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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대부와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음반리뷰추천 > 상세보기 | 2005-08-19 01:09:15
추천수 6
조회수   5,137

제목

영화 대부와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글쓴이

황의환 [가입일자 : 2001-08-30]
내용
10 여년 전 봄 어느 공휴일날, 직장 동료들과 함께 영화를 같이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예매를 일임받아 극장에 심부름 갔던 친구가 대부3를 예매해서 돌아왔습니다. 나는 다른 극장에서 상영하던 미저리라는 영화를 보고 싶었는데 할 수 없이 관심 밖이던 대부를 보게 되었습니다. TV에서 몇 번 방영을 해주었던 대부 전작들을 그저 길고 지루한 옛 영화거니 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본 적이 없어서 당시에는 이 영화들의 진가를 제대로 모르고 있었죠. 영화는 의외로 재미있어서 처음부터 몰입하여 보았습니다. 세계적인 기업에 손을 뻗고 바티칸의 교황과도 줄을 대는 스케일 큰 미국 건달들의 세계가 너무나도 멋있어 보였습니다. 양아치 졸개들의 세계를 그린 영화와는 스케일과 품격면에서 달라 보였지요. 보는 이에게 마피아를 미화할 염려가 있다는 사회학적인 면에서의 비판은 나같은 관객 때문에 제기된 셈입니다. 후반부에 이르러 배신자에 대한 살인, 암살자와의 대결이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의 공연과 교차되는 장면들을 보며 그만 황홀경에 빠져버렸습니다. 이렇게 된 것은 연출과 편집이 훌륭하여 오페라가 영화내용이나 분위기와 잘 어울리기도 했거니와 오페라의 배경이 마피아의 본고장인 시실리가 배경이라서 영화와 정서적으로 잘 맞아 떨어지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합니다. 더구나 음악을 담당했던 리노 로타와 이 오페라의 작곡가인 마스카니와는 인척관계가 있다고 합니다. 영화가 끝난 후에도 자리에서 선뜻 일어나지지 않을 정도로 감동적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학교를 졸업하고 군대 못지않은 엄격한 직장생활에 적응하느라 딴에는 힘든 시기였던지 감수성이 그리 풍부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유난히 감동을 받았었나 봅니다.



이렇게 재미있게 본 영화에 대해 대개는 전작들에 비해 완성도가 형편없이 떨어진다, 심지어는 코폴라가 돈이 궁해서 만들었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혹평일색이었습니다. 대부, 대부2가 얼마나 잘 만들어진 영화길래...... 비록 건성이었지만 'tv로 본 대부, 대부2는 별로 재미 없던데' 라고 생각하며 하여튼 평론가들이란 '재미없고 이해하기 어려운 지루한 영화만 좋다고 하는 사람들이다' 하고 나름대로 결론을 짓고 이 영화가 아카데미상 하나 받지 못한 걸 이상하게 생각했습니다.

대부1,2를 제대로 감상하고 이 영화들의 진가를 마침내 알게 된 때가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tv 방영과 dvd를 통해 반복하여 볼 때마다 장면 장면들이 새롭게 명장면으로 각인되어서 몇 번을 봐도 지겹지가 않습니다. 이제는 대부3가 전작에 비해 저평가를 받는 점이 어느 정도 납득이 갑니다. 전작(특히 대부1)에 비해 구성이 별로 새로운 게 없는 것 같고 배우 캐스팅도 전만 못하고(이야기의 중심에서 꽉 찬 연기를 보여줬던 로버트 듀발같은 배우가 빠진 공백이 허전해 보이고, 앤디 가르시아도 보스 후계자로 보기엔 대부1에서 그랬던 알 파치노와 비교하면 중량감이 많이 모자라 보입니다. 그리고 전 사실 그리 나빠 보이지는 않았습니다만 소피아 코폴라의 미스캐스팅은 말이 많았지요) 알 파치노도 이젠 늙어서 젊었을 때의 사람 마음을 꿰뚫는 듯한 깊은 눈매도 보여주지 못하는 듯 합니다.

