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페이지로 시작페이지로
즐겨찾기추가 즐겨찾기추가
로그인 회원가입 | 아이디찾기 | 비밀번호찾기 | 장바구니 모바일모드
홈으로 와싸다닷컴 HIFI게시판 상세보기

트위터로 보내기 미투데이로 보내기 요즘으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실용주의관련 글...(펌)
HIFI게시판 > 상세보기 | 2010-03-20 11:49:33
추천수 0
조회수   2,408

제목

실용주의관련 글...(펌)

글쓴이

민경원 [가입일자 : 2006-06-05]
내용
꽤 오래된글이고,,장문이긴 하나,,읽으면서 하나도 지루하지 않을만큼 명쾌하고, 전문적 견해가 담긴 좋은글이라 생각되어..감히 허락도 없이 옮겨봅니다.

최근 실용주의관련 논란의 지리한 말장난에 지쳐있어서...(누군가가 열렬히도 궁금해하시는 실용주의에 대한 정의 또한 아주 알기 쉽고 명료하게 나와있슴다.)





스피커 앰프의 매칭이나,,기기에 대한 고민에 쩔어 계시는 분들은 도움이 될만한 글입니다...



이상 (펌)



저는 소위 오디오파일이라 말할 자격은 없는 사람입니다. 다만 제 스스로가 한때 녹음제작 일을했고, 그 이전 이후에도 업무관계상 녹음 또는 후반작업 현장에 들락거리며 이러저런 기기를 접할 기회가 좀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음악듣는걸 좋아하기에 조촐하나마 몇몇 시스템을 늘 곁에 두어왔을 뿐입니다.



그렇게 업무상 취미상 어느정도 세월을 보내면서, 오디오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녹음된 소스라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갖게 되었습니다. 일전에 이곳 어떤 글에 실제음과 녹음, 재생음에 대한 제 견해를 피력한 적이 있었습니다만.. 어쨌든 오디오 재생음의 퀄리티에 소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좋은 기기라도 녹음이 좋지않은 소스를 그럴듯하게 재생해주는 경우는 없으니까요..



스테레오 녹음의 가장 단순한 형태인 원포인트 2채널 다이렉트 녹음이라 할지라도, 사용하는 마이크의 지향특성이나 설치 위치 및 각도 등에 따라 소위 결과물의 정위감이나 음장이 조금씩 달라집니다. 녹음공간 - 스튜디오건 오픈세트건 - 의 잔향특성이나 구조가 영향을 미치는 건 두말할 것도 없구요. 후반 프로세스에서 엔지니어의 귀와 손길이 최종적인 질을 좌우한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일렉트로닉스 계열의 라인녹음일때는 소스상에서 뮤지션과 함께 사실상 실음을 '창조'해내는 격이 될 거구요, 어쿠스틱 녹음에서는 가정에서도 오디오를 통해 생생한 음을 즐길 수 있도록 최대한의 감각과 솜씨를 발휘할 것입니다..



그런데, 의외로 오디오 취미가지신 분들 중에 소스의 퀄리티를 뒤로하고 기기로만 고민하시는 분들 제법 보았습니다. 또는 소스가 좋아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그 퀄리티를 제대로 끌어내기 위해 늘 기기와 씨름한다는 분들도 있더이다. 어쨌든 그 고민의 핵심은 어찌하면 조금이라도 더 질높은 소리 또는 원하는 소리를 낼수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었고, 일반적인 해결의 방법론은 '매칭'으로 귀결되었으며, 결과적 행동은 끊임없는 바꿈질로 나타나더군요(바꿈질 자체를 잘못된 행동으로 말씀드리는건 아닙니다. 오해 없으시길).



어찌보면 "매칭은 오디오취미의 숙명"이라 할만합니다. 오디오를 첫구입하거나 업그레이드하려면 어쨌거나 뭐든 골라 서로 '짝맞춤'을 해줘야 소리가 나니까요.. 단 여기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가 문제가 되고 위 처럼 소리탐구에 대한 열정을 결부시킬때 가장 골치가 아파지는 것이겠지요..



