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은 혹시 이런 생각을 해보신적이 있는가?
내 지갑안에 있는 천원짜리 혹은 만원짜리 지폐는 과연 누구의 손을 거쳐 나에게로 왔을까라는 생각. 이효리의 손을 거쳐, 동네 떡볶이 아줌마의 손을 거쳐, 재벌의 호주머니를 거쳐 지금은 나에게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예전에 Where's George.com 이라는 사이트가 있었다. 이 사이트는 내가 있는 지갑에 있는 지폐의 일련번호를 자발적으로 입력하고 그 다음 사람이 또 입력하고, 해서 내가 가지고 있던 돈이 어느 지역을 거쳐 어디까지 가고 있구나를 확인할 수 있는 사이트였다.
나 스스로 아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는 내 기기들은 과연 어떤 사람들의 거실에서 혹은 방에서 그들을 웃게 하고 즐겁게 하고 쉬게 하다가 지금은 나에게 와서 나에게 기쁨을 주고 있으며, 또, 어떤 사람에게로 가게 될까라는 생각을 가끔한다.
그래서 기기들에 꼬리표를 붙여주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잠시 해봤다. 구글맵같은 것을 활용해서 내가 사용하던 기기가 마음 좋으신 부산분에게 시집갔다가 또 광주로 갔다가 다시 서울로 오고, 하는 이력이 남길 수 있다면, 아, 한때는 나에게 즐거움을 주던 아이가 이제는 누군가에게 또 즐거움을 주고 있겠구나 생각하며 잠시 흐뭇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잘만 활용하면 요즘 같이 부적절한 방법으로 이익을 취하려는 나쁜 사람들에 대한 방어책으로 활용도 가능할 것 같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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