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동네에 양복점이 참 많았죠. 졸업, 입학식 또는 취업하면 양복 한 벌 가봉하는 게 일종의 의식이었습니다. 그 시절의 오디오도 제대로 나온 기성품들이 많지 않으니 고수가 되기 위해서는 자작, 수리, 계측 등은 기본이었습니다. 근데 요즘도 이런 관성 때문이지 좋은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뭐든 자작하고, 튜닝에 노심초사하는 것을 당연시 여기는 듯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돼먹지 않은 소리 나는 앰프나 스피커 자작하고, 튜닝 한다고 애쓰지 마세요. 좁은 공간에서 케이블 가지고 뭐 어떻게 해보려고 애쓰지도 마세요. 여러분 취향에 잘 맞는 앰프 하나, 스피커 하나, 소스 H/W 또는 S/W 하나면 문제의 상당 부분 한 방에 해결됩니다. 그게 불필요한 삽질과 기회비용의 낭비를 피하는 겁니다. 내 몸에 맞는 기성복(기기)이 널려 있는 데 뭐 하러 스스로 패턴 뜨거나 얼뜨기 재봉사에게 맡깁니까?
몸이 지나치게 비대하거나 왜소한 것처럼 취향이 인구 1%이하에 속하는 틈새시장은 예외로 합니다. DIY가 취미인 분도 예외로 합니다.
게다가 오디오는 과학이나 기술이 아니라 예술에 가깝습니다. 각론에서 모조리 패해도 총론 즉 결과적 소리가 좋으면(자신의 귀에) 이기는 거고 그게 궁극의 목적입니다. 옷감 좋고, 바느질 최고에 패턴 깔끔하면 뭐합니까? 내 몸에 안 맞으면 그것으로 쫑입니다.
해서 좋은 것과 그 과정에서 기회비용이 낭비되는 것은 전혀 다른 얘기죠.
물론 알아두어서 반복적으로 사용가능한 DIY는 당근 필요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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