이제는 '지금까지 본 영화중 최고는'하면 주저없이 대부, 그중에서도 대부1을 꼽습니다. 한 때는 대부1을 볼 때에는 대부1이, 대부2를 볼 때는 대부2가 나아 보였었는데 이젠 대부1이 좀 더 잘 된 영화로 보입니다. 대부2도 훌륭한 영화이고 멋진 장면이 많지만 전작에 비해선 구성이 조금 산만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대부1은 아무래도 오래된 영화라서 액션의 사실성은 좀 떨어지지만, 뭐 하나 미진하거나 어색한 구석이 안보이고 장면 장면들이 모두 절묘하게 상황에 맞아 떨어지게 구성된, 버릴 것 하나 없는 그야말로 꽉 찬 영화로 생각됩니다. 제가 이 영화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순진한 대학생이던 알 파치노가 조직의 냉혹한 보스로 변해가는 모습입니다. 특히 배신의 댓가로 매제를 살해하고는(몹쓸 놈이긴 합니다만) 나중에 아내 케이가 '이것만 대답해줘요. 당신이 그랬어요(죽였어요)?'라고 물을 때 잠시 생각하다 'No'라고 단호하고 냉정하게 내뱉는 장면은 알 파치노의 역할변화의 정점을 보는 것 같아 가장 인상깊게 생각됩니다. 후반부의 아기세례식과 살인장면이 교차되는 장면들도 압권이고 대배우 말론 브랜도의 연기를 볼 수 있다는 점도 큰 즐거움이죠.

대부2에서 로버트 드니로가 아카데미상을 받은 이유를 한참을 이해하질 못했는데 반복해서 볼 수록 그 연기의 진가가 드러나 보입니다. 말수는 별로 없어도 자연스레 드러나 보이는 카리스마 있는 표정과 행동으로 앞으로 막대한 조직을 거느리는 대부의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가정적이고 성실한 가장의 모습 이면에 찝적거리는 동네 건달을 주저함 없이 치밀하게 살해하는 냉혹하고 강한 모습도 인상적입니다. 역시 연기를 잘 하는 배우구나 하고 새삼스럽게 감탄했습니다.

전작들과 굳이 비교하지 않는다면 대부3도 매우 훌륭한 영화라고 생각됩니다. 인상적인 장면을 들라면, 마이클(알 파치노)이 신부에게 '나는 내 어머니의 아들은 죽였습니다' 하며 평생의 마음의 부담을 고해하며 오열하는 장면, 아들이 기타를 치며 주제테마를 부르는 장면, 후반부의 오페라장면이 등이 있겠네요. 이 영화는 간주곡 밖에 모르던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에 관심을 열어준 영화이기도 합니다. 이어서 이 오페라도 별로 선호하지 않던 오페라라는 장르에 관심을 갖게 해준 계기를 마련해주었습니다.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는 마스카니라는 이태리 작곡가가 지은 단막짜리로 오페라로 공연시간이 한 시간이 조금 넘는 짧은 오페라입니다. 이 오페라는 단독으로 공연하기엔 짧기 때문에 역시 같은 이태리 작곡가인 레온 카발로의 팔리아치라는 2 막짜리의 짧은 오페라와 거의 항상 같이 공연되고 있습니다. 이 두 오페라는 오페라 장르상 현실주의 오페라라고 번역되는 베리즈모 오페라의 대표작들이며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가 이런 류로는 최초라고 합니다. 이런 종류의 오페라는 대개 서민계급의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현실적인 사건을 소재로 하는데 주로 치정에 얽힌 이야기를 많이 다룬다고 합니다. 여기에는 자연주의라는 문예사조의 영향도 있지만 바그너의 악극과 같은 신화를 비롯한 황당한 내용을 소재로 하는 낭만주의 오페라에 대한 반동으로도 생겼다고도 합니다. 하지만 작법적으로는 바그너의 유도동기적인 선율취급법을 부분적으로 사용하기도 하여 바그너의 영향을 어느 정도 받은 흔적이 보입니다.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나 팔리아치 모두 삼각 또는 사각관계의 치정에서 비롯된 살인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렇게 내용은 삼류 멜로드라마로 볼 수도 있지만 현실사건을 다루기 때문에 오히려 친숙하고 음악이 좋고 무엇보다도 짧기 때문에 접하기에 좀 만만한 편이어서 초보자가 친해질 수 있는 오페라로는 그만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를 공연으로 보기는 처음이었습니다. 이 오페라를 속속들이 파악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등장인물의 이름정도는 자연스럽게 욀 정도로 어느 정도 익숙한 상태였습니다. 아마 영화의 영향이 컸겠지요. 배경은 부활절 주일의 시칠리섬으로, 약 반나절 동안 일어난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선율의 짧은 전주곡이 나올 때 무대앞에 엷은 커튼이 내려져 있어서 마치 안개가 낀 듯한 효과를 내도록 처리를 해놓았습니다. 전주곡에 이어 무대 밖에서 남자주인공인 투리두가 하프반주와 함께 노래를 부르며 시칠리아나를 시작합니다. 영화에선 마이클의 아들이 부르지요. 이 사람은 실제로 테너가수랍니다. 산투짜라는 애인을 놔두고 롤라라는 유부녀와 바람이 나서, 롤라를 찬양하는 내용으로 롤라에게 바치는 세레나데입니다. 이어서 관현악 연주가 이어질 때 남녀 발레리나가 나와서 춤을 추는데, 아- 그 광경이 어찌나 아름다운지...... 발레 보는 재미를 도통 모르겠더니 이걸 보니 조금은 알 것 같았습니다.

