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좀 거창한가요?
서브시스템의 앰프를 쿼드44+303으로 한 달 넘게 운용했는데 뭔가 아쉬운 점이 있었습니다. 곱기만 하고 박력이 없다는...... 그래서 나름 수업료 지불하고 과감하게 방출했습니다. 대신 안팔리면 그만이라는 생각에 장터에 내놓은 280B(사실은 수출모델인 AI-3010인데 편의상...)를 판매보류시키고 다시 연결했습니다.
오래 만에 CD를 돌렸습니다. CDP를 오랫 동안 방치하면 기어가 빡빡해져서 고장난다는 글을 본 것 같아서지요. 베토벤 합창교향곡(푸르트뱅글러) CD입니다. 모노 LP를 복각한 놈이라 음질은 그렇지만 이 음악 3악장은 언제나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줍니다. 역시나 저음이 과합니다. 이어서 키스 자렛의 CD를 돌렸는데 작은 볼륨에서도 베이스와 드럼 소리가 좀 과합니다. 호기심이 발동하여 같은 교향곡 LP(라이센스 음반)를 올렸습니다.
3악장을 들어봅니다. 어! 너무 순합니다. 내친 김에 뒷 면의 4악장도 들었습니다. 다이나믹한 악장인데 저역이 과하지 않으면서도 음악의 다이나믹스를 훌륭하게 표현해줍니다. 사실 이 놈 출시 시기로 보면 LP 감상을 위해 튜닝된 것이라는 당연한 생각이 듭니다. 방이 좁은 탓도 있지만, 넘 저렴한 KEF C-35가 280B와 아날로그를 만나니 메인 스피커(프로악 3.0) 못지 않은 소리를 자랑합니다.
아날로그가 와싸다 커뮤니티에선 별 인기 없는 주제이긴 하지만 280B 가지고 계신 분들 중에 (혹 아날로그 연결해보지 않으신 채로) 저역이 강하고 고역이 거칠다고 느끼셨다면 괜찮은 턴테이블로 이 놈을 체험해 보시기 바랍니다. 디지털 대비 아날로그의 단점인 저역의 허전함을 보충해줄 수 있는 엄청난 마술을 보여줍니다. 조그만 덩치에 비해 하늘 높은 줄 모르는 가격 대 포노앰프에 대한 동경도 저절로 사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