운영자님께서 80년대 중반까지 '매칭'이란 말을 별로 들어보지 못했는데 이후 언제부턴가 유행하게 된것같다고 말씀하신걸 보았습니다. 제 생각엔 80년대 후반 ~ 90년대 초 우리나라에 일본의 모 유명 오디오지를 본뜬 몇몇 전문지가 창간되어 오디오 저널리즘이 생겨나면서 '매칭'의 유행이 더 거세어진 것 아닌가 싶습니다. (저도 어느 잡지를 창간호부터 폐간때까지 한번도 빼지않고 사보았습니다만..) 당시 흔한 특집기사 주제중 '장르별 베스트매칭 탐구' 또는 '가격대별 베스트 매칭' 같은 것이 있었고, 새로 수입된 제품들 상당수가 이리저리 조합되어 등장하곤 했었지요.. 어쨌든 지금처럼 정보 접근이 쉽지 않았던 시절에는 처음 오디오에 흥미를 갖기 시작하거나 취미에 빠져있는 분들께 그런 저널만큼 욕구과 궁금증을 해소시켜줄 창구가 달리 없었고 따라서 당연히 그 내용이 - 옳던 그르던 - 많은 분들께 엄청난 영향을 행사하였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물론 오디오에 매니아라면 누구나 멋진 기기들에 대한 동경이 있을 겁니다. 브랜드에 대한 소유욕, 디자인을 보고 뇌리에 이는 강렬한 화학반응.. 그리고 무엇보다도 소리에 대한 환상. 이 브랜드의 저것과 저 브랜드의 이것을 조합한다면 얼마나 멋진 소리가 날까? 또 다른 조합이라면 어떨까? 수천, 수만가지 매칭이 가능하니 역시 오디오는 어려워..



제 경우 오디오가 어렵다고 느껴지는 것은 매칭마다 소리가 오묘하게 달라져서가 아니라 나의 기준과 내가 원하는 것이 뭔지 잘 모를 때가 그렇습니다. 귀가 간사한 것인지 취향이 코스모폴리탄적인 것인지, 소리듣기가 아침과 저녁이 다르고, 기분따라 다르며, 음악따라 달라지기도 합니다.. 때로는 이 정도면 충분해 하다가도 어떤 기기를 본 순간부터 열병을 앓기도 합니다. 암튼 내가 좋아하는 소리는 어떤 것이고 오디오 기기에 대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점차 알아나가는 일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사람마다 주관이 다르고 기호와 여건이 틀리므로 각자 내 취향은 이런거야 하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 그렇게 나름의 취향을 세우고 욕구를 구체화하여 그에 어울리는 대상을 추구해가는게 분야를 막론하고 취미생활의 근간이 되겠지요.



제가 이곳 실용을 매우 유익한 사이트로 보는 이유는 바로 그렇게 취향과 욕구를 다듬어 취미생활을 영위해 가는데 '객관적사실관계를 바탕으로 합리적 접근을 할 수 있도록 도움 주는 곳'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객관적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정보를 준다는 점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이는 일단 그렇게 하는 곳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이곳 공부란 등에 운영자님께서 써놓으신 내용은 갑을 논하고 을로 박할 수 있는 '주장'이나 '의견'의 성격이 아니라 오디오가 만들어지고 동작하는 과학적 원리와 그에 따른 일반적 사실에 관한 것들입니다. 흔히 알기쉽게,



<일정기준 이상 제대로 만들어지고 정상작동하는 TR앰프들은 기본 성능 - 증폭기능 - 의 차이가 없으며 청감상 음질을 구분하기 어렵다.(블라인드 테스트의 결과 역시 이를 나타낸다) 그래서 어떤 스피커에 대해 어떤 특정 앰프의 매칭이 더 좋다는 것은 별 의미 없으며, 케이블 등에 따라 소리가 바뀐다는 것도 근거가 없다..> 등이 될 겁니다. (--- 이부분에서 그렇담 일정기준 이상 앰프란 도대체 무엇이냐 기종을 가르쳐달라는 분이 출몰 하시겠군요.ㅋ.-글 옮긴이---)



