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페이지로 시작페이지로
즐겨찾기추가 즐겨찾기추가
로그인 회원가입 | 아이디찾기 | 비밀번호찾기 | 장바구니 모바일모드
홈으로 와싸다닷컴 음반리뷰추천 상세보기

트위터로 보내기 미투데이로 보내기 요즘으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당신이 만나야할 우리 음악들
음반리뷰추천 > 상세보기 | 2005-01-25 23:40:48
추천수 3
조회수   3,423

제목

당신이 만나야할 우리 음악들

글쓴이

이훈 [가입일자 : 2003-04-10]
내용


최근에 구입한, 너무도 흡족한, 자신있게 추천하는
음악애호가들이 꼭 들어보길 소망하는 명작들

고수분들의 명강의나 열심히 찾아보고 듣고 있어야 마땅한 수준임에도
함부로 나서서 소개하려니 쑥스러울 따름입니다.
(제발이지, 고수분들이 먼저 나서주셔서 제가 경청할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김명신 - 갓스물에 숨어버린 산조 예술기획탑/예전미디어 8,800원



가야금 독주음반은 국악에 막연한 공포(?)를 품고 있을 초심자들도 쉽게 다가갈 수 있게 하고, 막상 들으면 싫다고 발뺌하기 힘들게 만드는 매력을 품고 있다...고 말한다면 동의하실런지요? 조지 윈스턴의 <디셈버> 같은 뉴에이지 장르의 음악들처럼  배경으로 깔아놓고 무심히 흘려 들어도 편안하게 감기는 맛이 일품입니다.

위 음반은 1972년 4월에 당시 21세로 서라벌예대(현 중앙대학) 재학생이던 김명신씨의 김윤덕류/ 성금련류 가야금산조 연주를 담아내고 있는데요. 21세에 가야금산조를 녹음한것은 아직도 깨어지지 않는 기록이라고 하니 그분이 얼마 뛰어난 영재였는지는 짐작하실수 있을겁니다.

나이탓에 갖게 되는 선입견일수도 있지만... 중년의 대가들이 들려주는, 완숙한 경지의 정신세계를 투영하는 깊은 맛 대신에 패기만만한 청춘의 낭랑하고 거침없는 기백이 돋보이는 싱그러운 연주는 듣고 있자니 절로 기분이 밝아집니다.

예전 발매된 음반을 듣고 반한 애호가가 3년동안 연주자의 행방을 수소문해서 찾아낸 끝에 2002년에 재발매되었다는군요.
1951년 경북예천생이신 김명신씨는 타고난 천재형 연주가로 고교시절엔 가야금/무용 관련한 경연에서 1등을 휩쓸고 대학생 신분으로 개인독주회를 가지고. 학내메이퀸으로 선정될만큼 애띤 용모를 가진 영재였다는데. 일찍 결혼해서 국악계를 등지고 평범한 가정주부로만 지내셨다고. (예전에 만나던 모씨의 꿈이 현모양처란 말을 듣고 놀란 기억이 납니다. 현모양처도 꿈이 될수 있다니...?! 이분의 경우만큼은 현모양처 이데올로기의 폐해를 실감하겠네요.^^;;)

참, 이 음반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하나 있습니다. 72년 녹음이긴 하지만 상당히 준수한 수준인데. 문제는 녹음기사가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 가야금 소리가 스피커 좌우로 쉴새 없이 왔다갔다 하는 통에 듣고 있으면 좀 어지럽습니다. 성가시긴 하지만 이 이유만으로 외면하기엔 너무 매력적인 음반이라서...

최진의 17현 가야금 이야기<풀잎> 예당 11,000원



음악 좀 듣는다는 애호가들 치고 황병기씨의 가야금 작품집 하나 안갖고 계신 분들이 드물텐데요. 그만큼 황병기씨 작품집이 국악에 문외한인 분들도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대중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본다면. 이 음반은 황병기씨 음반 옆에 나란히 놓기엔 맞춤인, 완고한 장르 순결주의자이신 분들도 설득할 수 있는 편안함이 돋보입니다. 아마도 저처럼 피아노 독주곡을 좋아하시는 취향을 가지신 분이라면 두말할 나위 없고요.

황병기, 김영재, 백대웅, 백성기.  네분의 저명한 국악계 명사들의 현대창작곡  풀잎/무지개/시계탑... 등 5곡을 30대의 최진씨가 17현 개량 가야금으로 연주한 음반인데요. 제목에서 연상되는 이미지를 소리로 그림을 그리듯 청명하고 영롱하게 물결치는 가야금 소리는 듣자마자 헤벌레 미소짓게 해줍니다. 가야금의 회화적(?)인 표현력에 감탄하며 듣다 보니 우리에게 이런 멋진 전통악기가 있다는 것에 감사를 드리고 싶어질 지경이고. 여기 선곡된 국악창작곡의 완성도도 고개가 절로 끄덕여질 수작들이네요.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누구에게나 추천함직한 가곡/동요음반이 부재하고. 한국작곡가의 주목받는 클래식쪽 창작곡이 부재하는 상황과 비교할 때 국악은 전통재현과 현대창작, 음반작업까지 전방위에서 빛나는 성과들을 축적하고 있구나... 하는 근거있는지 없는지 불분명한 자부심이 가슴을 덥혀 주더군요. (참, 대중적인지는 모르겠지만 윤이상씨가 계시군요)