성당 종소리와 함께 엷은 커튼이 올라가고 무대가 환해지면서 마을광장을 배경으로 군중이 나타나서 '오렌지 향기는 바람에 날리고' 란 유명한 곡을 부릅니다. 부활제와 자연의 아름다움을 찬양하는 내용입니다. 이어 산투짜가 등장하여 투리두의 엄마 루치아에게 당신 아들 어디 갔냐고 귀찮게 하는데, 투리두의 외도에 대해 이미 다 알고 있는 듯 합니다. 이어서 마차꾼인 알피오가 방울과 채찍소리와 더불어(시노폴리 음반에선 방울과 채찍소리가 안들립니다) 활기차고 빠른 음악과 함께 등장하여 자기과시적인 내용을 당당하고 거만하게 부릅니다. 이 선율은 알피오가 등장할 때마다 나옵니다(바그너로 치면 알피오의 동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후 성당으로부터 오르간 반주와 함께 라틴어로 된 성가가 은은히 들리고(간주곡의 시작부분과 같은 선율입니다) 그 사이에 산뚜자가 인넨지아~ 하며 시작하는 성가를 부릅니다. 이어서 군중들의 합창으로 마무리되는데 곡이 아주 좋아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입니다. 합창 끝에 소프라노 파트가 쭉 끌어 올리는 고음은 오디오가 안 되어서 그런지 제가 가진 음반으로는 도저히 그 소리가 재현되지 못합니다. 이 부분은 시노폴리보다는 카라얀의 음반에서 더 좋게 들리는데, 가만히 비교해 보니 두 음반은 이 부분에서 연주가 사뭇 다릅니다. 카라얀 반에서는 공연에서처럼 관현악반주 없이 성악만으로 끝을 맺지만 시노폴리 반에선 관현악반주와 함께 성악이 끝나고 나서 금관파트만으로 여운을 끌며 마무리됩니다.

이어 산투짜가 루치아에게 신세한탄을 하는 '어머니도 아시다시피'로 시작하는 잘 알려진 아리아가 나옵니다. 원래는 투리두와 롤라가 연인사이였지만 투리두가 군대에 간 사이에 롤라가 신발을 거꾸로 신고 마차꾼인 알피오와 결혼하게 되고, 투리두는 자기와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지만 그가 여전히 롤라를 잊지 못하고 계속 만나고 있는 현실에 대한 질투와 치욕으로 인해 괴로운 심정을 하소연하는 내용입니다.

