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랑 음악빠에서 맥주 한잔 하고 들어오는 길인데요.
처음 가본 곳인데, 집 가까운 곳에 그런 곳이 있는 줄은 전혀 몰랐네요.
손님이 한명도 없어서인지 르네상스 씨디피를 쏘스로 해서 산수이 소형 격자 스피커(모델명 모름)에서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는데, 이 가게 컨셉이 빈티지 오디오였나 봅니다. 다이나코 아카이 제니스 쿼드 등등 빈티지 오디오들이 가게 곳곳을 장식하고 있었는데,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빈티지 명기라는 대형 하츠필드가 떡 하니 버티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크기와 위용은 정말 대박! 압도적이었습니다.
'오늘 좋은 경험 하겠는데' 라고 생각하면서 살짝 흥분했죠.
사장님한테 '하츠필드 틀어주세요'라고 부탁을 하니, 흔쾌히 틀어주셨습니다.
맥킨 프리 파워에 물려 있었는데, 그 집 사장님의 나름 자랑스런 보물인 듯 싶었습니다. 하지만 어떤 소리가 나올까 하는 기대는 정말 짧은 순간이었고, 막상 흘러나오는 소리를 들어보니 실망스럽더군요. 가게 구조상 음상 잡는 것은 애초에 무리였구요, 전체적으로 맥아리 없고 전혀 인상적이지 않은 소리가 났습니다. '입문기만 모아놓은 우리집 시스템이 10배는 좋쟎아'라는 생각이 들면서... 잘은 모르지만, 싸장님은 그냥 비싼 기기만 가져다 놓으면 비싼 소리가 나는 줄 아시는 것 같았어요. 그냥 취향이 다를 뿐인가...? ; 아니면 너무 오래되서...? ;;
가장 대박이었던 것은 제가 '올드팝/재즈' 등의 종류는 줄줄 외는데, 흘러나오는 음악은 전부 오리지널도 아니면서 죽도밥도 아닌 이상한 곡들의 메들리... 엘피나 씨디들은 장식용으로만 가져다 놓으신 것 같고, 실제로 나오는 음악은 정체모를 종합선물세트씨디일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는 생각이 드니, 바로 GG... ㅡㅡ;;;
여튼 오늘 한 취객(?)이 얻은 나름의 교훈은, 어떤 기기를 갖춰놓든 사용자가 제일 중요하다는 것. 또 항상 생각하는 것이지만 뭘로 듣든지, "음악"을 듣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ㅎㅎ
이상 술취한(맥주 한병에?) 사람의 넋두리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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