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간의 휴식기를 끝내고 2주전부터 방영을 재개한 '나는 가수다'로 인해 거의 관심을 끊다시피 했던 국내가요에 다시 눈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기존 4명의 가수에, 추가로 영입된 김연우, BMK, 임재범까지, '목소리' 하나만으로 사람의 마음 속 깊은 곳의 코어를 건드려 눈물샘을 솟게 하는 그 능력이 새삼 위대해보입니다. 특히 임재범, 대단합니다. 지난 주 '너를 위해'에서 살짝 맛을 보여주시더니, 어제 '빈잔'에서는 뒷통수를 쾅 치는 무대를 들고 나오시더군요. 거기에 이소라까지 락스피릿을 외치고 합류하니, 덕분에 한동안 잊고 지냈던 라디오헤드와 뮤즈 앨범까지 플레이리스트에 더해져 오디오가 쉬질 못하고 있습니다.
가만 생각해보면 오디오에서 가장 핵심적인 파트는 역시나 스피커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이 스피커에서 기본적인 음색이 결정되고 나면 나머지 파트인 앰프, 소스, 악세서리 등에서는 이 결정된 음색의 질을 향상시키거나 보완하거나, 혹은 약간은 변형시키는 보조적인 역활을 하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오디오 사용기에서 뜬금없이 '나는 가수다' 얘기를 먼저 꺼낸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7명의 가수 중 (개인적으로) 가장 돋보였던, 가장 사람의 감수성을 건드리는 음색을 보여줬던 가수 임재범 때문입니다.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임재범의 목소리에 매료되어 그의 오래 전 히트곡들을 하루 종일 무한반복으로 감상하다보니 그 특유의 질감을 조금만 더 높여보고 싶은 욕망이 불끈 들더군요.
현재 주력으로 사용하던 스피커는 토템 모델원 sig 3rd입니다.
다인 1.3mk2와 한동안 치열한 경합 끝에 선택을 받은 놈인데 지금껏 직간접적으로 접해본 북셀프 중에서는 거의 독보적인 포커싱과 입체감, 그리고 묵직한 저음을 장기로 갖고 있고, 특히 일렉기타 등에도 강점이 있어 락 계열에서도 별로 아쉬움이 없던 놈임에도 불구하고, 임재범의 노래를 듣고 있노라니(특히 초창기 시나위 시절의) 뭔가 조금, 아주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들더군요.
조금만 더 거친 소리를, 조금만 더 다듬어지지 않을 소리를 듣고 싶어졌습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 우연찮게도 다인 EXCITE 32를 들일 찬스가 찾아와 토템에게 잠시 휴식할 시간을 주고 EXCITE 32와 함께 6일간의 연휴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결과론적으로 다인 EXCITE 32는 제가 지금껏 신형 다인 라인업에 갖고 있던 막연한 선입관을 깨끗이 털어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다인 1.3mk2를 꽤 오래 사용하면서, 그리고 파세트, s1.4, 25주년 등을 거치면서도 고집스럽게 EXCITE, DM, FOCUS로 대표되는 신형 라인업은 무시하고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으나 한 두 번 어설프게 청음한 신형 라인업에서는 구형 다인 특유의 '독기어린 진한 음색'이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EXCITE와 FOCUS 라인업 조차 서로 꽤나 다른 음색을 갖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두 라인업에서는 구형 다인, 특히 1.3mk2에서 극에 달해있는 독기 어리고 진한, 그래서 가끔은 사람의 마음 속 깊숙히 숨어있는 코어를 건드리는 듯한 음색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신형 라인업은 언제까지나 제 관심밖의 물건이었지요.
그러나 이번에 다시 한 번 가장 단순한 진리를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막연한 고집과 편견으로 대상에 대한 편견을 갖는다는 게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또한 제대로 사용해보거나 연구해보지도 않은채 어설픈 한 두 번의 청음만으로 대상을 판단하는 게 얼마나 섯부른 행동인지 말이죠.
분명 EXCITE 32에서는 구형 다인이 갖고 있는 특유의 착색이나 왜곡된 대역대는 많이 순화되었습니다. 때문에 그 포인트에 매료된 구형 다인 사용자라면 EXCITE 32를 듣는 순간 마치 거품빠진 생맥주를 마시는 듣한 느낌을 받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구형 다인의 중독적인 향취에서 벗어나 객관적인 시야로 바라본 EXCITE 32는 상당한 실력기입니다.
