에서 잡음이 섞여나와 교체 받았음.
11. 리마어쿠스틱스 Xero
- 미니 북셀프의 전설이라고 하는 유명한 리마 Xen의 후속기. Xen과 같은 유닛을 사용하면서 크기는 약간 늘리고 가격은 낮추고 새로이 튜닝하였다 함. 발매되자말자 하이파이월드 글로브5개, 하이파이뉴스 Highly recommended, 왓하이파이 2007년 별5개, 2008년 그룹테스트1위, 2009년 왓하이파이 울티메이트 가이드 별5개 등 수상경력 화려. 심지어는 로저스 LS3/5a의 정수라는 표현까지..^^
- 비교대상중 유일하게 바이와이어링 지원
- 덩치가 가장 커서 저음이 풍부하고 단단. 무게도 가장 무거움.
12. 달리 멘토 미뉴엣
- 비교대상중 가장 가격이 비쌈. 역시 왓하이파이 별5개 받은 실력기로 별5개 제품 중 미니스피커급은 Q2010, Xero와 이 멘토 미뉴엣 3가지 정도밖에 없음. 독일 아이피델리티 베스트바이 및 레커맨디드, 프랑스 Revue de Son지 테스트 위너등 외지의 평가도 좋은 편.
- 개방감이 특히 좋고 스테이징도 깨끗하게 잘 잡히는 편이고, 저음도 풍부하면서 제법 깊게 내려감.
다음 번에는 미니스피커들 간의 본격적인 비교시청에 대해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