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현재 SAE-502 파워앰프 두 대로 브릿지드 모노를 사용하고 있습니다.바닥에는 화강암을 좌우측에 각각 깔고 그 위에 502 파워를 하나씩 앉히고 파워 위의 중간에 P-102 프리를 두 대의 파워에 걸쳐 앉히고서 음악을 듣습니다.돌 밑에는 고무 완충재가 네 귀퉁이에 받쳐져 있습니다.스피커도 마찬가지입니다.
음악을 듣다 생각이 미친 것이,프리 밑에 스펀지를 받치면 파워앰프에서 프리앰프에 전해지는 공진을 어느 정도 흡수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파워앰프와 CDP도 공진이 있겠지만,파워앰프에는 일단 돌을 밑에 깔았고 CDP에는 여분의 스피커용 스파이크에다 슈즈까지 받친 상태라,우선 프리에다 스펀지를 깔고서 음의 변화를 한 번 보자는 심산이었지요.
프리앰프를 파워앰프 위에 그냥 올려 놓았을 때는 좀 둔탁하고 두꺼우며 剛性한 소리가 났지만,스펀지를 받치니 소리가 부드럽고 좀 섬세해지는 것이 더 좋게 들리는 것 같더군요.
이왕 이렇게 시작한 거 파워앰프와 CDP에도 한 번 해 보자 생각하고,파워앰프는(돌을 받친 상태에서)돌 위에 스펀지를 깔고 앉히고,CDP는 스파이크와 슈즈 밑에 스펀지를 깔고서 음의 변화를 지켜 보았지요.
그런데 이치상 분명히 스펀지가 공진을 어느 정도는 흡수했을 터이지만,소리는 반드시 자기 귀에 좋게 들리는 건 아니다는 것입니다.
세 곳에다 스펀지를 다 받치고 들으니 공진 흡수에 어느 정도는 기여했겠지만, 밑에 받친 물질이나 소재에 따른 공진(여기서는 스펀지에 의한 공진)이 음에 또 다른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스펀지를 프리 밑에만 받쳤을 경우에는 소리가 좋은 것 같았지만,파워앰프와 CDP에까지 받치니,소리가 너무 무른 것 같고 박력이 없어져 제 귀가 듣기엔 나빠지더군요.
그래서 프리앰프만 그냥두고 파워앰프와 CDP의 스펀지를 다 빼 내고,대신 CDP에만 슈즈 있는 상태에서 목재(속에 공간이 있는-테이블의 나무 발통,다른 소재가 없어서 임시로)를 받쳤더니 좀 낫더군요.목재 특유의 공진음이라고 할까-두툼해지고 자연스러운 게-아무튼 좀 낫더군요.
실은 내가 이 작은 실험을 이번에 처음 시도한 게 아니고 10년 정도 전 쯤에 턴테이블에다 시도한 적이 있습니다.
턴테이블 발통 밑에 받치는 소재,물질에 따라 그 분위기 뿐만 아니라 음색이-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천차만별로 변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었지요.
그 동안 잊고 있었는데 SAE를 듣다가 불현듯 생각이 나서 다시 시도하게 된 것입니다.
오디오쟁이들은 좋든 싫든 共振을 안고 음악감상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공진을 완벽히 제거할 수 없다면,컴퍼넌트 밑에 받치는 소재를 차별적으로 선택하여 소재에 따른 공진에서 연출되는 분위기와 음색을 특별히 즐겨볼 수가 있습니다.
유리계통은 화사하고 매끈하며,목질 계통은 자연스럽고 두께있는 소리로 울리는 것 같은데,물론 소재의 두께와 상태(속이 빈 것과 꽉 차 있는 것처럼)에 따라서도 미세 미묘하게 소리가 변하는 것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아까 CDP 밑에 받쳤던 속이 빈 나무발통이,소리가 울림이 좀 많고 두꺼운 것 같아 테이블의 얇은 위 판으로 교체하고 그 밑에 스펀지를 깔았더니,소리가 좀 차분해지고 굵기도 주는 것이 이 정도면 됐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CDP에만 시도해도 음색의 미묘한 변화를 확연히 느껴 볼 수가 있습니다.
한 번 시도해 보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