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4312A모델과 M을 사용했었습니다. 그 중 A는 제 것이 아니라 잠시 대여해 들었던 것으로 하필이면 제일 바쁠 때(참..사람일 한 치 앞을 모릅니다.) 스피커가 들어와서 CD 4장쯤 플레이하고 바로 반납....공간도 문제고 중고 구하기도 힘들고 해서 그냥 4312M을 구매했는데 고음만 강조된 소리라 한 3개월 듣다가 방출....
그래서 아쉬운 기분이 더 많이 들긴 했지만 그 무렵 마침 DM303-->DM602S2-->CDM-1NT로 이어지는 B&W 스피커 업글에 맛을 들이면서 별로 아쉬움 없이 살았습니다. 2003년 봄에 구입한 CDM-1NT는 아직 사용중이고 이후 CDM-CNT, 7NT, DM303에 ASW-610으로 AV시스템 구성해서 잘 사용중입니다.
그런데 음악에서 아쉬운 점이 항상 느껴지더군요.
CDM-7NT를 이용해 음악을 주로 듣는데...해상도 좋은 소리 멋지기는 하지만 귀가 조금 피곤하다는 느낌..모든 소리들의 균형이 너무 좋다는 느낌...어찌보면 가장 하이파이적인 소리지만 뭔가 아쉬운 느낌...
하지만 영화에는 이만한 놈이 없습니다. 특히 날카로운 총소리나 서브우퍼와 함께 울렸을때 나름 고역, 중역, 저역이 구분되는 폭음...그리고 잔향까지...이 가격대 대안이 없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하지만 음악...특히 여성 보컬의 조금 힘빠진 듯 한...그러면서도 약간 쏘는 듯 한 고음이 늘 아쉬웠고 비교적 편성이 큰 음반에서는 너무 다양한 소리가 흘러나와 귀가 피곤한 듯 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큰 맘먹고 4312D를 들이기로 했습니다. 그래 이번에는 제대로 한 번 들어보자...하고...물론 장터에서 간혹 매물이 나오는 이전 모델들이 가성비에서는 더 뛰어나겠지만 성격상 기계를 자주 바꾸는 편도 아니고 10년 이상 들을 가능성이 크기에...그래 신품 지르자..생각하고 신품을 질렀습니다.
게다가 지방이라 직접 물건 보고 구매하기도 그렇고 샾에서 중고 판매하는 것은 d는 매물도 거의 없더군요. 물론 sx도 고려는 했습니다만 가성비에서 과연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무엇보다 상급기인 4318과 동일 유닛을 사용했다는 점이 크게 끌렸습니다. 거기다가 알미늄 트위터는 왠지 좀 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일단 제 느낌은...
1. 고음은 강렬하다. 그리고 비교적 또랑또랑하다. 고음에서의 해상도는 대단히 뛰어나며 특히 인간의 목소리를 표현하는데 탁월하다. 원음에 가까운 것보다는 표현력이 좋다고 할 수 있는 듯...촉촉한 듯 하면서도 필요 이상의 착색은 없고 너무 맑지 않아 재즈 보컬에는 좋은 듯 하다.
2. 중음은 과하지도 넘치지도 않는다. 너무 해상도 좋은 스피커를 오래 써서인지 피곤하지 않고 좋다.
3. 저음은 단단하다. 박력도 있다.
가장 많이 달라진 부분은 저음이라고 합니다. 실제 이 제품을 구입한 샾에서도 이전과 다르게 해상도도 눈에 띄게 좋아졌고 저음이 단단해져서 비교적 현대적인 사운드라고 이야기를 하시던데요...업자들 말은 콩으로 메주 쑨대도 안 믿는 편이지만 비교적 정확한 평가인 듯 합니다.
그외의 장점이라면..
1. 디자인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디자인 하는 사람들 말로는 JBL의 스피커 디자인이 산업 디자인의 정수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그릴을 씌우면 차분하지만 그릴을 벗기면 하얀 우퍼때문에 아주 강렬한 인상...마누라는 교회 스피커 같다고 하는데 교회에서 JBL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생긴 착시현상이라고 보고...궤짝형 스피커가 주는 든든한 느낌도 좋습니다.
2. 내구성
이건 좀 더 사용해 보아야 겠지만 4312오리지널도 여전히 장터에 돌아다는 것을 보면..그리고 JBL스피커 자체가 악조건에서 자주 운용되는 제품임을 생각하면 내구성은 좋을 듯 합니다.
3. 어테뉴에이터
저는 사진도 찍는데요....개인적으로 후보정은 절대 안된다는 사람들을 잘 이해하지 못 합니다. 어테뉴에이터가 달려 있다는 것...그래서 고역과 저역의 양감을 감상자가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한 장점입니다.
단점이라면...
1. 역시 약간은 떨어지는 해상도. 볼륨을 높이면 해결되지만 상대적으로 고음이 너무 강한 느낌이 드는 점. 하지만 이건 호불호의 문제이지 단점이라고 단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봄.
2. 어정쩡한 사이즈. 폭이 넓어 톨보이도 아니고 책장에 들어갈 사이즈는 더더욱 아님. 하지만 공간 운용이 머리 아픈 것은 사실이다.
일단, 만족 합니다. JBL사운드라는 것이 정의될 수 있는 성격의 것은 아니지만 세월에 따른 청자의 취향을 따라가는 것도 분명히 진보의 일종이며 그런 면에서는 진보 했다고 볼 수도 있을 듯 합니다.
과거의 JBL에 대한 향수를 지닌 분들 보다는 젊은이들에게 어울리는 스피커라는 생각도 듭니다.
감성적인 표현을 최대한 자재하여 사용기가 좀 건조합니다. 양해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