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 국내를 강타한(?) 미드-하이엔드급 DAC인 네임 DAC입니다.
이놈 출시될 때부터 소문이 자자했죠. 물건이라고...
드디어 제 손에 들어왔습니다.
내부가 무척 실해보입니다. DAC임에도 왠만한 인티앰프에나 들어갈만한 대형 트로이달 트랜스부터 시작해서..
하드웨어를 잘 모르는 제가 봐도 만듬새가 범상치 않아보입니다.
맑고 촉촉한 사운드! 네임 DAC
첫인상이라는 것.... 중요합니다. 에이징이 되면서 몸이 풀리는것도 좋지만 처음에 눈밖에 난 놈은 되돌리기 힘듭니다.
고로 저는 첫음이 터질 때 받는 느낌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네임DAC이 처음 소리를 연출할때 받은 느낌은
'영롱하다' '촉촉하다' '윤기있다' 였습니다. 소리에 생기가 도는 느낌이랄까..
윤기가 있는 소리는 전에도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골든스트라다 같은 금은선을 매칭하면 윤기있는 소리가 납니다. 고음이 미려해지면서 듣기편한 소리가 되죠.
골든스트라다는 윤활유같은 윤기라면.. 네임은 이슬같은 촉촉한 윤기같습니다.
음악적인 뉘앙스가 풍부한 사운드
보급형DAC이 자주 써먹는 방법중에 하나가 쨍한 해상력이나 고음에 무게를 줘서 확 귀에 들어오게 만든다는 점인데..
이놈은 그런게 없습니다. 그저 차분하고 결이 고우면서 많지만 소란스럽지 않은 정보량이 묻어나옵니다.
루비2, JAVS DAC-2, DA100S, AI500IU(내장DAC)의 고만고만한 성능의 DAC만 쓰다가 한방에 올라오니
소리의 완성도랄까 그런게 다르다는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이놈 급의 DAC (코드64MK2, 노스스타DAC)에 비해서 오디오적인 요소는 살짝 부족하다고 합니다.
오디오적인 요소란건, 눈에 보일듯한 이미징... 광활한 무대감... 정숙함... 악기나 보컬의 정위감.. 등을 말하는데.
이런건 경쟁DAC에 비해서는 못하다고 합니다.
그보다는 음악적인 튜닝을 잘 살렸다는 느낌이 강한데.
따라서 짧고 강한 한방의 임팩트를 느끼는 사용자 보다는
진한 여운을 남기며 음악을 오래듣는 분께 추천하고 싶은 소리입니다.
선재로 치자면 츠나미GPX-R를 물린 느낌인데 이놈을 물리면 소리의 결이 고와지고
아날로그같은 음악적인 필이 향상되기는 하나 매끈한 느낌이 없어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기기빨은 악세사리보다 우위에 있다.
1. PC의 TX-USB , 솜오디오 순은선 + SATA필터를 거쳐 나오는 AI500IU내장 DAC단
VS
2. PC의 내장 사운드(리얼텍889A)에 묻지마 옵티컬케이블을 물린 네임DAC
1번은 현존 PC파이 최고의 USB소스 연결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첫음 터질때부터 소리가 달랐습니다. 물론 후자가 우위였습니다.
역시 악세사리는 전체적인 사운드를 좌지우지 한다기 보다는 2%모자란 부분을 보완하는 역할이란걸 느꼈습니다.
친구가 얼마전 왔다갔었습니다.
기존 소리도 좋다고 감탄하고 갔었는데(오디오의 오자도 모르는 놈입니다. 단 10년간 제 시스템 소리는 빠짐없이 들어온 놈입니다)
제가 아무 설명 하지않고 두 소리를 들려줬었습니다.
2번을 먼저 듣다가 1번을 들으니 1번은 막이쳐져 있는 느낌이라고. 전화기에서 들려오는 듯한 소리같다고 하더군요 ㅡ.ㅡ
수많은 밤 감성에 흠뻑 젖게 해준 1번 소리가 졸지에 전화기 소리가 되는 순간이라니;
미묘한 변화를 첫음 터지자마자 눈치챈 친구의 청음력도 놀라웠지만(더구나 대중가요였습니다) 기분이 묘했습니다.
사실... 너무 고가DAC이라 부담스러웠거든요.
네임DAC을 꾸며주다
이런저런 연유로 제 PC파이는 USB시스템을 버리게 되었습니다.
광케이블과 동축을 네임 DAC에 물려봤는데 소리가 깔끔하게 들린다는 느낌은 광이 낫고
음의 활력은 동축이 나았습니다. 아무래도 노이즈에 선천적으로 강한게 광이라서 그런거 같습니다.
네임DAC의 연결법이 BNC-COAX-OPT순으로 좋다는 얘기가 있었지만..
저는 제 귀의 느낌대로 가고자 했습니다.
사진상의 흰색 막선 광을 와이어월드 최상위 옵티컬인 슈퍼노바6로 교체해봤습니다(상기 사진참고).
아....!!!
좀 더 투명해지네요. 옵티컬은 AUX와 업그레이드 느낌이 다른거 같습니다. 기존 사운드는 유지하면서
소리의 막만 벗겨내는 느낌입니다. 음악적인 느낌은 같습니다.
청음내공이 부족하지만 비교적 간단하게 A-B테스트 할 수 있는 피아노독주나 실로폰소리를 들어보면 쉽게 구분 가능합니다.
슈퍼노바가 더 영롱하단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팁을 하나 더 드린다면..
네임DAC도 뻥핀효과가 아주 좋았습니다.
AI500에 뻥핀은 정말 필수 아이템이라 할만한 효과 였지만 네임DAC도 아주 좋았습니다.
여러 단자에 물려봤지만. 안쓰는 동축 입력단에 두개 막는게 가장 좋았습니다.
이 효과는... 표현력이 부족해서.. 뭐라 설명해야 하나.
음악이 이어질때 음과 음사이의 강약을 더 짙고 분명하게 표현해 준다고 할까.
그래서 노도같이 밀어닥치다가 사뿐해질때, 혹은 그 반대일때 가슴이 아련해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정리...
오디오는 마약 같습니다. 끊기가 힘드네요. 경험을 못해본 소리를 들었을 때 쾌감은 정말 중독성이 있습니다.
많은 기기 업글을 하며 악세사리질을 하며 느낀 점은..
밸런스가 중요하단 점입니다. 소리의 밸런스뿐만 아니라 기기의 밸런스도 중요하다는 사실.
앞단을 무시한채 스피커만 업글하는 것도 말이 안되는걸 알았고... (S1.4에서 C1까지 업글했다가 내려와봤습니다)
그런 식의 업글은 기존의 장점만 더 부각하는 거지 단점은 그대로 안고 간다는걸 알았습니다.
AI500+S1.4 → AI500+C1 으로 업글보다는 AI500+네임DAC+S1.4가 더 만족스럽습니다.
기기의 수준도 밸런스가 맞을때 가장 완성도 있는 소리가 나온다는 사실..
많은 수업료를 치루면서 깨우쳤습니다.
네임DAC은 물건은 물건입니다.
단점은 일반인이 범접하기 힘든 가격과, 그 가격대에서 볼수 없는 싼티나는 외모? 지만..
자신의 시스템이 소리는 좋은데 음악적인 감흥을 느끼기 힘들다는 분.
그런분에게는 부족한 5%, 아니 10%를 훌륭하게 메워줄 기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