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머리를 깎아야하는데 ,손님이 밀려서 오후에 깎아야한답니다.
갑자기 시간이 어중간하게 남아서 ,무얼할까 생각하다가 ,중앙동 샾에 가보기로 합니다.
얼마전에 봐 두었던 뮤피 앰프 시디 세트가 안 팔리고 잘 있을까?
돈을 더 모아 내가 살 때까지 안 팔리고 있어야 할텐데.하는 마음으로요.
지하철을 타고 가며 이런 생각이 나네요.
도올 김용옥 선생의 글 중에, 앞마당에 기르는 암탉 "봉혜"이야기.
닭들도 성격이 제각각이랍니다.
봉혜는 조신하고 단호하고 헌신적이라서, 병아리들에게 몸에 좋은 걸 저 안먹고
다 갖다 주어, 자신은 벼슬이 축축하고 바싹 야위어 갔답니다.
그렇게 헌신적이던 "봉혜"가 병아리 나온지 47일 째에 갑자기 돌변하여 ,
새끼들이 가까이 오면 사정없이 쪼아대어, 근접을 못하게하더랍니다.
그래서 자신의 몸만 돌보아, 원기 왕성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 남자 가장들도 가정을 위하여 한몸 바쳐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온갖 스트레스
받아가며 열심히 일해 왔지만 ,어느 한 순간 자신을 돌아 보면 ,
'나 자신의 삶은 무언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지요.
저도 봉혜처럼 나 자신도 좀 위하고 살아야겠다는 합리화로, 비상금과
집에 있던 기기들을 팔아서, 뮤피를 사야겠다고 다짐합니다.
물론 집사람도, 나중에 잘살아 보자고 저리 고생하는 바를 모르지는 않지만,
인생이란 이리 빨리도 지나가는 허무한 것이라, 음악듣는 소중한 나만의
시간에 투자를 하자는 각오로 ,결국 벼르고 벼르던 사고를 치고야 말았습니다
뮤지컬 피델리티 FCD, F22, FX세트로 음악을 들으니 역시 좋은 소리군요.
음악적이고 대역이 넓고 ,스테이지가 큽니다.
다음에 집 사람에게 더 잘하겠습니다. 용서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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