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하면서 이넘의 바꿈질 기운이 동해서 기력이 다 쇠진할 정도네요.
사실 300b로 대편성곡을 듣겠다는 일념으로 오디오 생활에 매진할 때가 너무나 좋았습니다. cdp 하나 턴테이블 카트리지 하나 바꿀 때마다 소리가 달라지고, 제가 원하는 소리에 다가설 때의 감흥이 너무나 좋았습니다.
그리고 이사를 하면서 더 넓은 거실에서 같은 기기를 들으니 몇배의 업그레이드 효과가 있다는 것을 절감했습니다.
그런데 이넘의 욕심이 화근이더군요. 메인 시스템 세팅이 완료되고나서 서브기기에 소위 남들이 하이엔드의 끝이라고 하는 기기들을 넘보기 시작해 마르텐 마일즈3를 들였습니다. 역시나 좋은 소리더군요.
거실에서 들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2조를 놓으려고 했으나 식구들 반발이 심했습니다. 그래서 눈물을 머금고 수업료 내고 그 좋은 스피커를 장터에서 헐값에 팔았습니다. 그리고 탄노이 HE를 들였는데, 역시나 켄싱톤이 눈에 어른거리네요.
장터에서 켄싱톤을 기달려보는데 물건이 안나오네요. 그 와중에 CDP 업그레이드 한답시고 잘 듣던 일렉트로컴파니어트 CD-1 CDP를 30만원이나 손해보면서 팔고 맥킨토시를 들였는데, 제가 좋아하는 소리가 아닙니다.
그래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럴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기존 시스템으로 너무나 행복하게 음악생활했는데, 괜스리 판을 건드려서 맘 고생하는 거구나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마지막 결론은 이렇게 내렸습니다. CDP 업그레이드 안할 생각입니다. 차라리 가격대비 든실한 야마하 신형 CDP로 들이고, 바꿀 생각이었던 서브의 테크닛스 1200마크5도 그대로 쓸 생각입니다.
그리고 이번 주중에 탄노이 스털링과 맥킨토시 CDP 팔고 마르텐 북셀프 듀크 중고없을 터이니 새걸로 사고 판 정리를 끝낼 생각입니다. 이 마저도 거래가 안되면 그냥 이 상태에서 업그레이드 끝내고 남은 돈은 가족들에게 기부할 생각입니다. 아니면 CD나 LP 정리하시는 분꺼 왕창 사버리고 말든지 해야겠네요.
좋아하는 음악도 못듣고 맨날 투띠나 테스트용 음반만 듣고 있는 내 자신이 서글퍼지더군요. 오늘 밤에는 야사 하이페츠 음반만 다 찾아서 들어야겠네요. 10장은 될텐데.....ZZZ
이렇게 마음을 고쳐 먹으니 돈을 좀 손해봤어도 마음이 매우 편하네요...동호인 여러분 즐음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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