이는 내가 들어보니 이렇더라는 '주장'이 아니라, 과학적 사실관계를 말하는 것이며 가정용으로 양산 판매되는 하이파이 기기를 일반적으로 사용할때 해당되는 상식적인 수준의 이야기 입니다. 실용에 반론을 주장하시는 분들중 가끔 볼 수 있는사례가 음압낮은 스피커의 앰프따른 저역제동이나 임피던스 낮은 스피커에 대한 앰프의 드라이브 능력 같은 것들입니다. 이런 사항들이 실용에서 설명하는 오디오 원리의 '반증사례'라고 생각하여 주장하시는 것입니까?



마틴로건 스피커는 잠간씩밖에 들어보지 못했습니다만, 아포지의 신틸라는 좀 들어본적 있습니다. 꼭 신틸라가 아니라 할지라도, 극단적으로 임피던스가 낮거나 음압낮은 스피커에 댐핑 10 이하 지극히 출력이 낮은 앰프를 물릴때와 40~50 이상의 댐핑에 적정 출력의 앰프를 물릴때와.. 봐라 무슨 차이가 있냐! 재생음에 전혀 차이가 없잖아? 실용은 이런 말 하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분 말처럼 국민체조하던 PA사운드와 홈 오디오 재생음이 같다고 얘기한적 없고, 칠석 라디오도 하이엔드라고 표방한 적이 없어요.. 실용은 상식을 이야기 합니다.



그럴진대, 이곳 운영자께서 "위의 오디오공부 다 지우고 그냥 미니콤포면 된다고 해라.." 또는 "앰프 음질-음색 차이도 모르면서 운영자랍시고 앉아있는 꼴이 우습다"와 같은 말을 들을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봅니다.(의사전달을 떠나 기본 예의에도 어긋나는 표현들입니다. 지킬것은 지키면서 얘기해야 겠지요..)



이런 말씀 하는 분들은 실용의 내용이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못하거나 논리적 주장을 펼칠 근거나 자세를 갖추지 못한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과학적 원리를 바탕으로한 일반적 사실관계에 대해 반론을 편다면, 마찬가지로 내 귀나 내 시스템에서는 그렇게 안들리더라 하고 우길게 아니라 객관적으로 왜 그렇지 않은지 과학적 근거와 실험결과를 제시해야 할 것입니다. 오디오가 만들어지고 작동하는 전기적 물리적 원리상 이런 이유로 이렇게 달라진다고 설명하시면 되구요. (불행히도 이런 종류의 논전은 이곳에서 본 적이 없습니다..)



더구나 많은 분들이 이곳에서 뭔가 배우고 도움을 얻고 재미를 느끼면서도 그 의미나 표방하는 바를 해석하고 받아들이는데 몇가지 오해가 생겨나는 것 같습니다. 여기가 무슨 조직이나 종교단체가 아니다보니 구체적인 '행동강령'이나 '계율'이 명문화되어있지 않아서일까요? 이를테면 "실용은 최대한 싼 기기를 사용하여 좋은 음을 얻는 것" 이라든지 "비싼기기를 쓰는 것은 실용정신에 위배되는 쓸데없는 짓"이라든지 심지어 "얼마 이하는 실용기이고 그 이상은 아니라고 구분해야 한다"든지.. 방향을 좀 달리하면 "실용의 내용은 알지만 소리를 받아들이는건 개인의 주관과 심미안이 관계되는 것이므로 과학의 잣대로 객관화 시킬수 없는 부분"이라든지..