왜곡돼지 않고 전 대역이 플랫한, 그래서 다소 심심하지만 안정적인 재생능력, 2way 임에도 상당히 뛰어난, 북셀프와는 급이 다른 중저역의 깊이와 밀도감, 구형 다인에 비해(그레이드가 다른 25주년은 논외로 하고) 꽤나 향상된 정밀한 포커싱과 입체감, 장르를 가리지 않고 오랫동안 음악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다인 고유의 음악성, 마지막으로 MADE IN DENMARK를 고집하며 지켜낸 정밀한 만듬새와 외관까지, 신형 스피커 값이 많이 오른 요즘, 중고제품을 사고파는데 익숙치않은 오디오 입문자나 이제 막 북셀프에서 톨보이로 기변을 계획하는 사용자라면 한번쯤 사용해볼만한 스피커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1. 외관 및 스펙
기본적으로 높이 92 x 폭 17 x 깊이 27 정도의 크기입니다. 프로악 1sc나 토템 모델원 등의 북셀프를 60cm 정도 스탠드에 올려놓은 크기와 엇비슷하죠. 국내 아파트 환경을 기준으로 생각하면 거실에 설치할 경우에는 약간 작게 느껴질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스피커는 거실보다는 방에서 톨보이를 사용하려는 분들에게 더 맞을 것 같습니다. 거실이라면 EXCITE 32의 바로 윗 모델인 EXCITE 36 정도가 적절할 것 같네요. 무게는 한쪽 당 18kg 정도로 크기에 비해 꽤 묵직합니다.
무늬목 마감은 꽤 깔끔하고, 단자 쪽은 다인 전통의 WBT 단자입니다. 구형 다인과 달리 약간 아쉬운 점이라면 플라스틱 커버 부분의 입구가 약간 좁게 설계되어 말굽단자 중에 규격이 맞지 않아 사용이 불가능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뒷 명판에 명시된 MADE IN DENMARK는 심리적인 안정감을 줍니다. 개인적으로 앰프 등의 경우에는 생산을 중국이나 대만, 홍콩에서 하더라도 별 신경을 쓰지 않지만, 스피커만큼은 현지 생산된 놈에 절대적인 믿음이 가더군요.
2Way 3Unit에 음압은 4Ohms에 87dB로 표기되어 있는데, 실제 같은 스펙을 가진 구형 다인에 비하면 구동하기는 상당히 쉬운 듯 합니다. 100w 급 TR인티면 충분할 듯 하고, 온쿄 5VL같은 입문급 앰프에서도 부족함없는 중저역대를 쏟아냅니다. 대역폭은 37Hz ~ 23kHZ로 되어 있는데, 실제 측정해본 결과 35Hz부터 우퍼가 반응을 시작하는 걸 보니 거의 정확한 듯 합니다.
2. 음색
개인적으로 다인의 음색을 정말 좋아합니다. 스픽을 보지 않아도 소리만으로 브랜드를 구별해낼 수 있는 그 특유의 음색은 정말 매력적입니다.
EXCITE 32는 전 대역에 걸쳐 왜곡을 없애고 평탄성을 얻는 대신 다인 특유의 음색을 약간 포기한 듯 느껴집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구형 다인, 그 중에서도 유독 그 착색이 심한 1.3mk2 등에 비해서 그런 것이지, 다인 트위터 특유의 그 음색은 그대로 살아있습니다. 여전히 피아노나 일렉기타 등에는 약하며, 여전히 현악기나 어쿠스틱 기타에는 강합니다. 보컬은 다인 특유의 섬세하면서 거친 듯한 느낌이 그대로 살아있고요. 다만 음의 심지라고 해야 할까요, 이런 부분이 약간은 아쉽다는 게 단점입니다.
