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장터에서 고물 사기를 좋아합니다. 특히 소*전자 장터에 가면 소위 고물업자 분들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한꺼번에 내놓는 물건들이 있고 가끔은 호기심에 써보지 않았던 기기들이 나오면 가격 불문하고 사곤합니다. 그리고 뜯어보아야 직성이 풀리곤하지요. 특히 옛날에 나온 작은 사이즈의 앰프들에 관심이 많이 있던 차에 금성에서 나온 이 앰프를 구하게 되었습니다. 사진한번 보시지요.
바로 이놈입니다. 풀사이즈의 앰프보다는 좀 작은 중간 사이즈이지요.
밑에 있는 테크닉스보다는 큰편이고요.
일단 구입해서 소리를 들어보니 역시나 고물은 고물이더군요. 한쪽이 안나오고 셀렉터는 말 잘안듣고... 오래 방치된 고물앰프들의 전형적인 증상입니다.
생산연도가 18(9)83년도에 나온앰프입니다. 내부를 뜯어보았습니다.
특이한것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바론 이른바 캔tr이 출력석으로 쓰였더군요.
자세히 보니 미제모토롤라 출력석과 드라이버tr역시 모토롤라tr이었습니다. 에로이카 구형 일부 기종을 제외하고는 일제tr소리에 익숙해져 있던 차에 어떤 소리가 나올지 궁금해지는 순간이더군요.
다음은 소리를 제대로 나오게 만드는 일이 남았습니다.
릴레이가 고장이더군요. 하지만 지금은 단종된 형번의 릴레이라서
요즘 쉽게 구할 수 있는 범용 릴레이를 변형시켜서 장착했습니다.
다음은 입력단의 입력 커플링러시아산 콘덴서로 갈아주었습니다.
일단 원기기가 어떤 소리를 들려줄지 궁금해서 이정도로 작업을 마치고 소리를 듣기로 했습니다. 처음 하루는 그저 그런 소리가 나오더군요. 하루 종일 라디오틀어 놓았습니다.
다음날 집중해서 소리를 감상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소리결이 기존에 듣던 국산 빈티지 소리와는 다른 톤의 소리를 들려주더군요. 조금은 저출력이지만
아름다운 소리입니다. 특히 성악곡을 들을때 섬세한 표현은 정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었습니다. 정말 클래식을 듣기에 좋은 앰프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소위 국산 빈티지 명기라는 기기들에 비해서 전혀 손색이 없거나 오히려 장점이 있는
음질이었습니다. 굳이 비교를 하자면 뮤피의 a1-x와 비슷한 음색입니다. 장터에 나오면 다시 한대 잡아서 대대적인 수술을 해서 들어보아야겠습니다.
특이한것은 다른 국산 오디오 메이커들이 리모콘을 꿈도 못꾸던 시절에 이 기기는 리모콘 지원이 되었고 셀렉터 역시 전자식입니다. 물론 리모콘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점은 이제와서는 약점이 되기도합니다. 초기의 어설픈 ic형 콘트롤이
오랜세월에 쉽게 고장이 나서 기기를 애물단지로 만들어 버리니 말입니다.
다행히 이 기기는 그냥 쓸만한 수준으로 보존 되어 있어서 다행이라 여깁니다.
웹에 검색해보니 이 셋트와 나온 튜너 역시 아주 좋은 소리를 들려준다고 하니
함께 구입한 셋트 고장 튜너의 무사회복을 기다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