제가 알기로 운영자께선 위와 같은 취지 - 쌀수록 실용 - 의 발언을 한 적이 없으며, "그대의 심미안과 느낌은 과학으로 잴수없는 것이므로 잘못된 것이니라" 고 말씀한 적도 없습니다. 운영자께서 말씀하시는 것은 취미를 하더라도 "사실을 제대로 알고 각자 쓰임새에 맞게 하자"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굳이 '실용論' 또는 '실용觀'이란 말을 쓴다면 저는 "쓰임새에 맞게"라는 점이 그 론 또는 관의 핵심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위에서 말한 다른 표현으로 바꾼다면 취미를 할때 각자의 "취향과 욕구에 맞춰"가 되겠지요.. 이점에 관해서는 일전에 현재덕 님이란 분께서 또 최근에 김현우 님이란 분께서 잘 설명해주신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두 분 실명 거론하여 죄송합니다. 누가 된다면 사죄드리겠습니다)



물론 취미엔 왕도가 없으므로 어떻게 하든 자유입니다. 그걸 뭐라 할 사람도 없습니다. 개인의 느낌을 얘기하는 걸 누가 말리겠습니까. 이러이런 이유로 난 이 기기를 좋아한다하면 어떻습니까. 그러나 내 느낌과 욕망이 이렇다라는 것과 과학적 사실이 이렇다라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이야기입니다. "실용의 내용은 인정하지만 내가 받아들이는 느낌과 주관적 인지지각은 과학으로 전부 해석할 수는 없다" 바꾸어 "객관적 재생음은 존재하지만 받아들일때 다 다르게 들린다"는 말씀이 '실용론'에 대하여 무슨 의미를 지니는 것입니까? (이런 경우 블라인드 테스트를 해보면 되는 건가요?) 운영자께선 그런 개인 느낌이나 주관을 배척하거나 인정하지 않은 적이 없는걸로 압니다. 느낌과 인지지각을 100프로 객관화할수 없으므로 실용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주관과 느낌을 객관화하려는게 오히려 문제겠지요..



아는분 중 단칸지하셋방에 살면서 억대의 기기를 갖춘분이 있습니다. "이들이 곧 나의 생활이요, 가족이다" 이야기합니다. 할말 없습니다. 그러나 "이게 내 형편에 맞는 기기들 보다 소리가 훨씬 좋아서"라고 말하면 해줄말이 생길겁니다. 누군가, 내가 이렇게 시스템을 구축한 것은 경제여건안에서 보기도 좋고 가격 발란스도 맞고 소리도 맘에 들어서 라고 말하면 그렇군요 좋습니다 할 수있습니다. 그러나 이 기기에 저 기기가 성능상 최적 매칭이기 때문에 라고 말하면..글쎄요..



취미생활하는데 자신의 취향과 욕구를 구체화시키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목적을 이뤄가는데 시간과 물질적 허비를 줄일 수 있을테구요. 이를테면, 오디오 시스템에서 재생음 성향에 가장큰 영향을 미치는게 스피커라는 사실을 알면 좋아하는 취향의 소리를 찾는데 도움이 될겁니다. 하이파이 앰프간 성능과 음질 차이가 거의 없다는 걸 알면 앰프의 구입기준을 세울때 도움이 될겁니다. 각자 취향 또는 사용목적따라 디자인이나 내구성이나 사용편의, 인테리어와의 조화 등 기준을 세우면 되겠지요.. 음질은 차이가 없더라도 디자인에 홀딱반해 저거 아니면 안돼! 라고 결정봤으면 돈 더주고라도 원하는 걸 사면 됩니다. 여건이 된다면 더 비싼걸 구입할 수도 있을 겁니다. 기천만원하는 소위 '하이엔드' 기기를 형식승인 필요로 하는 수입전자제품으로서는 아니더라도 그 재질과 디자인과 만듦새 및 희소가치를 일종의 예술품으로서 인정하고 구입한다면 만족할수 있을 겁니다. 내가 오디오에 바라는 바가 디자인이라면 거기에 맞추면 되고, 브랜드에 대한 소유욕 또는 장인정신에 대한 신뢰라면 거기에 대상을 맞추면 됩니다. 반면 외관에 신경쓰지 않는다면 흠집이있더라도 저렴한 중고를 구입하면 될겁니다. 작업장에서 하루 온종일 일주일 내내 틀어야 한다면 내구성 뛰어난 프로용기기를 고를수도 있을 겁니다. 내 욕구가 뭔지 파악하고 거기에 맞게 대응하는 것. 각자 쓰임새에 맞게 하는 것. 그것이 실용이라 봅니다.



