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레오파일의 측정결과를 가지고 귀납적으로 PC가 지터의 근원이라는 결과를 도출한 것 자체가 오류이거니와, 이 도출된 결과를 대전제로 연역적으로 계속 PC가 지터의 근원이라는 주장을 펼치는 것이 어떻게 오류가 있는지를 스테레오파일의 측정결과를 가지고 설명을 하겠습니다.
[사례1]
스테레오파일에서 측정한 기기중 최악의 지터성능을 보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USB기기인 Bel Canto USB Link 제품의 측정결과입니다.
사진1) USB -> Bel Canto USB Link -> SPDIF -> Assemblage DAC1
위의 사진은 Bel Canto USB Link를 Assemblage DAC에 연결해서 측정한 결과입니다.
그런데 동일한 조건에서 DAC을 변경했을 때에는 이런 결과가 나옵니다.
사진2) USB -> Bel Canto USB Link -> SPDIF -> Benchmark DAC
PC가 지터의 근원이라는 명제가 참이라면 사진2와 같은 결과는 나와서는 안됩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런 결과가 나옵니다.
[사례2]
다음은 비동기모드로 작동하는 USB 제품인 Halide Design SPDIF Bridge 제품의 리뷰내용의 측정결과입니다.
스테레오파일에서는 과연 이 USB 제품이 제구실을 하는지를 측정하기 위해 지터에 취약한 Assemblage DAC을 다시 등장시켜 테스트를 했습니다.
다음은 PC에 내장된 이미 단종된지 오래된 10년전 모델인 RME 사운드카드의 Toslink를 Assemblage DAC에 연결했을 때의 결과입니다.
사진3) PC -> RME Soundcard Toslink -> SPDIF -> Assemblage DAC1
다음은 Halide Design SPDIF Bridge 제품을 Asseblage DAC1에 연결한 결과입니다.
사진4) USB -> Halide Design SPDIF Bridge -> SPDIF -> Assemblage DAC1
같은 DAC으로 측정했으니 분명 Halide Design 제품이 단종된 RME 사운드카드의 Toslink 출력보다는 좋다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스테레오파일의 측정결과를 유심히 살펴본 분이라면 SPDIF 출력을 테스트할 때에는 항상 뮤지컬 피델리티의 X-24K 제품을 사용한다는 것을 아실겁니다. 계속해서 뮤지컬 피델리티 X-24K DAC을 사용하는 것은 테스트의 일관성을 위해서입니다. 줄리안 던이 고안한 지터 테스트 방법의 맹점은 DAC의 최종 아날로그 출력을 가지고 측정하기 때문에 SPDIF 출력만 가지고 있는 DDC 제품들은 '직접적으로' 테스트를 할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Bel Canto 제품을 테스트할 때에나 Halide 제품을 테스트할 때 Assemblage DAC 혹은 Musical Fidelity의 DAC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스테레오파일은 과거부터 SPDIF 출력을 테스트할 때에는 일관되게 뮤지컬 피델리티 DAC을 사용해오고 있기 때문에 기계간 상대평가가 가능합니다.
사진5) USB -> Halide Design SPDIF Bridge -> SPDIF -> Musical Fidelity X-24K
과거 이종남님은 뮤지컬 피델리티로 측정한 결과와 엔트리 레벨의 CDP 측정결과를 가지고 PC-FI의 열악함을 주장하신 전례가 있습니다만, 엄밀히 말해 그것은 CDP와 PC-FI의 비교가 아니고 CDP와 뮤지컬 피델리티 DAC의 비교인 것입니다.
[사례3]
얼마전 뮤지컬 피델리티는 TI의 TAS-1020B USB 칩셋을 사용해 비동기모드로 작동하는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바로 V-Link 라는 제품으로 가격은 150달러 수준으로 출시가 되었습니다.
사진6) USB -> Musical Fidelity V-Link -> SPDIF -> Musical Fidelity X-24K
어쩌면 Halide 제품이나 MF 제품 결과를 보고 역시 PC-FI는 CDP보다 떨어지는구나라고 생각을 하신다면 (그 생각 자체가 오류이지만) 다음 결과를 보십시오.
사진7) USB -> Musical Fidelity V-Link -> SPDIF -> dCS Debussy
똑같은 조건하에서 Musical Fidelity X-24K DAC를 dCS 드뷔시로 교체했을 때의 결과입니다.
참고로 dCS 드뷔시 DAC은 SPDIF 입력단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자체적으로 USB 입력단이 있습니다. dCS도 자체적으로 펌웨어를 개발해서 비동기모드를 구현한 업체입니다.
사진8) USB -> dCS Debussy
위의 사례1, 사례2, 사례3을 종합했을 때 얻을 수 있는 합리적인 결론은 PC가 지터의 근원이라는 잘못된 결과가 아니라, 다음 두 가지 뿐입니다.
1) 성능이 좋은 USB 제품이 있는 반면, 성능이 나쁜 USB 제품이 존재
2) USB DDC는 효과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최종적으로 아날로그 출력을 해주는 DAC의 클럭 복원능력이 더욱 중요함
PC가 지터의 근원이라는 주장은 스테레오파일의 측정결과로 부정됩니다.
흔히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 "Garbage In, Garbage Out" 이라는 문구를 언급하면서 소스의 중요함을 강조하는데, 틀린 말은 아니지만 항상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그것은 위의 사례를 보시면 아실겁니다. 전문가들은 지터가 문제가 되는 것은 디지탈 신호가 아날로그 신호로 바뀔 때라고 말합니다. 즉 합리적으로 측정결과가 좋은 제품은 구입하려고 한다면, DDC를 구입하는 것보다는 애시당초 클럭복원능력이 뛰어난 DAC을 구입하는게 정답이라는 얘기입니다.
앞으로는 이런 소비적인 일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