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결이 더 좋다는 추천에 벌크로 산 케이블이 오늘 도착했습니다.
그간 제가 문의 한 결과로 피복을 벗기는 데 쓰이는 방법은 이렇습니다.
1. 니퍼로 적당히 힘 줘서 훑는다.
2. 디페인트 용액을 쓴다.
3. 일반 문구용 칼을 세워서 긁는다.
4. 섬세하게 칼집을 내 전체적으로 구부리면 뚝 떨어져나간다.
5. 불로 지져서 녹은 코팅제를 닦아낸다.
6. 사포질.
제 마음을 확 잡아 끄는 건 4번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왜 안되는 걸까요... ㅠㅠ
처음에는 섬세하게가 아니라 소심하게 그러다 점차 대범하게 칼집을 내보았는데도 결국 실패... ㅠ
그래서 칼로 긁어봤습니다. 점퍼 케이블까지 이 짓을 16번 해야된다는 데에 격분.
또 포기... ㅡㅡ
그래서 가스불에 급기야 케이블을 굽기 시작합니다. (살짝 불로 지져서 닦아내는 편이 도체 손상이 가장 적다고 하는군요) 그런데 이노무 코팅제는 녹지도 않습니다. ㅠㅠ
니퍼로 긁어도 봤지요. 그런데 이미 제 케이블은 이리저리 구부러진데다 니퍼로 긁다가 도체 적나라하게 손상. 또 포기... ㅠㅠ
디페인트 용액은 돈 들어가는데다 도체 손상이 적잖이 우려되는 바 일단 패스.
그럼 남은 건 사포질 밖에 없는 듯 합니다.
아, 된장. 어렸을 때부터 손재주 없기로 유명한 저였습니다. 그런 놈이 이 짓을 하고 앉아있으니 참 가관이네요... ㅡㅡ
여지껏 케이블 항상 직결로 썼습니다. 선 꼬아서 구녕에 처 넣으려고 고생할 때마다 다음에는 내 꼭 단자 있는 걸로, 제대로 있는 걸로 사서 이 고생 면한다! 라고 다짐했건만... 내 귀가 단자체결과 직결을 구분할 수 있을 정도의 황금귀도 아니건만...
케이블 길이는 망친 앞대가리 잘라낼 수록 점점 짧아지고...
안티케이블 홈피에 우리 케이블은 길이가 달라도 상관없습니다 라고 써져 있는 말을 믿어야겠지요... (아님 다 길이 맞추거나, 다시 ㅡㅡ)
대체 얼마나 좋으려고 이러는 걸까요...
혹 안티케이블 벌크로 사시는 분들. 꼭 당부드리고 싶은 말씀은 선 제대로 펴서 사용하시라는 겁니다. 저 멋모르고 말려 있는 거 걍 잡아 뺐다가 선재 완전 울퉁불퉁해졌습니다. 연줄 펴듯 살살 피면 된다네요. (어떻게 펴는 건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구입 전 확인 필)
내일 사포질 할 생각하니 벌써부터 짜증납니다. 눈 앞에 케이블 놓고도 못듣는 이심정. ㅠㅠ
돈 많이 벌어 킴버 12tc WBT 단자 얼렁 써야지, 안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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