3. 포커싱 및 입체감
다인 1.3mk2에 푹 빠져있다가 토템 모델원으로 기변을 하게 된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 포커싱과 입체감이었습니다. 다인 중에서 25주년 정도를 제외하면 이 부분에서 상당히 약한 모습을 보여주더군요. 특히 1.3mk2의 경우 관현악까지는 어찌어찌 참아줄만 하나, 대편성에서는 여지없이 번져버리는 악기와 좁은 무대감 등의 한계를 보여줬고, 현악 사중주에서는 1바이올린과 2바이올린을 구별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습니다(다른 파트 기기나 제 세팅 실력의 한계일 수도 있습니다). 이놈을 갖고 별의 별 짓을 다 하다가 결국 포기하고, 토템 모델원으로 기변했을 때의 시원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죠.
그러나 EXCITE 32는 이런 부분에서 약점을 거의 극복한 듯 합니다. 1.3mk2와는 비교 불가이며, 얼마 전 잠시 사용해본 포커스오디오 FS78과 비교해봐도 무대는 약간 작지만, 입체감에서는 거의 밀리지 않는 듯합니다.
장점이자 약점이라 한다면 톨보이 임에도 불구하고 3평 정도의 방에서 넘치지 않는 무대크기를 그려낸다는 점입니다. 예전 이보다 넓었던 공간에서의 청음 경험을 고려해볼 때 역시 거실보다는 3~5평 정도의 방에서 사용하기에 딱 좋은 스피커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4. 각 장르별 음악 재생
청음은 다음과 같은 조합으로 진행했습니다.
소스기 : 윈도우 7 / FOOBAR 2000 WASAPI / DX - USB HD / ATOLL DAC
앰 프 : 프라이메어 I30 인티앰프
케이블 : 말레나 USB / 오이스트라흐 동축 / 오이스트라흐 인터 / 오이스트라흐 스피커 케이블 / 뻥파 mk2 파워 케이블 / 조이투오디오 포레스트 파워 케이블
소스는 CD 리핑, 혹은 HDTRACKS에서 구매한 16/44, 24/88, 24/96 flac 파일을 이용했습니다.
CLASSIC - 현악 사중주
베토벤 현악 사중주 OP.74 - 엔게고르 사중주단 (24/96 고음질)
24/96 고음질 음원답게 현의 미세한 약음까지 모두 담고 있는 레퍼런스급 음원입니다. EXCITE 32에서는 이러한 녹음을 미세한 부분까지 놓치지 않고 세밀하면서도 부드럽게 재생해냅니다. 인상적인 부분은 1.3mk2에서 현악 사중주를 재생하면서 항상 부족함을 느꼈던 각 악기의 위치가 흔들림없이 확고하게 자리를 잡는다는 점입니다. 또한 각 바이올린과 비올라, 혹은 비올라와 첼로의 음색이 명확히 구분될 뿐 아니라, 1바이올린과 2바이올린의 구별도 확실합니다. 그 외에 톨보이답게 현악기 특유의 통울림을 넉넉하게 표현하는 점도 매력포인트 중 하나라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다인 특유의 착색과 다이내믹이 만나 연출하는, 마치 쥐어짜는 듯한 현의 표현력 역시 그대로 살아있네요. 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첼로의 저역대가 조금만, 아주 조금만 더 내려가줬으면 하는 부분인데, 이것이 스피커 자체의 한계인지는 추후 대출력 파워앰프에 매칭을 해본 후에야 판단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CLASSIC - 협주곡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 율리아 피셔 (24/88 고음질)
극히 개인적으로 차이코프스키 바협의 1인자는 하이패츠임에 신념에 가까운 확신을 갖고 있습니다. 다만, 가끔은 음악적인 요소를 잠시 제쳐두고 오디오파일답게 최상의 음질을 갖고 있는 음원에 손이 가곤 합니다. 율리아 피셔의 실력이 모자라다는 뜻은 물론 아닙니다. 하이패츠에 비하면 그렇다는 것이죠(비교대상이 너무 거대하죠). 아무튼 HDTRACKS.COM에서 정식으로 공급하고 있는 이 음원은 지금까지 제가 들어본 차이코프스키 바협 중 가장 완벽한 음질상태를 갖고 있습니다.