국악에 관심있고 없고를 떠나서 만약에 이 음반을 구입하신 분이 재미없다 그러신다면 제가 오히려 어리둥절해 할, 안심하고 추천할 수 있는 친근하고 아름다운 음반이라고 자신있게 소개합니다.!! (꾸준히 잘 팔리는 스테디셀러라고)


안숙선 - West End
사운드 스페이스/E&E 미디어 8,800원



국악은 듣지만 재즈에 관심없는 분들이거나, 재즈의 울타리 안에 머물며 국악에 무관심한 분들 모두에게도 주저없이 추천할만한 양질의 크로스오버 음반입니다. 재즈와 국악이 잘 어우러진다는 말은 들어봤지만 그저 그러려니 했었는데. 정말...이군요.

울프강 푸쉬닉(우메즈 가즈토끼)의 색소폰과 쟈뮤라딘 타쿠마의 베이스기타와 화답하는 안숙선씨의 [심청가 中 심청 그리는 대목] [흥보가 좋아라고]는 판소리와 서양악기가 감칠맛나게 서로 녹아들어가며 일으키는 화학작용이 상승작용해서 세련되고 모던한 새로운 재즈의 명곡을 접한듯한 감흥마저 일으킵니다. [상주아리랑]이 2분 45초에 끝나면 입맛을 다시면서 좀 더 길게 불러주지 하는 아쉬움에 섭섭해하는 자신을 발견하실 수 있을겁니다.

재즈팬에게는 훌륭하고 새로운 재즈음악으로, 국악팬에게는 신선한 충격을 던져줄 제대로 된 크로스오버 명반이라 할만합니다. 린다 샤록(여성보컬)과 김대례, 이광수같이 이질적인 음색을 가진 분들이 함께 하는. 동양과 서양이, 전통과 현대가 만나는  즉흥적인 구음도 좋고요.    


김연수 도창 - 창극 춘향전 (3CD) 지구레코드 19,000원



짬짬이 써가는데도 벌써 지치네요. 빨리 마무리짓자...-ㅂ-
이 앨범이야말로 판소리 입문용으로 가장 적절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 이유로는

1.(과장이 아니라 정말로) 겁나게 웃기고 재미있습니다. 창극단에서 오랜동안 같이 호흡하며 입을 맞춰온 멤버들이 모이다보니 아주 실감나게 연기(대사처리)들을 잘하십니다. 아니리(대사)부분이 지나치게 많다 싶은 느낌도 들지만. 오히려 그 점이 초입자의 부담을 덜어줄수도 있겠다 싶네요.

2.김연수, 박록주, 김여란, 박초월, 김소희, 장영찬, 박봉선, 김경희, 남해성 등등 지금은 많은 분들이 작고한 60년대 판소리 명장들. 그 이름 한사람 한사람의 무게만도 엄청난 거인들이 모였고. 창극음반으로는 해방이후 최고명반이라는 평가를 받는다고.

3.풍자와 해학이 넘치는 사설들이 나올적마다 배시시 웃으며 노재명씨가 작성한 음반해설과 연주자 소개, 곡목소개를 느긋이 읽다보면 어느새 세번째 CD를 걸어야 할만큼 시간이 잘 갑니다. 제대로 된 해설집이 첨부된, 성의있는 재발매 명반이란거죠.   


천재명창 안향련 - 심청가 눈대목 서울음반 8,800원

 

안향련이란 이름을 저도 이번에 처음 접했습니다.정창관님이 <국악음반 길라잡이>에서 쓰시기를 ...필자가 강권하는 몇 장 안되는 음반 중의 한장이다...라고 하시길래 속는셈 치고 장만했습니다. 들어본 소감을 말하려고 하니 제가 또 오버를 할까 저어될 지경으로 메가톤급 감동을 선사해 주었답니다. 

이분이 살아계셨으면 아무도 그 앞에서 감히 소리를 한다고 나서지 못했을거다, 살아 생전 스승들과 띠동갑 연배의 선배명창들조차 뛰어넘는 명창이라  칭송받았다던 안향련씨. 그래도 어느 정도 국악에 관심있는 편인 저조차도 이 분을 몰랐다니,원. 제대로 된 국악음반가이드가 존재하지 않앗던 폐해(?)가 이리도 크군요.