이어 투리두가 등장하고 산투짜는 그에게 어제 밤에 네가 한 일을 다 알고 있다, 아직도 롤라를 사랑하느냐며 이러쿵 저러쿵 따져대자, 투리두는 딱 잡아떼고는 쓸 데 없이 염탐한다고 오히려 기분 나빠하고 자연히 서로간에 음성이 높아지며 긴장이 고조되기 시작하다가, 남자는 '정신차려라. 너의 미친듯한 질투의 노예가 되긴 싫다' 라고 하고 여자는 '차라리 날 때려달라. 당신을 사랑하고 용서하지만 치밀어 오르는 이 분노는 견디기 힘들다.'라고 대꾸하는 내용의 이중창으로 진행됩니다.

이렇게 티격태격하는 중에 멀리서 롤라의 노래소리가 들립니다. 태평스럽게 꽃을 찬양하는 내용입니다. 산투짜 입장에선 속이 뒤집어지겠지요. 롤라가 나타나자(자꾸만 이곳 광장에서 사람들이 만나는 이유는 광장이 부활제에 참석하기 위해 성당으로 가는 길목이기 때문입니다) 두 여자가 서로 독기서린 신경전을 벌이다 롤라가 냉소하며 성당안으로 들어가버립니다. 투리뚜는 '무슨 말을 그렇게 하냐' 며 산투짜를 나무래고 롤라를 따라 성당에 들어가려고 하니 산투짜가 사정하며 길을 막습니다.

둘의 감정이 다시 고조되면서 살벌한 내용의 이중창을 부르는데 바로 초반부의 시칠리아나의 관현악 연주부분(발레하던 부분)에서 나왔던 선율입니다. 내용은 살벌하지만 아름다운 이중창입니다. 따로 떼어 놓고 들으면 마치 사랑의 이중창인 줄로 착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감정의 대립이 최고조에 달해 서로 몸싸움이 일어나며 관현악이 첼로나 콘트라베이스가 나지막히 긁어대는 음산한 음악으로 돌변하고 투리두는 마침내 산투짜를 밀치고 가버리고 패대기쳐진 산투짜는 '(몸)조심 하라'고 협박조의 말을 내뱉고 악을 쓰며 저주를 퍼붓는기까지 합니다. 이 때 나오는 비극적 선율의 음악이 마지막에도 등장하는데 결말의 비극을 암시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때 때맞춰 알피오가 등장하는데, 앞에서 나왔던 알피오의 동기가 바순으로 연주됩니다. 분노에 휩싸여 있던 산투짜는 자극적인 언사를 동원해 알피오에게 모든 것을 일러 바칩니다. 이 때도 전에 나왔던 루치아에게 신세한탄 하던 '어머니도 아시다시피'의 선율이 나옵니다. 이러한 부분들을 보면 등장인물이나 사건에 유도동기(Leitmotiv 라이트모티프)를 사용한 바그너의 작법에서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바그너의 음악은 어찌보면 영화음악과 비슷한 면도 있습니다. 누구의 테마, 뭐의 테마 하듯이. 최근에 스타워즈 에피소드 3를 보며 어느 순간, 이건 바그너의 악극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가진 적이 있습니다. 물론 유도동기의 사용이 바그너 음악의 특징 전부가 아닙니다만.

알피오는 '거짓말이면 널 찢어서 심장을 끄집어 내버린다'고 산투짜에게 엄포를 놓습니다. 아, 시칠리 사람들은 역시 무섭군요. 성질 좀 나기로서니 여자한테 어찌 이런 소리를 할 수 있을까요.

정신이 좀 드는지 산투짜는 곧 후회히며 '내가 당신에게 이걸 얘기하다니 난 몹쓸 년이다'라고 합니다.

이후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많이 사용되어 온 국민이 다 아는 유명한 간주곡이 연주됩니다. 이 간주곡은 매우 대중적인 곡이지만 들어도 들어도 물리지 않고 좋습니다. 공연장에선 오케스트라 소리가 작아서 좀 불만스러웠네요.

다시 종소리와 함께 성당행사를 마치고 군중들이 나오고 등장인물 모두가 등장합니다. 투리두가 건네준 술잔을 알피오가 매몰차게 거절하고 서로 신경전을 벌이고 살벌한 분위기로 몰아가다 투리두가 마침내는 알피오를 끌어안고 귀를 물어 결투를 신청합니다. 이 장면은 영화에서도 빈센트(앤디 가르시아)가 조이 자자라는 양아치 건달의 귀를 화해하는 척하고 물어뜯는 장면으로 나옵니다. 아마 시칠리의 무슨 전통인가 봅니다.