16/44와 24/96(88) 음원을 비교해보면 후자의 음색이 전반적으로 어두우면서 투명합니다. 그러면서 밀도감이 높죠. 때문에 녹음에 따라서는 쨍하게 밝은 성향을 가진 16/44 음원이 오히려 더 좋게 느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이런 협주곡 등에서는 예외입니다. 현의 미세한 떨림과 잔향 등 조금만 귀를 기울여도 느껴지는 음원의 스펙 차이는 막귀가 아닌 이상 누구나 감지할 수 있을 정도로 확연한 차이를 보여줍니다. 문제는 음질이 아니라 음원의 가격입니다. HDTRACKS.COM 기준으로 16/44에 비해 2배 가량의 판매가격과, 이를 보관할 외장 하드디스크의 가격은 적은 부담은 아니죠. 그러나 한 번 고음질 음원에 맛을 들이니 벗어나기가 쉽지 않네요.
이 음원을 기준으로 보자면 EXCITE 32와 1.3mk2는 비교불가입니다. 역시나 규모가 어느 정도 올라가면 북셀프와 톨보이의 차이가 명확하네요. 무대 가운데 자리잡은 피셔의 바이올린은 다인 특유의 기분좋은 질감을 잘 표현해주고, 총주 부분에서의 스케일은 이 공간에서 낼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무대를 그려줍니다. 추가로 EXCITE 32의 경우 구형 다인 톨보이와는 달리 입체적인 표현능력이 상당히 향상되었기에 자꾸만 음악보다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되는 단점 아닌 단점이 있습니다.
CLASSIC - 교향시
스메타나 - 나의 조국 - 쿠벨릭 (16/44)
총 여섯편으로 구성된 스메타나의 교향시 나의조국, 이 중 제 2곡 블타바는 작품으로서의 완성도 뿐만 아니라, 오디오파일적인 만족도를 동시에 충족시켜주는, 그래서 하드디스크가 닳고 닳도록 재생하는 음원 중 하나입니다. 여러 가지 녹음 중 특히 1990년 녹음된 쿠벨릭 & 체코 필하모닉의 음반을 선택했습니다. 이 녹음은 쿠벨릭이 40년간의 망명생활을 끝내고 조국으로 돌아와 연주한 실황 음반으로, 전체적인 완성도나 음질을 떠나 역사의 순간을 함께하는데 대한 악단 전체의 기쁨과 환희의 에너지가 강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최고의 연주라 생각합니다(같은 맥락으로 베토벤 9번의 경우 베를린 장벽 붕괴 기념식에서 연주된 번스타인의 것을 가장 좋아하기도 하죠).
이 음원을 재생하면서 한 가지 확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EXCITE 32는 약 3평 정도의 제 공간에서 운용할 수 있는 최적의 무대감을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포커스오디오 FS78 등 그다지 크지 않은 톨보이들조차 이 공간에서 공통적으로 보여준 특징이 있습니다. 통제를 거부하는 저역 부밍과 막힌 옆벽을 답답해하는 스테이지의 넓이가 그것입니다. 부밍은 그렇다치고, 개인적으로 무대의 넓이 역시 무조건 크다고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톨보이의 경우 북셀프에 비해 악기나 보컬 등 하나하나의 파트별 크기가 커지면서 전체적인 무대가 같이 커지곤 하는데, 이 경우 좁은 공간에서는 전체 무대가 그려지지 못하고 일부가 잘리게 되더군요. 때문에 작으면서 정밀한, 그러면서도 전체적인 무대를 완벽히 그려주는 타입의 스피커가 저와 같은 공간에는 적합하다고 봅니다. EXCITE 32가 그려내는 제 2곡 블타바는 제가 북셀프를 운용하며 느껴왔던 부족함을 완벽히 채워주면서도 결코 과하지 않은, 이상적인 스케일을 갖고 있습니다.
POP
MR.Big - Wild World (16/44)
1993년에 발표된 MR.Big의 3집 앨범에 수록된 곡으로, 국내에서는 영국드라마 '스킨스'의 삽입곡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스킨스를 본 분들이라면 아마 습하고, 묘하게 어두운 영국 브리스톨을 배경으로 시드가 담담하게 읇조리는 이 노래를 기억하실 듯 합니다. 전반적으로 구형 다인에 비하면 어쿠스틱 기타소리는 조금 더 내추럴하게 재생되며, 드럼은 단단하고 깊은 울림을 만들어냅니다. 다만, 1.3mk2와 비교하면 다이내믹스나 스피드는 다소 떨어집니다. 그러나 절대 늘어지는 소리는 아닙니다. 그 외에 보컬의 경우에는 더도말고 덜도말고 딱 다인의 보컬이네요.
