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시작하며....
전 dX-USB -> DA100sig -> HP100 -> S100 -> PSB Alpha B1 으로
저렴하게 입문하여 이래저래 기웃거리는 허접유저입니다.
그리고 현재 제 서식처가 배치상의 문제로 전용 스텐드를 두기도 어려워서,
평소 스텐드도 없이 MDF 책꽂이 위에 올려 두고 사용중입니다.
즉, 열악한 환경입니다. ㅡ.ㅜ
제경우 처음에는 정면에서 봤을때 스피커를 일자로 배치하고
스피커 살때 끼워주던 폴리우레탄 고무 지지대를 사용하였는데...
소리가 너무 물컹하고, 퍼지며, 정위감이 잘 잡히지 않더라구요~
물론 룸튜닝을 잘 하면 해결될 수도 있지만
현재 저의 경제적 여력 및 현 주거공간의 특성상 룸튜닝은 제약이 많습니다.
그래서 그나마 할 수 있는 것으로 직삼각형으로 토인을 주고,
스피커의 번들 폴리우레탄 고무 지지대를 제거하고
높이조절이 가능한 스파이크를 사서 MDF 책꽃이 위에 그대로 콕 찍어버렸습니다.
그랬더니 저역이 단단해지고, 정위감이 좋아졌으며,
고역의 막이 한결 얇아져서 뻗음이 좋아졌습니다.
그래서 "스파이크"라는 악세사리 하나에도 소리의 변화가 제법 큰걸 체험했습니다.
그렇게 몇달을 지내오다 우연히 옆동네에서 SMS사의 AST-α 슈즈를 공구하고 있길레...
먼 바람이 불었는지 평소 스텐드도 없이 MDF 책꽂이 위에
그대로 스파이크를 콕 찍어놓은체 잘만 사용중인
PSB Alpha B1에 요즘 날도 추운데 신발을 신켜주고 싶었습니다. ㅎㅎ
2. 외형
수량은 1조 8EA이며,
직경 대략 6cm, 높이 대략 1.2cm입니다.
(그런데 무게는 제가 현재 저울이 없어서 측정해보지 못한게 좀 아쉽네요~)
그리고 재질은 은색부분이 금속인 알루미늄이고, 검정색 부분은 비금속인데...
성분은 업체노하우여서 밝힐수 없다고 합니다. ㅡ.ㅡa
다만 밀도수치는 금속에 비해 훨씬 더 조밀하다고 하더군요~
참고로 제가 궁금하여 이래저래 눈팅하고 자문하여 알아보니...
소리는 물체와 접촉시 고밀도에서 저밀도로 흘러 가지만
진동은 저밀도에서 고밀도로 빨리 흡수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자체진동인 스피커의 경우엔 바닥면으로 갈수록
조직의 입자가 세밀하고 조직 자체의 밀도가 높은것을 차례로 받치는 것이
올바른 셋팅법이라고 하더군요~
그런면에서 황동이나 알루미늄, 듀랄루민, 스테인레스 같은 단일 금속성분의 슈즈 보다,
금속과 금속보다 더 밀도가 높은 비금속의 조합으로 된 이 슈즈가
이론상 진동흡수에 훨씬 유리할것 같단 생각도 듭니다...만
이건 뭐 머리로 판단하는것이고,
오됴쟁이는 이론은 그저 참고사항일뿐 최종 결과물인 소리로 판단해야죠~ ^^v
그래서 여유있는 주말인 오늘 테스트 해봅니다.
3. 테스트 음원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 말러 교향곡 2번, 스트라빈스키 불새,
그리고 차이코프스키의 1812 서곡 피날레의
종소리와 뻥!뻥! 터지는 대포소리로 테스트 해봤습니다.
뭐~ 북쉘프 주제에 왠 대편성을 선택했냐고 의아해 하실수도 있지만...
대편성이 악기수가 많고 고,저의 대역폭이 커서
대역간 밸런스, 다이나믹스, 디테일 등등을 파악하기에
상당히 용이하기에 제 나름 자주 애용하고 있습니다.