그래도 많은 분들이 매칭을 얘기하고 심미안을 말씀하실 겁니다. 그것이 재미요 취미의 본질인 것을 어쩌란 말이냐.. 다 좋습니다. 하지만 그 재미와 심미안을 바탕으로 실용의 방향이나 내용을 수정하거나 이런것 좀 고치라고 요구하실때는 다시한번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실용이 무엇을 말하는지.. "다들 제한된 여건에서 오디오 생활하는데 조금이라도 매칭이 나은 제품이 있다면 그런 최적의 조합을 찾아내고 추천해 주는게 진정 실용의 할일 아니냐"고 말씀하는 경우를 종종 보았습니다. 제가 아는한 실용은 그럴 수 없습니다. 실용이 아니라 실용의 할애비라도 그렇게 해드릴수가 없을 겁니다.. 각자 도움을 얻고 선택은 스스로 알아서 하는 거지요..



제 개인적 경험과 느낀점 몇가지만..



녹음 스튜디오가 하이파이의 모든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어쨌든 오디오의 '소스'를 만드는 곳이므로 그곳의 모니터 음이 오디오 재생음을 논하는 한 예가 될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니터링 음을 기준으로 믹싱하고 프로세싱하고 마스터링하고 최종적으로 소스를 만드니까.. 그런데 그곳 사운드 엔지니어들 중 모니터 스피커와 앰프 시스템 등의 <매칭>에 신경쓰고 그 차이를 명확히 구분하고 활용하여 모니터링에 반영하는 분은 못보았습니다.. 그들이 매칭의 개념을 몰라서..? 알지만 기기 구입비용이 없으므로..? 비용이 있어도 귀찮으니까..? (다는 아니겠지만 대체로 일반인들보다 귀가 정확하고, 오디오/음향이론에 밝으며, 사운드에 대한 확고한 주관을 지닌 분들입니다)



어느분 말씀대로 <소리(=재생음)는 기기의 음질 + 음색 + 출력 + 상성..의 매칭에 의해 완성되는 것>이고, 당연히 '매칭'이 <재생음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면 스튜디오의 시스템은 보다 좋은 매칭을 향해 수시로 변하고, 가격대로도 가정용 하이엔드에 육박하거나 훨씬 상회하거나 신경안쓰고 궁극을 찾아야 겠지요.. 녹음의 기준을 세우는 모니터 시스템이므로.. 그러나 어인 일인지 스튜디오에서는 스피커와 앰프와 케이블 등과의 <매칭>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스튜디오에서 접해본 스피커 중 니어필드용으로 여전히 야마하 NS-10M과 새롭게 제네렉 1030, 1031이 많고, 풀 레퍼런스 또는 빌트인 시스템으로 고전적인 JBL 43/44..시리즈나, 탄노이 DMT 시리즈, 웨스트레이크 BBSM 또는 레퍼런스 시리즈, B&W, 역시 제네렉.. 요즘에는 ATC나 PMC도 많이.. 방송쪽 조정실은 여전히 BBC(로.하.스)류도.. 쓰입니다. 이들은 각기 크기, 구조, 스펙이 틀리고 조금씩 다른 음성향을 보이겠지요.. 그런데, 모니터링용 앰프는 의외로 다양하지 않고 컨슈머용 하이엔드에 비해 그다지 비싸지도 않습니다. 예로 우리나라의 경우 주로 크라운/암크론이나 하플러 등이 많이 쓰이고.. 마치 업계 스탠다드처럼..(물론 시장 및 유통구조와도 관련 있지만) 한편 북미지역은 브라이스턴이 대세..