알피오는 먼저 가고 투리두는 엄마에게 축복을 빌고 산투짜를 부탁하고는 갑니다. 음악이 점점 격렬해지고 한 여인이 비명같은 소리로 '투리두가 죽었다'를 두 번 외치고 나면 군중들의 비명과 함께 산투짜는 기절하고 비장하고 음산한 음악과 함께 막이 내립니다.



영화에서는 영화의 분위기에 맞게 오페라의 순서를 좀 바꾸어서 편집했습니다.

전주곡에서는 오페라극장의 외관 및 입구에서 사람들이 입장하는 장면을 보여주고 정작 오페라 시작은 시칠리아나 즉 테너의 노래부터인 것처럼 보여줍니다.

빠르고 경쾌한 음악으로 시작되는 알피오가 등장하는 장면과 배신자를 응징하러 가는 킬러가 타고 가는 기차가 달리는 장면이 교차되고 투리두가 알피오와 신경전을 벌이다 알피오의 귀를 물어서 결투를 신청하는 후반부가 앞으로 당겨져서 이 장면의 불안하고 음산한 음악을 배경으로 킬러가 활동을 개시하고 경호원과 대결합니다.

깊이 잠든 줄 알았던 교황이 서거한 것을 시중 드는 수녀가 발견하는 장면에서 부활제에서 산투짜가 부르는 '인넨지아모'가 시작하고, 독이 든 케잌을 먹던 알토벨리(서부극에서 악당역을 많이 한 배우 엘라이 월락)라는 늙은 마피아가 마무리 합창이 끝나고 후속반주가 조용히 끝나는 가운데 죽어가고, 이 모습을 오페라 글라스로 지켜보던 마이클의 여동생 코니가 조용히 혼잣말로 '편히 주무세요. 대부'라고 합니다. 이 장면들은 오페라의 음악과 기가 막히게 어울립니다. 그래서 제가 오페라의 이 부분을 특히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네요.

'투리두가 죽었다'라고 외치는 비명과 함께 곡이 끝나는 부분에서 나오는 빠르고 불안한 음악을 배경으로 총에 맞은 대주교가 계단너머로 떨어지고, 안경다리에 찔려 죽고, 건물아래로 목메어 매달린 배신자들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장면들이 끔찍하게 봐지지 않고 오히려 너무나 멋지게 보이니 원......

딸 메리가 총에 맞고 온 가족이 오열하는 장면에서부터 마지막곡으로 간주곡이 시작됩니다. 간주곡이 연주되는 동안 세월이 흐른 후의 늙은 알 파치노가 죽는 장면과 함께 간주곡이 끝나면서 영화도 마칩니다.



저에게는 음반으로는 카라얀과 시노폴리의 것이 있습니다. 이 음반들 구입전에 사실은 도밍고와 스코토가 출연했던 레바인의 음반(RCA)이 있었는데 표지사진 같은 희뿌연 음질에 실망하여 안듣고 있다가, (음질이) 진짜 그랬던가?하고 들어 보려고 찾아보니 지금은 어디 다른 곳에 가 있는지 안보이네요. 시노폴리의 음반은 공연을 보고 다시 들어보니 마음에 안 차는 부분이 있어 이건 어떨까 싶어 구입한 것이 그 유명한 카라얀의 음반입니다. 다행히도 카라얀 것은 그 부족했던 것을 채워주는 연주인 것 같습니다. 특히 산투짜역의 피오렌차 코소토가 아주 좋은 것 같습니다. 음질은 아무래도 시노폴리 음반이 디지털 녹음이라 다이내믹 레인지나 공간감의 표현에 있어 좀 낫습니다만 카라얀 음반도 충분히 좋은 음질로 여겨집니다.



혹시 이 두 오페라 공연이 있으면 한번 꼭 보러 가보시길 권합니다. 오페라 초보자도 상관없고 클래식 잘 몰라도 관계 없을 것 같습니다. 사실 이 오페라가 아니더라도 오페라공연을 가보면 음악만 듣는 것이 아니고 가수들의 연기를 보는 재미도 있기 때문에 의외로 흥미롭고 지루하지 않습니다.