왜 안향련인가?라고 물으신다면 이 음반을 사서 앞의 한두트랙만이라도 들어보시라 권해봅니다. 서양에 20세기 오페라계를 대표하는 프리마돈나였던 마리아 칼라스가 있다면 우리에겐 안향련이 있습니다.소리를 잘한다는 경지를 넘어서서 세계적 명배우들이나 형상화했을 극적인 감정고조로 승화시키는 성음은 소름이 끼칠 정도로 압도적입니다. 첫번째와 두번째 트랙, 곽씨부인이 유언을 남기는 대목과 부인이 죽은것을 갓 깨닫고 울부짓는 심봉사를 그려낸 중중모리 장단의 대목에서 눈시울이 붉혀지게 만드니. 아무 생각없이 산만한 상태에서 방심하고 듣고 있다 한방 먹었습니다. 

짧았던 생애(1944-1981)가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것이라는 단편적 정보는 소리의 강렬함이 어디에서 유래한건가를 감히 추측케 해줍니다. 이건 뭐 순전히 주관적인 확대해석일수도 있지만요.생명을 불사르는듯한 혼의 소리는 흔한것이 아닙니다.(가요에서는 오직 [김현식 5집]에서만 그런 소리를 들을수 있었답니다)


한국(韓國)의 궁중음악(宮中音樂)
신나라뮤직 9,600원


가진회상 - 영산회상, 도드리, 천년만세
신나라뮤직 9,600원

 

정악음반 한두장 갖고 있지만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네요.
양반귀족사회의 풍류나 즐기며 민중들의 고혈을 빨았을 악습에만 생각이 미쳤던지 찾아서 듣고픈 생각도 없었는데요.^^* 국악의 최고수준의 작품들이란 감언이설에 속아서(?) 같이 주문한건데.

선잠에서 깨어나 장만한 CD를 처음으로 오디오에 물리고 첫음이 딱 나오는 순간. 아뿔사, 큰일 나부렀다...하는 신음이 가슴 깊은 곳에서 올라오더군요. TV사극에서 무슨 임금이 등극한다 그러는 장면마다 대소신료들이 늘어선 취임식 마당에 곧잘 흘러나오던 그 뻔해빠진(?) 소리가 심원하고 광대한 세계를 펼쳐보여주는거 아닙니까? 이제 정악마저 그 맛을 알게 되었으니 앞으로 지출을 어찌 감당할까 하는 탄식이 새어나오더군요.

새삼 느끼는거지만 좋은 오디오로 듣는 음악은 TV에서 흘려듣던 음악조차 전혀 새로운 음악처럼 들리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제가 듣는 오디오라고 해봐야  250 안에서 조합한 것들이지만) 하나하나의 악기들이 합류해들어오며 어우러지는 소리의 질감이 비단결처럼 고은게 녹음도 참 잘했습니다.

여기 실린 음악들은 분주하고 번잡한 도시사회의 혼탁한 일상을 살아가느라 조급해진 심성의 현대인들에겐 처음에는 너무 느리고 심심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쉽게 친숙해지기도 어렵고요. 그럼에도 한번 귀가 트이면 클래식의 최고경지의 곡들(?)에서 체험한 심원하고 정돈된 사상적 깊이에 전율마저 감지가 되실겁니다.
그런고로 당장에 사놓고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해도 짱박아놓고 귀가 열릴때를 호시탐탐 노려볼 요량으로 구입하셔도 무방하리라 봅니다. 평생 바흐와 베토벤과 브람스와 쇼스타코비치의 음악의 위대함을 체험치 못하고 가는 분들도 동정(?)이 가지만. 여기 <수제천> 이하의 명곡들, 동양과 세계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음악으로 분류함이 마땅한 조선조의 궁중음악..들의 참맛을 모르고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도 이..하..동..문..이올시다.

참, 정농악회에 대해서. 저도 잘 모르지만 한국최고의 명인 기악주자들이 모인, 가장 신뢰할만한 연주단체로 이분들이 80년대에 발매한 4장짜리 [영산회상]은 CD로도 근간에 재발매된 국악사의 대표명반이라는군요. 이 3장이 그분들이 발표한 음반 전부인데. 4장짜리 [영산회상]까지 추가구입하게 된다면 위 음반들과 수록곡이 중복이 되려나??(질문을 하는겁니다^^*)

이제 막 정악의 맛을 깨달은 주제에 너무 설쳐서
죄송합니다.
꾸벅^^ 

  

추천스크랩소스보기 목록
morning3@dreamwiz.com 2005-01-26 08:56:42
답글

국악에도 슬슬 관심이 갖게하는 글입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서창원 2005-01-27 01:04:45
답글

이훈님 폼푸에 걸려 어젯 밤 또 큰거 한 장 날라갔습니다.ㅜㅜㅜㅜ...

이훈 2005-01-27 21:47:49
답글

서창원님께는 심심한 감사의 인사를... ^)^

강정훈 2005-03-09 22:14:37
답글

명창 이훈님! 와싸다에서 건진 최고의 물건이라 보오...나는 당신이..말이오.ㅎㅎㅎ<br />
난 댄스음악에서 보다 지금 원장현의 대금소리에 더 어깨춤을 추고 있으니 말이오..<br />
그것도 이 야심한 달밤에 말이오...--울산에서 피리부는 소년드림

  • 광고문의 결제관련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