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듯이 호기심 왕성하게 이 기기 저 기기를 섭렵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을 추구하고 있는가?
자신이 찾고자하는 지극히 만족할 만한 음은 어떤 것인가?
우리의 내면에 잠재되어있는 음색과 선율의 조화?
그 음을 찾았을때 느끼는 희열은 몰아의 오르가즘과 비견할 수 있다.
자신과 이 삼라만상이 따로가 아니고 원래 하나라는,완전한 일체라는 것을
느끼는 황홀감. 그 것을 추구하는 것은 아닌가?
어떤 이는 낚시로,또 어떤 이는 술이나 도박으로, 또는 신이나 다른 것을
추구함으로 그 무엇을 찾지만 ,청각이 예민한 사람들은
음의 세계로 빠지고, 그 음을 만들어 내는 오디오에 빠진다.
한 기기를 대하면 호기심과 함께 자신이 바라는 어떤 음을 들려 줄 것이란
기대로 그 기기에 투영을 시킨다.
투영이란?
예를 들면
한 남자가 평소에 자기가 바라고 있던 이미지를 한 여성에게 투영하여
이상형이라 착각한다.
하지만 그 환상은 얼마안가 깨어진다.
실체는 자신이 생각하는 것과 다르기때문.
그래서 "당신을 위해 죽을 각오가 되어 있다"던 남자가
"당신을 죽이고 싶다"는 상황으로변할 수 있는 것이다.
오디오를 대하면 처음에 이런 투영을 하고 한동안 듣다보면
환상이 깨지고, 다시 다른 기기에 대한 동경을 품게되는
끊임없는 순환을 되풀이하는 것이다.
그러나 환상이든 실체이든 간에 어느 순간 문득
"그래! 바로 이거야"하는 느낌을 받는 순간도 있다.
그 때는 천하를 얻은 기분이고 이 보다 더 이상 좋을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 순간을 위해서는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다 내어 주어도 아깝지 않을 것같다.
하지만 며칠 지나면 그것도 이내 심드렁,또 다시 그런 찰나적인
순간을 위해 이리 기웃 저리 기웃하게된다.
많은 경험을 쌓고나면 우리가 찾는 진정한 " 그 무엇"은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이미 우리 내면에 잠재적으로 항상 가지고 있었다는 걸
깨닫게 된다.
이제는 더 이상 기기에 연연하지않고 현재 지니고 있는 기기가 내는
소리에다가 자신의 상상력으로 모자란 부분을 보충하여 별 불만없이
듣는 경지가된다 . 득음의 경지가 된 것이다.
오디오란 취미는 진리를 추구하는 구도의 길과 흡사하다.
이 "혼자"임을 느끼는불안감을 해소하고 마음의 지극한 평온과 만족을
추구하는 이 취미는 가볍게 취미라고만 여길 것이아니다.
내면 탐구와 의식 성장의 좋은 계기로 삼을 일이다.
더 정진 할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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