끝으로 이토록 길고 산만한 글을 읽으시느라 수고하신 여러분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ps. 참고한 문헌은 중앙문화사의 세계명곡해설대전집입니다. 그리고 오페라 내용을 설명하고 중간중간 대사를 소개한 부분은 리브레토의 영역부분을 제가 번역해본 것이나 짧은 영어실력에 오역이 있을 수 있으니 양지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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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혁일 2005-08-19 10:45:44
답글

아 정말 대단하신 분이십니다. 음악을 전문적으로 사랑하시고 즐기시는 대단한 정력을 소유하신 것 같아서 리풀을 달지 않고 지나 칠 수가 없었습니다.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건강하십시요.

김윤식 2005-08-19 13:26:28
답글

잘 읽었습니다..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오늘 아침에 골라 갖고 나왔는데 이렇게 자세히 설명을 해주시니 감사합니다.. 레바인/도밍고/코소토 판입니다..^^<br />
저도 공연물 DVD가 있으면 보고 싶네요.. <br />
얼마전 재발매된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 팔리아치 합본의 영화DVD 매우 좋아합니다.<br />
옛날 영화라 화질은 별로인 것이 아쉽습니다.

박영진 2005-08-19 15:33:46
답글

잘 읽었습니다.. 그리고 매우 섬세하신 분이신것 같습니다.. <br />
저도 대부3를 감동적으로 보고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를 수도 없이 들은 적이 있습니다. 간주곡은 고등학교 음악선생님이 테입에 녹음해 주신 곡이었는데 제목을 몰라서 한동안 잊고 지내다가 바로 그곡을 들었을 때의 감동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br />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가 반가워서 한자 적고 갑니다...<br />

김경진 2005-08-19 17:12:58
답글

잘 읽었습니다.<br />
요즘은, 읽을 가치가 있는 긴 글을 써내려 갈 수 있다는 것이 하나의 축복받은 능력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br />
그리고 그런 글을 발견하고 단숨에 쫘악 읽어내릴 수 있다는 것이 살아가는데 있어 하나의 기쁨이기도 합니다.<br />
개인적으로 대부시리즈를 소장하고 시간날때 가끔씩 보는 편으로, <br />
어슬픈 액션영화와는 차원이 다른 명작이라고 생각합니다. ^^

황의환 2005-08-20 01:26:12
답글

댓글 감사합니다. <br />
김혁일님, 김경진님, 과찬이십니다. 예전부터 한 번 올려보고싶은 내용이었는데 글 올리기까지의 과정이 아주 힘들었습니다. 수정에 수정을 거듭한 끝에 이 정도밖에 안되네요. 이거 쓰면서 글 잘 쓰시는 분들이 정말 부러웠습니다. <br />
김윤식님, 레바인 반을 갖고 계시군요.^^ 실은 이 음반을 제대로 듣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도밍고야 그렇고 레나타 스코토는 어떤지 다시 들어보고 싶습니다. 찾아서 들어봐야겠네

morning3@dreamwiz.com 2005-08-21 00:01:11
답글

잘 읽었습니다... 대부3 OST 에 삽입되어 있는 헤리코닉 주니어의 보컬처럼 슬픈곡도 없더군요..

황의환 2005-08-21 23:45:38
답글

안녕하세요, 오영일님. Promise me.... 이렇게 시작하는 노래죠? 애잔한 곡입니다.<br />
대부3의 음악들을 떠올리면 영화 봤던 시절의 추억들이 아련히 떠오릅니다. OST 음반의 음질은 좀 그렇지만요.^^

ny42kim@hotmail.com 2005-08-23 21:40:07
답글

글 잘 읽었습니다. 소장용이란 단어에 떡 맞는 작품이죠. 다시봐도 새로운.<br />

이헌규 2005-09-02 01:03:45
답글

황의환님 메일드렸습니다.

황의환 2005-09-02 14:00:29
답글

이헌규님 죄송합니다. 전에 보내신 메일을 이제야 봤습니다.<br />
답신 보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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