전 탄노이DMT와 웨스트레이크가 좋다고 느끼는데 여기에 크라운의 한 앰프를 물릴때와, 다른 회사 예를 들어 크레스트나 알레시스의 다른 제품을 써서 모니터링을 하면 재생음이 많이 달라질까요? 엔지니어가 들어서 느낄 수 있게..? 고음이 더 쭉 뻗거나 저역 제동이 더 잘되거나 못되거나 하는 걸까요? 아예 가정용 마크레빈슨을 쓰면 어떨까요?(실제 스튜디오 모니터링 시스템에 구형 마크레빈슨 쓰는 분도 보았습니다..) 음이 또 확 달라질까요? 해상도가 증가하며 고급스럽게..?



외국의 모 유명 스튜디오 입니다만, ATC의 SCM20을 메인 모니터로 하고, NEVE 8088콘솔에 선재는 몬스터류로 통일하고, 파워앰프는 브라이스턴 4BPNB를 썼습니다. 브라이스턴 말고 다른걸 쓰면 어떨까요? 아, 혹시 SCM20에는 4BPNB가 '최적 매칭'이기 때문에 그렇게 한 걸까요? 수많은 파워앰프와 선재를 비교 매칭하여 재생음을 분석하며 "이 정도면 우리 스튜디오의 명예를 걸고 녹음시의 기준으로 삼을만하다!" 라고 그곳 치프엔지니어가 결정을 내려서 그렇게 된걸까요?



미국분으로 일본에서 녹음제작가로 활동하는 분이 있는데 - 고음질 CD로 제법 유명한 레이블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 주로 원포인트 녹음을 취하는 단순한 방식으로 작업하지만 그 녹음기술이 매우 뛰어나고 소스 퀄리티가 탁월하다고 느꼈습니다. 그 분의 레퍼런스 모니터는 고가의 스택스 헤드폰입니다. 여기에 CDP를 연결하여 결과물을 모니터링 합니다. 어떤 CDP를 쓰느냐는 별로 신경쓰지 않습니다.. 튼튼한게 좋답니다..



물론 스튜디오에서 고출력 앰프를 주로 쓰고, 또 고가의 ADC/DAC나 선재를 사용하는 경우 있습니다만, 그것은 매칭에 신경쓰고 상성따라 재생음질이 더 좋아져서가 아니라, 프로 작업장으로서 어떤 환경에든 대응하고 혹시라도 모를 에러를 최소화 하자는 차원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신호경로의 단순화와 접점의 최소화에 따른 순도높은 음'을 선호하시는 분께는 스튜디오 음은 들어주기 힘든 음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가정에 비해 결선은 훨씬 복잡하고 길며 신호경로와 접점 역시 마찬가지. 수많은 파라메트릭 이큐가 달린 콘솔의 음은 도대체..#$%@^&*$%^..



어쨌든 프로용 기기는 가정용 하이파이와 별도의 성향이나 특이 스펙을 지니는게 아니라 같은 전기/물리 이론에 의해 만들어지고 작동됩니다. 단 내구성과 장시간 일률작동성을 더욱 추구한다는 점은 있겠지요.. 그런데 스튜디오 모니터용 앰프가 고유의 <음색>이 있다거나 어떤 스피커나 선재와 특별히 <상성>이 좋지 못하여 재생음이 달라지거나 이리되면 참 곤란하겠지요? 파는 사람 입장에서나 쓰는 사람 입장에서나.. 녹음제작가는 매우 헛갈릴 것입니다. 어떤 스피커와 앰프 및 선재를 써서 어떻게 매칭해야 최고의 사운드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 매칭따라 음이 바뀌는데 어떤 음을 기준삼아 녹음을 진행하는 것이 좋을까.. 최적 매칭을 찾지 못하고 녹음하여 결과물을 낼때 욕먹지는 않을까..?