어짜피 마이파이 아닙니까~ ^^;;
4. 소리
1) 스파이크만으로 콕 찍어놓은 소리
북쉘프 스피커의 특성상 톨보이 스피커나 궤짝스피커처럼
몸으로 느낄수 있는 초저역대 진동을 거의 느낄수 없는데다가...
스파이크를 사용하여 (폴리우레탄 고무받침대 사용시보다)
저역대가 쪼여져서 저역 표현이 단단해 집니다.
하지만 스파이크를 사용하지 않은 상태의 풍성한 양감이 아쉽네요~
게다가 중역대는 다소 홀쭉하며, 고역대는 금관악기나 심벌츠의 소리가 쨍~합니다.
전체적으로 상/하의 무대감은 확장되나 중역대가 빈약해지고,
소리의 결이 거칠어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2) 기존 상태에서 AST-α 슈즈를 씌워준 소리
이번에는 슈즈를 씌워준뒤에 다시 동일 음원으로 감상해봅니다.
가장 큰 변화는 바로 저역대의 무게중심이 올라왔다(?)는 점입니다.
즉, 초저역대의 부분이 북셀프 스피커의 태생적인 특성상 표현이 잘 안되는데...
슈즈를 사용함으로 인해서 초저역대가 컷트되고 중저역대로 에너지가 상승한 느낌입니다.
기존 스파이크만을 사용했을때의 단단한 저역표현에 비해
비록 약간 풀어지지만 대신 양감도 증가하였고,
다소 가느다란 소리의 결이 조금 두툼해졌습니다.
그리고 고역대의 쨍~함이 다소 무뎌지고 끝이 약간 뭉퉁해졌다고 할까요??
장시간 청취시 귀를 피곤하게 했던 중고역대의 경질감이 많이 완화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도도한 20대 아가씨의 S라인 몸매처럼 홀쭉했던 중역대는
30대 선량한 아줌마(?)의 약간풀어진 몸매처럼 변했습니다. ㅋㅋ
요약하면 슈즈를 씌우므로 인해 소리의 결이 부드러워 졌으며,
소리의 끝이 거칠지 않고 약간 뭉퉁해졌습니다.
그리고 초저역대의 표현이 사라졌는지는 제 북쉘프스피커론 확인이 불가능하지만...
중저역대는 살집이 많이 붙어져서 다소 풍성해졌습니다.
하지만 부밍이 일어날 정도로 과도하게 풍성해지지는 않습니다.
4. 마치며...
우스게 소리로 "목수가 만든 오디오 렉은 가구이고,
오디오 엔지니어가 만든 렉은 음향기기"란 말도 있던데...
이번에 금속과 비금속을 혼합한 슈즈를 사용해보니
슈즈의 경우에도 틀린 말은 아닌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
예전에 단일 금속성분의 슈즈를 잠시 사용했을때는
소리가 딱딱해지고 고역의 롤오프가 심해서 상당히 실망하곤 빼버렸습니다만...
이번에 구입한 슈즈는 진동은 저밀도에서 고밀도로 빠르게 흡수된다는
기본적인 이론에 착안하여 만들어서인지
음질을 깍아먹지 않으면서도 소리의 변화를 추구하였습니다.
추측하면, 이 슈즈가 (마치 정수기 처럼) 진동과 소리를 한번 걸러주어서
이러한 소리의 변화가 생기지않았나?? 합니다.
물론 소리의 취향은 상당히 주관적인 것이고,
소리의 변화를 스피커나 앰프, 소스기기가 아닌
스파이크나 슈즈같은 악세사리로 한다는건
장님이 코끼리 다리 만지듯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갈 소지가 다분합니다.
하지만 저는 오디오란 취미를 즐기기 위해
꼭 대부분이 추구하는 순서 혹은 방식으로 따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며,
또한, 자신의 시스템을 어느정도 셋팅한 분이라면,
자신의 시스템에 화룡정점을 찍듯
마지막을 악세사리로 보완하는건 참 유익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상 허접 스피커 유저의 제멋대로 사용기를 마침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