KPOP
임재범 - 너를 위해 (16/44)
애초에 이 노래 때문에 들이게 된 놈이니만큼 다른 노래를 선택할 이유는 없네요. '역시'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칼칼하면서도 뚜렷한 심지, 쭉 뻗어가는 목소리 톤 주위에 마치 철가루를 뿌려놓은 듯한 투톤까지, 스피커와 스피커 사이 중앙에 제가 상상하고 원했던 그 보이스가 쭉 펼쳐집니다. 기본적으로 EXCITE 32의 보컬은 뒤로 물러나는 성향을 갖고 있는 듯하며(소스기와 앰프를 좀 더 다양하게 물려보고 싶네요), 배경음은 스피커 주변으로 넓게 퍼지는 성향을 갖고 있습니다. 무대감이 넓게 느껴짐과 동시에 보컬이 홀로 오롯이 서는 듯한 느낌을 주는, 좋은 세팅이라고 생각됩니다. 또한 중저역대의 질감이 잘 살아있는 보컬의 생생함도 일품입니다.
마치며
오디오와 음악을 참 좋아하지만 개인적으로 오디오에 참 안 좋은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바꿈질을 귀찮아하고, 중고보다는 신품을 좋아라 합니다. 하다못해 선재까지 거의 신품 위주로 사들이고 있네요. 아무튼 그러다보니 기변은 거의 정기행사 수준이고, 대부분 와싸다 같은 개인거래보다는 샵을 이용한 보상판매를 이용하는 편이죠. 그런 제 성격이지만 스피커만큼은 중고를 애용합니다. 신품의 가격이 워낙 높기도 하거니와, 에이징의 기간을 거치는 게 너무 고역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번에 전시품 수준의 EXCITE 32를 사용해보니 생각이 약간은 달라졌습니다. 신품 가격이 다른 브랜드의 것들과 비교하면 그다지 높지 않은 게 가장 큰 원인이고, 한 번쯤은 나만의 신품 스피커를 구입해서 천천히 에이징을 시키며 스피커의 출생부터 마지막까지 함께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 결심이 현실이 될 쯤에는 다인의 라인업 중 하나가 그 주인공이 될 확율이 높아보입니다. 지금 당장은 토템이 갖고 있는 입체감과 묵직하면서 이상적인 저역, 맑고 깨끗해서 티 한 점 없는 음색에 매료되어 있지만, 다인으로 오디오를 시작했기에 언젠가는 돌아가야 할 고향과 같은 존재인 것 같습니다. 돈 많이 벌어놔야할 것 같네요.
결론적으로 이 스피커의 매칭으로 앰프는 100w급 TR 인티인 프라이메어나 베르디센토, 뮤피, AVI, 덴센 정도 매칭해주면 더 욕심내지 않아도 충분할 듯 합니다. 여러가지 장르에 고른 실력을 내면서 중저역의 밀도감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역시 프라이메어 계열, 그 중에서도 I21 정도면 적당할 듯 하고, I30이면 더 바랄 것이 없을 듯 합니다. 소스기는 앰프 선택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전체적인 음색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어둡고 부드러운 쪽보다는 약간은 밝고 경쾌한 쪽을 추천합니다. 예를 들면 아캄 23T나 심오디오 계열이 좋지 않을까 하네요. 케이블은 동선보다는 은도금, 그 중에서 가격대 성능비나 중고거래도 활발한 오이스트라흐 정도면 더 욕심내지 않아도 될 듯 합니다. 기본 박스 구성에 포함된 스파이크가 약간 부실한 감이 있어 이 부분은 따로 구입해서 장착해주는 것도 추천하고 싶습니다.
오랫동안 갖고 있던 고정관념을 깬 것에 너무 필을 받아 글이 생각보다 길어졌네요. 긴 글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내일이면 6일간의 연휴가 끝나버리네요. 오랜 연휴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이제 다시 힘내서 일상으로 복귀할 때 왔습니다. 다들 파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