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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논쟁에서의 황당한 주장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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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14 23:24: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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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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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논쟁에서의 황당한 주장들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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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원섭 [가입일자 : 2004-10-20]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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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실용/비실용이라는 말 자체를 모르면서 주장을 늘어놓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 참 이해해주기 곤란하다. 우리나라에서 실용이네 비실용이네 하는 이름이 만들어진 것은 실용오디오라는 사이트를 만든 분이 쉽게 말해 오디오 객관주의자 혹은 오디오 회의론자이기 때문이었다. 즉 오디오 실용론은 오디오 객관주의자 혹은 오디오의 회의론자다.
사실 회의론이라는 말이 훨씬 잘 어울린다. 회의라는 것은 반성에 가까운 말이다. 무엇에 대한 반성인가 하면 당연한지도 모르지만 자신이 듣는 '감각'지각에 대한 반성이다. 앰프를 새로 사서 연결하고 같은 곡을 들었는데 소리가 다르다. 그러니 두개의 앰프는 서로 다른 소리를 낸다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회의론은 자신의 감각이 틀린게 아닐까 의심해본다. 그리고 자신의 감각이 옳은 것이었다 하더라도 그 판단이 잘못된 것이 아닐까 의심해본다. 전자의 경우 완전히 동일한 소리가 들렸음에도 불구하고 플라시보 등의 효과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며, 후자의 경우 애당초 소리는 달랐지만 앰프가 내보내는 출력이 다르다고 말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비교시 볼륨이 서로 달랐을 경우가 여기에 속하겠다).
결국 실용 비실용 논쟁은 '실용적이다' 라고 말하는 사전적 의미와 전혀 다른 것이다. 사전적인 의미와 같다면 실용적인게 당연히 좋은 것이지 비실용적인 것이 좋을리도 없는 일 아닌가. 거기에 더해서 '진정한 실용'이라는 둥 '진짜 실용'이라는 둥 말을 하는 것도 우습기는 매일반이다. 오디오를 통해 받아들인 자신의 감각이나 판단을 반성적으로 받아들인다는 의미가 실용인데 진정하고 진정하지 않은게 뭐가 있겠는가. 모든 것을 권위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사람들이 이딴 뻘소리를 자주 한다.
2. '자신이 차이를 못느꼈다고 남도 그러리라고 생각하지 말라' 라는 주장
이 또한 아주 우스꽝스러운 주장인 동시에 악의적인 주장이다. 이런 주장은 조금만 지나면 막귀라는 말도 나오고 청각장애인이라는 말도 나온다. 거기다 이 게시판에 수백번은 지적이 되었을텐데 아직도 이런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애당초 목적은 '주장'이 아니라 '모욕'이나 '욕지거리'에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실용론은 자신의 감각이나 판단에 대한 반성에 기초하고 있다. 즉 자신이 차이를 느끼지 못했음에 기초하고 있지를 않다. 비실용론자가 '나는 확실하게 차이를 느꼈다'라고 말하는 것에 대해 무시할 수 밖에 없는 것은 그가 차이를 느꼈다고 말할 때의 상황에 다른 많은 변수들이 전혀 통제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개별의 무의미한 경험은 필요없다고 보는 것이고, 심지어 자신의 변수가 통제되지 않은 경험도 무의미하다고 보는 것이다.
실용론자들도 앰프 바꾸고 씨디피 바꾸고 선재 바꾸고서 다를까 같을까 비교하며 들어보면 다르다고 느끼는 경우가 훨씬 많다. 특히나 해상력, 고역의 특성, 저역의 풀어짐, 무대를 그리는 능력, 팍 터져나오는 파워 등을 하나하나 체크하며 들어보면 분명하게 서로 다르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 다만 그것을 동일 볼륨에서 들어보고 또 어떤 기기로 플레이시키는지 모르게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다른 변수가 통제되지 않은 때문에 데이터로서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3. 실용론자는 돈이 없어서 자기위안하는 거라는 주장
솔직히 이런 말은 어떻게 비판하기도 유치하고 낯뜨겁다. 실용론자가 돈이 없어서 그러는 거라면 비실용론자는 돈이 너무 많아 거드름피우는 것인가? 참 철딱서니 없는 주장인데 또 이런 유치무쌍한 주장을 태연하게 늘어놓기도 한다.
