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희 집에 와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없이 살면서도 지난 2년간 열심히 오디오질을 한 것 같습니다.

올해 초 어느 때에는 스피커 4조가 동시에 있었던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지금도 스피커가 3조...ㅠㅠ



비도 오고 하니 지난 경험 속에서 얻은 것들을 적고 싶어지네요.



1. 초보는 검증된 기기를 사야 한다.

2년 전 처음으로 오디오 세계에 접하게 되었습니다. 기기의 종류도 많고

소위 "명기"도 그만큼 많아 기억조차 힘들더군요.

판매자의 설명이나, 리뷰어의 찬사, 기기의 디자인에 혹하면서,

이 기기를 사면 소리가 얼마나 좋아질까

밤낮으로 상상해보곤 했습니다만...

많은 이들이 인정하는 기기에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인기있고 잘 알려진 기기를 사는 게 역시 실패를 줄이는 좋은 방법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2. 좋은 동호인들과 가까이 지내야 한다.

오디오라는 취미는 혼자서 하기에는 너무 힘들고 위험 부담이 많은 것 같습니다.

특히 자신보다 경험이 많은 분들을 가까이에 두고 상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많은 이에게 알려지지 않았더라도 고수님들이 추천하는 기기를

우선 순위에 두는 것은 1.의 원칙을 보완하는 방법인 것 같습니다.

최종적인 판단은 자신의 귀로 해야 하지만, 여러 사람들의 평가를 듣고 토론하는 것은 그 자체로 즐거운 일이면서도 아집에 빠질 가능성을 막아 줍니다.

그리고 가까운 동호인들끼리 기기를 돌려가면서 쓰니,

여러 소리를 접하면서도 비용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3. 믿을만한 수리점을 알아 두라.

정말 귀찮고 싫은 일이지만 오디오를 취미로 한다면

수리점에 갈 일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저도 몇 군데를 가보았지만

저가기기를 저렴한 가격으로 고쳐주는 곳,

수리가 신속한 곳 등도 있는 반면,

수리한 것도 별로 없는데 바가지를 씌우는 곳,

귀찮은 부분은 건들지 않고 임시처방만 하는 곳도 있었습니다.

동호인들 사이에서 검증된 믿을만한 수리점을 찾아내 친분을 쌓아두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인 것 같습니다.



4. 판매기기말고 사람도...

저는 아직까지는 장터거래에서 사기를 당한 적이 없는데요...

앞으로도 조심해야겠지요.

사고 싶은 물건이 나오면 먼저 판매자의 이름으로 검색해 봅니다.

과거 거래 실적이 적당하면 일단 믿을만 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 거래 실적이 없다면 전화로 물건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 봅니다.

하여간 기기 자체 만큼이나 사람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사고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사실 저는 위에 적은 대로만 오디오 생활을 한 것은 아니구요.

많이 알려지지 않은 기기에도 관심이 많아 몇가지 사서 들어 보기도 했고,

집에서 가까이에 튜너를 제대로 수리하는 곳은 어디인지 지금도 찾고 있습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좋은 기기를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발굴'하는 재미도 쏠쏠하더군요. 그래보았자 이미 고수님들은 다 아는 기기인 경우가 대부분이고요.)



그렇지만 오디오를 하면서 알게 된 여러 분들 덕분에 시행착오를 많이 줄일 수 있었고 여러가지로 도움을 받게 되어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디오 자체보다도 때로는 동호인들과 만나서 오디오를 빙자해 술마시는 게 더 재미있기도 했고요.



초보 주제에 주제넘게 주절거려 보았는데, 여러분들의 경험은 어떠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