그러나 그런 앰프나 선재에 사람이 들어 느낄만한 고유 <음색>이나 일률성을 갖는 서로간 <상성> 따위는 이론상으로나 현실상으로나 의미가 없기 때문에 그렇게 고민하는 엔지니어는 못보았습니다. 그저 일정 증폭작용을 하는 튼튼한 앰프로 모니터링을 하면서 자기 귀를 기준삼아 주관대로 녹음을 하지요.. (녹음할때도 자기 귀와 주관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렇게 완성된 소스에는 여러악기 소리가 한데합쳐 이루어진 하나의 파형이 전기적 신호로 기록되고 소스기기는 이 신호를 읽어 앰프로 보내고 앰프는 그 출력 파형을 충분한 전압으로 증폭시켜 스피커에 전달하며 스피커는 각 유닛의 물리적 운동을 통하여 들어온 전기 신호를 소리로 변환합니다. (이때 신호를 손실없이 읽어내는 능력은 기기간 별 차이 없으며 그 신호를 들어서 알수있을 정도의 파형의 왜곡없이 그대로 크게 키우는데 앰프간 능력차이가 없다. 단 스피커는 앰프에 비해 왜곡이 크고 상대적으로 각각의 특색차이가 있으므로 참고하라는 정도가 실용의 권장사항 비슷하게 될겁니다)



그렇다면 흔히 얘기되는 <매칭론>을 인정하되 현실적으로 대부분 녹음 제작가들이 매칭에 별 상관없이 작업한다고 할 때, 오디오 애호가들은 <매칭>에 신경 안쓰는 사람들이 제작한 소스를 가지고 <매칭>을 통해 '하이피델리티'를 이끌어내야하는 기이한 운명에 처한 셈이로군요.. 일종의 파라독스..?



아니면 매칭을 통해 소스에 수록된 정보 이상의 오묘한 분위기와 품격을 이끌어내거나 또는 매칭으로 미묘하게 수록음을 착색하거나 왜곡시켜 취향대로 즐기거나..



여러분의 생각하는 좋은 오디오 소리란 어떤 것입니까..? 흔히 말하는 '원음'? 아니면 소스에 수록된 신호 그대로에 충실한 음? 또는 수록신호 이상/이하의 그 무엇을 합치거나 빼서 내 귀에 쏙 맞게 조절한 맞춤음?



취미이기에 무엇이든 가능합니다만, 취향 내지 느낌을 객관적 사실과 혼동하거나 남에게 강요하듯 하는 것은 곤란하겠지요. 또한 남에게 생각이나 사고방식을 바꾸라고 하려면 먼저 상대방의 사고와 관점이 무엇인지 정확히 이해하고 해야겠지요.. 실용은 오디오 업계를 지배하려는 야욕에 불타는 광기어린 과학자 집단도 아니고, 무슨 오디오 취미세계의 천년왕국 건설을 꿈꾸는 종교집단도 아닙니다. 모두의 취향과 욕구를 하향평준화시키려는 음모를 지닌 비밀결사는 더더욱 아니구요. 그저 오디오 생활을 즐겁고 합리적으로 할 수 있도록 기초 원리와 도움되는 정보를 알려주는 사이트, 보다 많은 사람들이 오디오의 즐거움을 알고 건전하게 즐길 수 있게 되길 바라는 사이트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근래 오디오업계의 지나치게 허황된 논리와 상술에 가끔씩 반감을 드러내 보이긴 하지만..^^



암튼 오디오때문에 너무 골치썩지는 마시고, 다들 좋은 음악 많이 듣고 행복하시길. 아울러 추석연휴 건강히 잘 보내시길 빕니다..



긴 글 죄송합니다.

