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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바람이 분다 - 이승환(The Story),이병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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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fortuneteller - 신대철(시나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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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집-난 행복해 (1995)
2집-영화에서 처럼 (1996)
3집-슬픔과 분노에 관한 (1998)
4집-꽃 (2000)
5집-SoRa's 5 Diary (2002)
**이소라 라이브 (2001)
1.이소라는 참 노랠 못한다. 음반데뷔였던 '낯선 사람들' 1집이 나온게 93년 11월이니 가수생활 10년이 더 지났으면 중견의 지위에 도달한건데. 코막힌듯 갑갑하게 퍼지는 고음의 코맹맹이 소리는 여전히 듣기가 불편하다. 앨범마다 조규찬씨가 보컬 감독이란 특이한 크레딧을 올리는 걸 보면 본인도 보컬의 약점을 알고 있다는 걸 증명하는건지는 알수 없지만.
2.이소라 보컬의 강점은 중저음의 두텁고 허스키한, 단번에 청각을 사로잡는 그녀만의 색깔있는 음색에 있는거 같다. 이번 6집의 몇몇 곡에서 들려주는 이전보다 한층 차분해진 저음은 분명 매혹적이다. 차라리 그녀가 중저역의 멜로디에서 고음부의 절정으로 치닫기 일수인 상투적 발라드 패턴보다 사색적이고 음역의 진폭이 작은 포크(?)를 해도 괜찮지 않을까. 한옥타브의 영역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김민규와의 합작품 <별>과 <듄>이 듣기에도 편하고 곡도 맘에 든다.
3.본인도 기대하지 않았을 1집의 눈부신 성공 뒤에 이소라가 2집과 3집의 일부곡들에서 시도했던 Rock에의 외도를 4집 이후로는 다신 찾아 볼수가 없어 섭섭하긴 하다. 메인스트림에 안착한 테크니션들이 작곡하고 연주하는 록이란게 원래 어정쩡한거긴 하지만. 대중들도 그녀에게 기대했을 눈물 질질 짜는 발라드 옆에 놓인 살벌한(!) 트랙들에 우호적이진 않았을거라고 심증이 가지만...
4. 어찌 보면 그것도 아닌것 같다. (한국가요에서 통용되는 의미에서의) 포크와 록, 발라드는 이소라만의 강점은 아니지 않나. 그녀가 처음 등장했을 때 마침내 한국에 재즈여가수가 등장했다고 호들갑을 떠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틀린 말도 아닌게 다이아나 크롤이나 심지어 노라 존스에게마저도 재즈보컬이란 호칭을 붙여주길 마다않는 매체들을 상기해 보자. 기술적으로 더 훈련되어야 할거란 건 두말 하면 잔소리지만 이소라만큼 재즈보컬을 매력적으로 소화할 바탕에다 대중들을 확 끌어댕길 파워를 가진 국내여가수가 드물다고 생각한다. 이전 앨범들에서 두세곡씩 볼수 있던 재즈풍의 노래들을 이번 앨범에서 전혀 찾아볼수 없는다는 것 역시 아쉽다. 우리들도 그렇지만 이소라 본인마저도 재즈에 대해 거창한 개념틀을 세워놓고 지레 겁먹고 있는건 아닌지. 그녀가 재즈보컬에 본격적으로 덤벼들었다면 어땠을까 혼자 상상해본다.
5.이소라는 복도 많다. "이소라의 프로포즈"와 라디오 DJ로 활동하면서 한국뮤지션들 사이에 방대한 인맥을 구축했을테니. 이소라가 지목하는 당대의 음악영재들과의 공동작업의 결과물들은 이소라의 음반들을 구매한 청자들이 땅을 치며 후회하는 졸작의 나락으로 빠져드는걸 막아주는 기반이 돼주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평단에서 맘놓고 지지하기엔 상당히 어정쩡한 완성도에 그치는 모양이다. 무시하지도 못하기에 외면하는 형국일까?
결국은 10여년의 음악인생에서 그녀가 성장했느냐는 물음을 던지게 될텐데. 그게 참 애매모호하다. 그녀 음악의 정점은 애상적 발라드와 뒤틀린 로큰롤이 공존했던 2집이었던것 같기도 하고... 3집은 2집의 흐름을 이어갔지만 대중들의 무반응에 겁먹었던지 4집에서 김현철에 전적으로 의지하는 회귀를 단행했으니. 그래도 김현철이 다수대중들이 만족할만한 접점에서 이소라를 포장하는 재주가 있음을 4집을 통해 증명하긴 했다. 너무 안전한 선택이라 보기가 좀 안스럽지만. 김현철도 약관의 나이에 1집같은 눈부신 걸작을 내놓지 않았다면 오늘날 이 정도로 씹히진 않았을텐데. 애초에 기대치가 그렇게 부풀지 않았을테니까...
6.이소라가 평생 감사하며 살기로 작정한게 분명한, 앨범의 자켓 말미마다 꼬박 감사의 인사를 바치는 김현철/조규찬/고찬용 같은 동세대 동료들 대신에 떠오르는 신진들과의 작업을 통한 젊은 피 수혈을 시도한 5집의 방법론은 이번 6집에서도 연장되었다. 5집의 참여뮤지션(김민규,이한철,이승환,이규호,정지찬,나원주,루씨드폴,PnL1999)의 목록과 6집의 그것을 비교해보면 거의 변동이 없는 셈인데.
7. 러브홀릭의 강현민이 새로 투입되어 간판(?)을 책임지는 두드러진 역할을 맡았는데. 5집의 머릿곡이었던 김민규의 <안녕>이 강한 임팩트 없이 앨범의 서두를 열었다면 강현민의 Tears는 금방 대중의 호감을 살 멜로디의 훅이 인상적이다. 지난번 앨범보다 양질의 곡을 제공한 김민규도 선방했고. 얼핏 들으면 이영훈의 작곡처럼 들리는 이한철의 "시시콜콜한 이야기"도 이문세 애호가라면 당연 반가울 듯.
여러모로 6집이 5집보다는 확실히 흥행에 성공할 것으로 예측이 된다면... 그 이유는 무엇보다도 대중들이 원하던바 "배부르고 등따신 이소라"가 아니라 "이룰수 없는 사랑에 절망하는 청승맞고 비통한 이소라"의 모습때문일게다.
8.이소라의 청춘사업이 또한번 시련에 봉착한 모양이다. '소라의 일기'란 표제를 달았던 5집에서 비교적 넉넉하고 편안한 일상의 감성을 그려내더니 6집은 깨어진, 깨어져가는 관계에 상처받은 슬픔들을 가사로 뱉어낸다. 가수의 비극적 연애에 파생된 슬픔의 정서에 카타르시스를 느낄 청자들에겐 더없이 반가울, 혹자들에겐 베겟잎을 적시며 함께 울어줄 동료를 얻었다고 해야 하나? 이런건 실연당해본 사람이 아니면 가소롭기 짝이 없는 얘기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