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에 갑자기 노래가사 한 소절이 혀끝을 맴돌더군요. 전날은 밤늦게 잠이 들어 아침에 겨우 일어나 종종걸음으로 지하철역으로 내려가는데 말입니다. 잠들어있던 두뇌의 어느 한쪽 귀퉁이께에 묻혀 있다가, 지나가는 한 줄기 바람이 모래를 살짝 헤집어 밀어젖히는 통에 드러난 것처럼 전혀 예상치도 못하게 말입니다.
음악이라야 들을 수 있는 시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평일날 저녁 늦게는 언감생심일 뿐이며, 더구나 열렬한 드라마 팬들인 마눌님이나 애들의 TV 시청권리 주장에 밀려 어제, 그제는 음악을 듣지도 못했는데.. 어디서 이 노래를 들었을까 아무리 생각을 해도 아리송합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얼마 안되는 CD 컬렉션의 어느 것에서 들은 것 같기도 하고.. FM에서 들은 것 같기도 하고, 컴퓨터 방의 서브 시스템을 통해 옛날 팝송 테입으로 들은 것 같기도 하고 말이죠.
어쨌거나.. 아마도 흑인 여가수의 음색일 것 같은 매끈하고도 애절한 목소리의 부르짖음인 "~~~ crazy, crazy, I'm cra~~~zy for you~~~~" 로 끝나는 한 소절 정도의 엔딩 코다 부분만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면서 흐리멍텅한 기억을 더더욱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습니다. 오늘 저녁이라도 출처를 확인해봐야 겠지만 아마도 꽤나 유명했을(한) 이 노래를 아시는 분.. 부디 좀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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