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모았던 스픽과 기기들을 정리하고

얼떨결에 생긴 꽁돈에 ... 시간나는 틈틈이 장터만 보았는데...

좀처럼 열리지 않는다.

반가운 사람에게 전화라도 온다면 이 돈의 용도가 어떻게 바뀔지 모르겠다.



주말오후... TV에는 각종 오락 프로가 한창인데..

그동안 접하지 않았던 TV방송이라 그다지 볼것도 없다.

알아 듣지도 못 하는 일본 티비를 보다가 편의점을 들렀다.

배고픔을 해소하려고 편의점을 찾은 게 아니라 지루함을 달래 보려고

찾은 거였다.



밝게 조명된 냉장고 안에는 시원해진 캔음료와 갖가지 유제품들이 있다.

손에 와 닿는 차가운 캔의 감촉이 좋았다.

캔 음료를 마시면서 다시 방송을 보았다.

그러나 여전히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였다.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혼자 상상해 보았다.



일본사람들이여서 그런지 모두 성적인 이야기를 하는 듯 했다.

'일본사람들은 아주 성적인 사람들이야' 라고 생각하다보니 사실은 나 자신이 그러한

부정적 편견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이란 사실을 느낀다.

티비를 끈다.



영화를 하나 보았다.

2시간 후...

앤딩 크레딧을 멍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무슨 영화였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잊혀지고 말았다니

요즘은 기억력이 없다.



분명히 어떤 감동을 받기는 받았는데 말이다.

피상적인 감동을 난 많이 받는다.

그리고 다음날이면 또 어김없이 난 잊어버린다.

난 단기기억 상실증인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