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디오키드 피플
저의 관심은 PC와 연결한 니어파이 환경에서의 소리라서 책상위에 연결할 수 있는 작은 사이즈에 가까운 거리에서 듣기 좋으면 적당합니다. 오디오룸이나 거실같은 제대로된 공간에서 좋은 앰프에 연결할 때 성능이 발휘되는 DAC이라면 곤란하구요. 나중에 넓은 공간에서 세팅을 하게 된다고 해도 CD로 음악을 듣거나 풀밸런스 DAC을 선택할 것 같습니다.
피플은 저음과 중음이 풍부하고 즐겨 듣는 재즈 연주곡의 드럼, 피아노 등 악기 소리를 만족스럽게 들려주는 DAC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MD11보다 좋았고 책상용으로 가격대에서 V-DAC과 함께 최선이라고 생각해요.
반면 고음과 해상도는 아쉽습니다. 스테이지라고 할만한게 없다는 점, 해상도가 뛰어나지 않은건 단점입니다. 동글동글한 느낌대신 또렷한 소리였음 했거든요.
2. 뮤질랜드 MD11
피플과 비교해보고 싶어서 구입하고 몇일 같이 써봤습니다. 100시간정도 에이징시키고 나서 비교했어요. 몇달전 연말에 송년의 밤을 함께 보내려고 모인 동생들 5명에게 블라인드테스트를 해봤습니다. 소감이 거의 비슷하더군요.
MD11은 전대역 밸런스가 잘 맞아서 과장된 느낌이 없습니다. 모니터적이라고 얘기할 수도 있을것 같네요. 해상도와 스테이지는 피플보다 약간 뛰어났구요. 거실의 스탠드에 설치된 북쉐프, 톨보이라면 스테이지감이 더 좋아질것 같습니다. 비트있는 음악이나 락음악을 듣기에 피플보다 즐거웠던것도 장점.
반면 쇳소리는 아니지만 그런 비슷한 느낌이 들었어요. 악기 소리의 질감이 확실히 피플만 못합니다. 블라인드테스트 할 때 재즈 트리오 연주곡, 클래식 협주곡을 틀었는데 피아노, 바이얼린 악기 소리에서 한명만 제외하고 모두 비슷한 얘기를 했습니다. 좀 평면적인 소리라는 것도 단점.
3. 오디오키드 리젠키드
오래전부터 구입하고 싶었는데 좋은 매물이 나와서 몇일전 드디어 영입했습니다. 첫구매자분이셨고 새것같은 극상의 상태여서 왕복 세시간의 운전 시간이 아깝지 않았어요. 탄노이와 B&W로 세팅하신 오디오룸에서 이것저것 감사하게 들려주셨습니다. 넉넉한 공간 바닥의 절반정도에 기기들이 놓여있는 청음실이었습니다^^ 리스펙트로 업그레이드 하시며 내놓으신 거라 잠깐 리젠키드와 리스펙트를 번갈아서 들어볼 수 있었어요. 베토벤 9번 5악장을 선곡했는데 리스펙트에 연결하니 DAC에서 나는 소리같지가 않았습니다. 무손실'파일'이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고 (CD같은 소리) 무척 정숙하고 부드러운게 300대 중반의 소리가 이렇구나 싶더군요. 뭐 이건 저의 사정권이 아니라 패스ㅎㅎ
리젠키드와 피플은 둘다 오디오키드의 아날로그적인 소리였는데 피플에서 아쉬웠던 부분이 더 이상 들리지 않았습니다. DAC만 바뀌었을 뿐인데도 늘상 불만이었던 쿼드(맥아리없던 중역, 저역)에서 명료하고 또랑또랑한 소리가 나서 신기했어요. 질감과 해상도 모두 만족. 딱히 이렇다할 아쉬움이 없습니다.
다만 피플 / 리젠키드는 중고가 기준으로 29~30 / 75 정도로 45만원이나 차이나는데 제 책상 환경에서 있었던 향상은 120% 미만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피플 / MD11 이라면 음색으로 인한 취향차이가 더 컸겠지만 이 경우엔 생각했던 만큼의 업그레이드가 아니었거든요. 의외로 피플이 참 쓸만했던것 같아요. 시스템이 좋아지면 더 차이 나겠지만 전체 구성 기기의 금액을 생각해서 합리적으로 가격 분배하는 것이 포인트라서... 스피커에 투자했더라면 결과가 더 좋았을 겁니다. 그저 리젠키드에 대한 애착(??)때문에 만족하고 있어요. 어감도 참 좋지 않나요? ㅎㅎ (피플과 리스펙트는 창의적이지도 않고 좀 거만한 인상도 있어서 맘에 들지 않습니다. '노스스타'같은거 얼마나 멋진 이름입니까?ㅎㅎ) 니코DAC, 니코키드는 못들어봤지만 읽어본 사용기들을 종합해서 상상해보면 결코 피플과 크게 차이날것 같지 않네요.
리젠키드 중고가격이 떨어지고 있는건 (1) 리스펙트 출시와 (라팜, 리젠키드의 중고매물이 차례로 증가) (2) 언제나 구입할 수 있는 MD11 (대륙의 힘) (3) 피플 때문이라 봅니다. 시장규모로 볼때 기기 판매 대수보다 한 대당 남는 이윤을 고려하는게 제조사에게 이익이겠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전설(?)같은게 되어버리는 기기보다는 언제나 구입할 수 있는게 좋지요. 조금 더 선택의 폭이 생겨서 다행입니다. DAC은 일단 이정도로 멈추고 한동안 갈것 같아요. 나름 해피엔딩으로 입문형 PCFI DAC 사용기를 마무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