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오디오에 입문한지 얼마 안되는 초보 귀임을 밝혀두고 글을 시작하겠습니다.
미션 M31i 스피커를 책상 앞에 두고 쓰고있었습니다.
대체로 만족하면서 사용해왔지만, 음상이 좀 좁게 맺힌다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책상 옆에 있는 침대에 누워서 음악을 듣게 되면 중음이 사라지고 디테일도 많이 죽곤 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집에 굴러다니던 스피커 유닛 1쌍을 방 뒷편에 설치해보고자 했습니다.
예전 쓰던 스테레오 cd카셋트를 버리면서 추출해낸 녀석이었는데요, 역시 집에 굴러다니던 스피커선으로 앰프에 M31i과 함께 물려 방 뒷편에 두었습니다. (그냥 유닛만 덩그러니..)
스피커 유닛의 성능이 아무래도 M31i 만큼은 안되어서, 음량을 줄이고자 스피커 유닛에 헝겁을 앞에 덮었습니다.
대충 표현해보자면..
...........M31i좌....................M31우
........................책상..............
침대.........................................
침대........................................
침대........................................
침대........................................
...............................................
.........스피커유닛 좌............스피커유닛 우
이렇습니다. 방은 위아래로 더 길고요,.
결과는 깜짝 놀랄정도로 좋네요. 한달넘게 듣고 있는데 시간이 지날 수록 더 만족스럽습니다.
일단, 방안 어디에서든 음상이 또렷하게 맺힙니다. 책상 앞에있던, 침대에 누워있던 관계 없이요. 물론 침대에 누워있을 때엔 음반자체의 스테레오 사운드로 들리진 않아요. 그래도 스테레오처럼 들립니다. M31i와 새로 설치한 스피커유닛의 성향 차이때문인지 침대 위치에서도 좌, 우로 소리가 달리 들립니다. 특이한건 책상보다 침대에서 더 듣기 좋을때가 있네요..
두번째로, 이건 순전히 운같습니다만, M31i의 부족했던 부분을 새로 설치한 스피커유닛이 채워주는 느낌입니다. M31i의 부드럽고 다소 풀어진듯했던 소리가 새로 설치한 유닛 (3~4인치쯤 되는 것 같습니다)의 다소 각진 소리와 만나니 해상력이 확 늘어난 느낌입니다. 또, 스피커 성향의 차이로 잘 울려주는 악기가 서로 다른 느낌입니다. 청감시 저의 앞에서 울리는 악기, 뒤에서 울리는 악기가 서로 달리 들립니다. 흡사 av의 4채널을 듣는 느낌입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인데요, 음장이 굉장히 풍부하게 맺힙니다. 이부분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단순히 비교하자면, M31i 만으로 음악을 들을 때에는 제 앞에 스테레오 셋트가 있고 거기에서 음악이 나오고 있다는 느낌히 항상 강하게 들었었습니다. 헌데 지금 스피커 4개가 방을 울려주고 있는 동안에는 그런 느낌이 들지 않아요. 넓게 펼쳐진 콘서트홀에서 음악을 듣는 느낌입니다. 앞에 연주자가 있는 것처럼 앞에 음상이 맺히긴 하지만 좌 우 뒤에서 소리가 자연스럽게 감싸안는 느낌이 듭니다. 주로 볼룸은 작게 해두고 듣는 편인데요, 눈 감고 음악을 듣고 있으니
제 주위로 잔잔하게 물결같은 파동이 지나가는 느낌입니다.
오디오에 입문한지 얼마 되지 않아, 이런 현상을 제가 경험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이엔드 스피커에서는 아주 약간의 향상을 위해 수배, 수십배의 가격을 지불하곤 한다고 들었습니다만, 지금 제가 경험한 소리의 향상은 정말 격이 다를 정도입니다.
스피커를 이렇게 배치하면 항상 이런 향상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제가 운이 좋아 각별히 좋은 매칭의 스피커 두쌍을 만나게 된 것인지.. 궁금하네요.
오디오 테크니카의 헤드폰 AD1000 prm 모델을 가지고 있는데요, 지금은 밤에도 굳이 헤드폰을 쓸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스피커를 아주 작은 볼륨으로 틀어두어도 온 방안에 음장이 가득한 느낌입니다.
고가의 하이엔드 북쉘프로 가면 이런 꽉찬 음장감을 스피커 1조만으로도 느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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