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근처이기도하고, 제가 애플제품 몇가지를 사용중이기도해서 코엑스몰의 A#을 자주 들리는 편입니다.
작년초 즈음이던가요... 다양한 ipod대응 스피커들 사이로 작고 제법 못생긴 나카미치의 기기가 하나 보이더군요. 사실 당시에 적당한 아이팟용 스피커를 하나 구입할까하고 꽤 다양한 물건들에 제 아이폰을 일일이 꽂아보면서 들어보던 중이었는데, 정말 '혹'하는게 없던 차였습니다. 심지어는 기백만원 가까이하던 B사의 Z...조차도 과한 부밍에 답답한 음색...
근데 별 기대없이 제 아이폰을 꽂아서 들어본 나카미치의 못생긴 물건은 첫느낌이 상당히 '하이파이적이다' 라는 느낌이었습니다.
인기기종인 bose나 yamaha를 비롯한 대부분의 아이팟용 스픽들은 대부분 과한 음장을 욕심낸 듯한 느낌이었는데, 그 녀석은 매우 찰랑찰랑하면서 상당히 촉촉한 사운드를 내주더군요.
혹해서 가격표를 보니 녀석도 역시 50에 육박하는 텍을 달고있더군요.
사운드에 비해서는 충분히 납득할만 했습니다만, 제가 디자인을 좀 많이 따지는 편인지라...생김새가 너무 걸렸습니다;;;
상판엔 나름 돈들여서 새긴듯한 이상한 꽃무늬문양에 베이스와 트레블 조절표시도 영 촌스러운;;;
그래서 그냥 PASS~
그러고 한~참이 흐른뒤에 장을보러 홀로(독거남이다보니;;) 코스트코를 들렸는데, 눈에 익은 바로 그 물건이 생뚱맞게 코스트코에 진열되어 있더군요.
가격표를 보니 이게 왠일... 19만 몇천원...ㅎㅎ
알고보니 나카미치가 한국시장에서 철수했다나 뭐래나...
얼릉 하나 카트에 담아서 집에 와서 침대 옆에 세팅해서 들어봤었지요...
그게 벌써 몇 달 지난 얘긴데요.. 이 넘이 참 물건입니다.
전 주로 작업실에서 메인시스템으로 음악듣는 편이 고, 집에서도 고양이 세마리가 점령한 거실을 피해 침실에서 데스크파이로 나름 만족스럽게 세팅해서 음악을 듣고 있습니다만, 사실 자려고 눠서 책을 보는 한시간 정도의 시간 동안은 그 '시스템'을 가동하면서 듣는게 여러모로 편치만은 않더라구요... 그래서 요 녀석을 침대옆 협탁의 지근거리에 두고 아이폰을 꽂아, 저장된 음악 혹은 accu radio어플을 통해 음악을 듣곤 합니다.
근데 정말 가끔은 '아 시스템 죄다 정리해도 이 정도라면 음악듣는데 지장없지 않나' 싶을만큼 낭창낭창한 음악을 들려줍니다. 사이즈와 가격을 생각하면 참으로 기특한 물건입니다.
물론 오디오라는게 워낙에 호불호가 확실하고, 특히나 이런 일체형 물건들은 성향이 딱 정해져있는지라, 그 호불호가 더더욱 확실합니다만, 제 주변 분들은 이 물건 저때문에 무지하게 많이 구입했습니다. 모두 만족중이시구요. ㅎㅎ
그리고 전 이 물건 집에와서 세팅했던 다음날 코스트코 또 가서 두 박스 더 담아왔었지요.ㅎㅎ 두 개 모두 지금 밀봉 상태로 보관중입니다...용도는...고장나면 철수한 나카미치라니 AS안될 듯해서 그냥 박스까서 쓰려구요.ㅎㅎ
성향을 나름 오디오파일적으로 설명드리자면... 보스나 b&w 야마하같은 브랜드들이 내놓은 비슷한 류의 상품들에 비해 무척 다른 지향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결이 무척 담백하고 깔끔합니다. 특히 고역의 결이 로하스쪽에서 따져보자면 스펜더에 가까운 느낌이랄까요...물기를 머금은 듯한...그리고 좀 중심이 낮은 고-중역입니다.
바닥에 위치한 우퍼 한개가 숨겨진 2.1채널인데, 이 우퍼도 작은 후면포트를 통해 연결되어있는데, 제법 댐핑이 탄력적이어서 이런 류의 물건들이 답습하던 '멍청함'이 느껴지질 않습니다. 그리고 베이스와 트레블 조정이 제법 섬세해서 마음에 드는 세팅연출이 자유로운 편이구요.
침대옆에 두고, 가벼운 팝이나 소편성, 혹은 피아노 재즈등을 즐기기엔 예전에 사용하던 bose의 wave에 비해서도 음악적으로 훨씬 마음에 듭니다.
아쉽게도 지금은 코스트코에서도 모두 절판되었다고 들어서 이런 뽐뿌 드리는게 죄송하긴합니다만, 주문해둔 제 침실용 새스피커가 퀵으로 오는동안의 긴장감을 없애보려고 올렸습니다. ㅎㅎ
아무튼 왠만한 선재 한세트 가격도 안되는 넘이 가끔 너무 기특한 소리를 들려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