실용론자는 자신이 다르다고 느꼈음이라는 사실이 오디오의 차이에 기인하는가를 반성적으로 생각해보는 사람들에 불과하다. 그들 중 '다름을 느꼈음'이 '오디오의 서로 다름'에 기인한다고 느낀 사람들 일부는 아주 비싼 오디오를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상당히 비싼 스피커에 값싼 앰프를 붙여놓았을 수도 있다. 사실 실용론자든 비실용론자든 오디오파일이라는 좁은 동네의 비슷한 놈들이고, 그 밖의 사람들이 보기에는 똑같이 오디오에 돈 쳐들이는 이상한 놈들일 뿐이다. 시스템 전체의 가격이 다 해봐야 100 ~ 200 수준 밖에 안되는 경우더라도 비실용론자가 얼마든 있다는 것은 뻔한 일이고, 시스템 전체 가격이 1000 대를 넘어서는 경우에서도 실용론자들이 존재한다. 사실 자체를 벗어난 이런 치졸한 말을 태연스럽게 하는 사람들은 대체 어떤 멘탈리티를 가진 것인지 이해가 안간다.
4. 블라인드 테스트에는 고도로 훈련된 전문가가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
블라인드 테스트를 구성할 때 테스트를 받는 사람은 고도의 음향 전문가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솔직히 이 주장 굉장히 우스꽝스러운 주장이다. 블라인드 테스트시 길가는 사람 붙잡고 한번 해보자고 할리가 없다. 관심 있는 사람, 구분을 자신하는 사람, 그리고 실제로 이런 저런 기기를 바꿔가며 차이를 많이 느꼈던 사람이 참여할 것이다. 그런 사람이면 충분한 것 아닌가.
실용론에서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블라인드 테스트의 목적은 '모든 인간은 모든 앰프를 구분하지 못한다' 라는 것이 아니다. '모든'이라는 말이 붙는 거의 모든 명제는 절대 증명할 수 없는 것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모든 인간은 죽는다'라는 말조차 증명할 수 없다. 실용론이 주장하는 것은 '오디오파일을 포함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제대로 만들어진 트랜지스터 앰프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한다'라는 것이다. 여기서 거의 대부분이 어느 정도인지는 지금까지 행해진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구분해냈는지를 살펴보면 짐작할 수 있는 수준이리라.
여기서 어째서 고도로 훈련된 음향 전문가가 테스트에 참여해야 하는가. 그럴 이유가 전혀 없다. 이른바 오디오파일이라 불리는 사람들 중에서 앰프의 차이를 충분히 감지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면 되는 것이 아닌가. '나는 차이를 느낀다'라고 주장하는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구분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되는 것이다. 공인인증 황금귀를 특별 초청하여 '인간'이 '구분'해냈다는 놀라운 사실을 밝혀내자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나는 보지 못했지만 텔리비젼에 시력 7.0인 사람이 출연한적이 있었다고 한다. 도대체 짐작도 안되는 시력이다. 이런 사람이 와서 100 미터 떨어진 곳의 신문기사를 줄줄 읽는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우리들 일반의 눈좋은 사람이라 할 1.5 ~ 2.0 정도 되는 사람이 읽을 수 있어야 신문기사의 차이를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즉 어디서 박쥐귀 개귀를 어렵게 찾아내어 구분하게 한다는 것은 의미없는 일이다. 흔히 오디오파일이라 불리는 사람들 중 비실용에 속하는 사람들이 참여하면 되는 일이다.