추천스크랩소스보기 목록
이형상 2010-03-20 12:18:30
답글

좋은 글 감사합니다.<br />
<br />
천천히 줄 그어가며 읽었습니다.<br />
개인적으로 상당부분이 저의 입장과 일치하는 군요

이종남 2010-03-20 12:23:05
답글

실용이라는 말이 시작된 것은 상당히 좋은 취지였습니다.. 저도 충분히 오디오를 한 상태에서 실용을 접했는데. 상당부분 공감이 되더군요.. 대부분의 공업규격에 맞는 오디오는 구분하기 힘들고 또 대부분이 청자는 오디오를 구분 못한다..<br />
<br />
그런데 변질이 되니까 문제지요.. 그 대부분이 모두로 변해버리고 .. 게다가 이런 사이트는 대부분에 속한 사람들이 주로 오는데가 아니고 대부분에서 빠지는 사람들이 주로 모이는 공간이라..

민경원 2010-03-20 13:03:25
답글

그리고 정작 본인이 실용주의자라 자처 하시는 분들도 잘못 이해 하고있는 부분이 있더군요..<br />
<br />
-고가와 저가의 앰프간 소리의 차이는 거의 없으나 존재하긴 하며, 전문가의 청취환경에서는 아주 미세한 차이로 알아낼수 있다.<br />
<br />
- 고가와 저가의 앰프차이가 있긴 있고 알아챌수는 있으나, 그 차이가 미미하여..차라리 그돈으로 스피커를 바꾸는게 실용적이다..<br />
<br />
-무조건 싼 기기를 쓰

정경호 2010-03-20 13:40:26
답글

예전에 실용오디오에서 읽은 글이군요. <br />
<br />
저글이 화제가 되면서 야마하 NS-10M이 품귀 현상이 발생하기도 하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br />
<br />
스튜디어에서 검청용으로 이용하는 것은............그 녹음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가려내기 위한 말 그대로 검청용 입니다. <br />
즉 음악 감상을 위한 것이 아니란 말이죠. <br />
그러니 앰프나 선재에 신경 쓸 이유가 없지요. <br />

임영균 2010-03-20 14:57:11
답글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br />
상당부분 공감하게 되고, 취미일 뿐이라는것에<br />
백번도 더 공감하게 됩니다. 취미로 스트레스<br />
받아서는 안되겠지요 ^^

이웅현 2010-03-20 16:43:43
답글

'현실적으로 대부분 녹음 제작가들이 매칭에 별 상관없이 작업한다고 할 때, 오디오 애호가들은 <매칭>에 신경 안쓰는 사람들이 제작한 소스를 가지고 <매칭>을 통해 '하이피델리티'를 이끌어내야하는 기이한 운명에 처한 셈이로군요.. 일종의 파라독스..?'<br />
<br />
이부분은 그렇게 온건하다고만은 할수없군요..<br />
<br />
분명 재생음이란건 곧 녹음이 좌우하는것이죠.<br />
<br />
이 글보니 더 알수없어집니

이웅현 2010-03-20 17:07:49
답글

그리고...오디오의 매칭이 감상자의 고막까지이르는 최적의 양질의 재생경로를 찾는것임을 생각한다면. <br />
녹음제작가가 마스터테이프에 이르기까지의 경로에 매칭을 신경쓸필요없다...라는것도 좀 아니지않나요? <br />
<br />
마스터 테이프에 이르는 경로라고하지만...그 또한 아날로그 레코딩시절이든 디지털레코딩이든 최초는 마이크에서 출발할텐데 콘솔에 이르기까지만 해도 매칭이라는게 관계있을법한 변환기들을 거칠텐데요.. <br />

김영석 2010-03-20 20:03:16
답글

예전에 한번 읽었던 글이네요.. 좋은 글입니다. <br />
<br />
특히나.. <br />
"..취향 내지 느낌을 객관적 사실과 혼동하거나 남에게 강요하듯 하는 것은 곤란하겠지요..." <br />
이 부분... 너무도 공감합니다.

  • 광고문의 결제관련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