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물고기란 좀 오래된 영화를 보면 왕년의 우두머리 명계남이 새로운 실력자 문성근을 조롱하며 하는 말이 있죠.
“내가 옛날에 강아지 한 마리를 키우면서 말이야, 매일 발길로 걷어찼단 말이야. 그런데 나중에 그 강아지가 이만한 셰퍼드가 됐어요. 그런데도 나한테 덤벼들지를 못해. 왜 그런지 알아? 내가 발만 살짝 들어도 금마한테는 내발이 이만하게 보이는 거야.”
진돗개가 별명인 허정무에게 마라도나는 과거의 경험과 학습을 통해 넘사벽이 되버린 주인님이었던 것 같았습니다. 상대의 브랜드나 명성, 외형 또는 권위에 굴종하면 이미 그 게임은 시작하기도 전에 이기기 어려운 것이죠. 오늘 우루과이 게임도 예전의 4전 4패, 디에고 포를란이라는 중원의 또 다른 메시(아)는 잊어야 합니다. 넉다운 토너에서는 모든 게 가능하니까요.
마찬가지로 오디오에서도 허장성세에 지나치게 휘둘릴 필요는 없습니다. 직접 해보기 전에 특정 브랜드나 재질, 스펙, 원산지 등은 이런 소리가 날 것이다라고 미리 예단 또는 프라이밍이 필요는 없습니다. 다른 사람의 리뷰나 사용기 등도 참조 사항일 뿐이고요.
예컨대 디지털 케이블에서 미세한 차이가 아닌 엄청난 차이가 있는 것처럼 단정하고, 제조사에서는 그 것을 조장하는 경우를 보는 데 과연 사실일까 i2s의 경우를 함 테스트해봅니다.
동축이나 옵티컬 또는 AES/EBU 보다는 i2s가 현저하게 나은 것처럼 말하는 것을 보게 되는 데 과연 그럴까. 게시판에 자주 올라오는 스텔로 CDT100과 DAC100S를 3가지 형태의 i2s(오디오매직, JTA, 막선)와 동축(오퀘 이글아이, 쿼츠), AES/EBU(팔콘, 반덴헐 등), 광(WW노바, 몬스터) 등을 통해 비교해 보았습니다. 결과는 통계적 유의도 있을 정도의 현저한 차이는 아니란 겁니다. i2s 사이에서도 차이는 거의 없고, 다른 디지털 케이블에서도 차이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프라이밍이 된 상태에서 듣는다면 없는 차이도 있는 것 처럼 들릴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모든 케이블을 접속한 상태에서 제3자로 하여금 셀렉션노브를 랜덤하게 돌리도록 해본다면 어떨까요. 과연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으로 어느 케이블인지 구별할 수 있는지. 어느 것이 i2s인지 알 수 있는지? 거기다가 볼륨을 10% 정도만 조정해도 결과는 쉽게 바뀌지 않을 까 생각해봅니다. 참고로 예전의 알케미에서도 i2s와 다른 케이블과의 비교는 비슷했습니다.
아참 DAC100s를 보면 i2s는 동축이나 광, AES/EBU에 비해 USB로 유격되어있고, 락킹되는데 약간의 딜레이가 있는 데 이 것 때문에 잠시동안 청각적으로 더 좋게 들리는 게 아닐가 추측해봅니다.
암튼 오늘 저녁 월드컵 더블의 울과이.. 어떤 권위나 히스토리도 무시하고 "강한 자가 이기는 게 아니라 이기는 자가 강하다"라는 표현의 주체가 울나라가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