5. 블라인드 테스트는 구분 잘 안되는 설정이라는 주장
어떤 사람들은 블라인드 테스트라는 것이 구분하기 어렵게 되어 있다고 주장하곤 한다. 모르는 곳 모르는 기기를 들어보고 구분하기 어렵다고도 한다. 사실 블라인드 테스트를 했던 사람들 중 일부는 자신의 집에서 자신이 사용하던 기기를 가지고 테스트를 했던 경우도 있다. 심지어 자신은 구분할 자신이 있다고 해서 찾아가 구분할 수 있는지 테스트 했던 경우도 많다. 자신이 늘 음악을 듣는 곳에 또 늘 듣던 기기 그리고 늘 듣던 음반임에도 불구하고 구분하지 못하는 사례들은 얼마든 찾아볼 수 있다.
또 볼륨을 자유롭게 조절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대체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는지 알 수가 없다. 동일한 기기에서 볼륨만 조금 높게 듣게 하고 살짝 낮게 듣게 해보라. 십중팔구 볼륨을 살짝 높인 쪽에 대해 해상력이니 파워니 공간장악력이니 하면서 좋다고 말하게 마련이다. 볼륨을 마구 돌려가면서 무얼 구분하겠다는 것인가. 두개가 아니라 한개의 오디오에서라도 볼륨을 다르게 들려주면 서로 다른 것이라 확신하게 된다. 이런 상태로 무슨 테스트를 하겠는가. 거기다 볼륨을 고정시키는 것은 부자연스럽고 볼륨을 올리며 느끼게 되는 것이 많기 때문에 블라인드 테스트는 구분이 어렵다고 말하기도 한다. 볼륨 노브가 무슨 자위기구인가. 그거 돌리며 뭘 그리 느낀다는 것인지 황당하다.
거기다 볼륨의 조절은 양쪽이 같기만 하면 되는 일이기 때문에 중간 중간 얼마든 변화시킬 수가 있다. 다만 양쪽 앰프의 볼륨을 같게 조절하는 일이 있어야 할 뿐이다.
6. 블라인드 테스트가 무의미하다는 주장
블라인드 테스트는 의미가 없고 블라인드 테스트하지 않고 느낀 차이가 중요하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살아가는 것이야 하등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그것을 다른 사람과 함께 주장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어떤 주장 혹은 이론은 검증 가능성이 있어야 한다. 혹은 과학철학식의 동전의 이면인 반증가능성이 있어야 한다. 두개의 앰프가 인간이 인지가능한 차이를 만들어낸다는 주장과 그렇지 않다는 주장이 있다면 주장자는 그것을 입증하거나 반증할 방법이 있어야 한다. 입증도 반증할 어떤 방법도 없다고 한다면(현실적으로든 비현실적으로든) 그것은 말 그대로 아무런 의미도 가지지 못하는 주장이다. 가령 달의 뒷면에는 조그만 본차이나 찻잔이 존재한다는 주장은 현실적이지는 못하지만 검증하거나 반증할 가능성이 얼마든 있다. 달의 뒷면을 찻잔의 크기보다 더 작은 단위로 모두 검사해보면 이 주장이 맞는지 틀렸는지 알 수 있다. 그러나 '이 세상을 창조하시고 전지전능한 신이 인간의 감각과 사고의 한계를 벗어나 존재하신다'라는 말은 검증할 방법도 반증할 방법도 전혀 없는 주장이다. 이때 이 신은 감각의 한계를 벗어나 있기 때문에 듣거나 보거나 냄새맡거나 만져지거나 맛으로 알 수가 없다. 또한 인간의 사고의 한계를 벗어나 있기 때문에 이러저러한 상황으로부터 신의 존재를 추리해낼 수도 없다. 결국 이런 신의 존재는 검증이 불가능하다. 한편 반증도 불가능하다. 애당초 감각과 사고의 한계를 벗어난다고 했으니 우주의 어디에도 신이 없었다고 말을 해봐도, 신이 있다면 이렇게 될리가 없지 않느냐라고 추리해봐도 소용이 없다. 반증이 안된다. 이런 경우 이런 주장은 말 그대로 '의미가 없다'라고 말할 수 있다.
블라인드 테스트를 무의미하다고 주장하는 말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좀 더 쉽게 말하자면, 이렇게 검증도 반증도 할 수 없는 주장은 다른 수많은 주장들과 신뢰도가 동일하다는 것으로 설명할 수도 있다. 두개의 앰프가 가질 수 있는 차이는 스피커 위에 가로세로높이 1센티미터 짜리 나무조각을 놓고 차이를 느꼈다는 주장과도 신뢰도를 따질 수 없다. 한 시스템을 놓고 음악을 한곡 듣고 다시 틀어 다시 한번 들었는데 그 5분 사이에 발생한 에이징을 명료하게 느꼈다고 말하는 것도 동일한 신뢰도를 가진다. 혹은 동일한 전원 케이블 2미터짜리인데 한쪽은 재보니 2미터 1센티였고 다른 쪽은 2미터 1센티 2밀리 정도였다. 그리고 두개를 들어보니 앰프 바꾸는 것보다 더 큰 차이를 느꼈다, 라고 하는 주장도 마찬가지다. 이 말의 신뢰도 또한 앰프간에 소리차를 감지했다는 주장과 동일하다. 왜냐하면 신뢰도가 모두 0 이기 때문이다.
블라인드 테스트가 무의미하다는 주장은 앰프간에 차이를 인지할 정도의 차이가 있다는 주장 자체를 무의미하게 한다. 검증가능성도 반증가능성도 없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검증가능성을 만들기 위해 일정 앰프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느낌이 비슷하다는 사실이 주장되기도 한다. 마란츠는 따뜻하고 로텔은 차갑다는 식의 주장들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런 인기투표식 경향성은 검증이 아니다. 왜냐하면 마란츠에 대해 만들어지는 플라시보가 전반적으로 마란츠를 따뜻하게 느끼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실 마란츠 생긴거 따뜻하게 생겼고, 로텔 생긴거 차갑게 생기기도 하지 않았는가. 게다가 일정 모델에 대한 리뷰들을 찬찬히 살펴보면 사용자들 사이의 평가도 서로 매우 다르다.
7. 앰프라는 한 컴포넌트의 차이가 문제가 아니라 조합이 문제라는 주장
이런 주장은 기본적으로 논리적인 모순을 가지고 있다. 조합이라는 것 자체가 이른바 블라인드 테스트시 바뀌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앰프에 대해서만도 아주 많은 블라인드 테스트가 행해졌다. 이 경우 구분해내지 못해도 조합은 중요하다는 말이 무색하다. 지금까지 행해진 테스트들에서 앰프는 스피커와 궁합이 다 비슷했다는 말인가? 조합이라는 것 자체가 앰프-스피커의 조합을 중심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더 문제가 많다.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서 이미 조합이라는 것의 중요성도 존재를 의심하게 되기 때문이다.
선재-소스기기-앰프-스피커의 전반적 조합이 좋은 무언가를 만들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뭐 우리가 흔히 말하는 카오스 이론적인 얘기다. 앰프 하나 케이블 하나 소스기기 하나 등 각개는 큰 차이를 만들어주지 못하지만 그런 것들이 상승작용을 하게 되면 아주 큰 변화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것에 대한 실험도 이미 이루어진 적이 있다. 그야말로 아주 잘 조합되었다는 케이블과 앰프와 씨디 플레이어에 스피커를 연결했고 뭐 아무 생각없이 막선에 저가 씨디 플레이어와 앰프를 연결하고 구분하게 했던 실험도 있다. 여기서 같았던 것은 스피커 밖에는 없었다. 그러나 구분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앰프와 스피커의 궁합이 어떻고 저떻다는 말은 지금까지의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그런 것이 거의 전혀 존재하지 않음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선재, 씨디 플레이어, 앰프, 스피커가 함께 상승 작용을 일으켜 조합의 힘을 드러낼 수 있다고 한다면, 구분해 보이면 된다. 이른바 비실용으로 불리는 오디오파일들이 두개의 조합을 만들어서 구분할 수 있음을 보이면 그만이다. 괜히 고수인 양 폼잡을 필요도 없는 일 아닌가.
뭐 그냥 생각나는 것들을 줄줄이 적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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