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용을 포함한 모든 종류의 케이블은 재질과 형상에 따라서 각기 다른 전기적 상수값들을 갖게 되며 그 케이블의 고유한 특성을 표시하는 수단이자 이해하는 기준이 됩니다. 그래서 케이블의 길이나 연결방식이 변하면 이 상수값 역시 따라서 변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1미터당 전기저항 1Ω인 케이블을 두 개 직렬로 연결한다면 2Ω, 2미터 길이의 케이블이 되는 것이고 병렬로 연결한다면 0.5Ω, 1미터 길이의 케이블이 되는 것입니다.



이렇듯 같은 재질과 구조의 케이블이라도 길이와 연결방법에 따라서 전기적 상수의 차이가 발생하는 셈이니 이 스피커 케이블들은 서로 다른 전기적 특성을 보여주리라고 생각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다만 변화된 특성에 따른 소리의 변화가 사람들이 인식할 수 있는 범위 안에 있는지 없는지 하는 것은 다른 논의가 되겠습니다.



한편 오디오용 케이블의 특성을 이런 구체적인 전기상수들이 아닌 다른 요소(이하 미지수 X 로 칭함)로써 설명하려는 시도 역시 한편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재질과 형상에 따른 어떤 미지의 요소 때문에 저역이 두텁다든지, 고역의 선명성이 확장 된다든지 하는 지극히 서술적인 언어로써 그 케이블의 특성을 규정짓는 방식이죠. 그렇다면 케이블 특성을 서술적으로 규정하는 이런 방식에도 길이 변화에 따른 특성을 한번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특성 X 를 갖는 1미터 길이의 케이블을 두 개 직렬로 연결하는 경우와 병렬로 연결하는 경우에도 분명히 특성의 변화가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예를 들어 고역의 선명성이 특징인 케이블을 하나 더 추가하여 길이를 두 배로 한다면 고역의 선명성이 두 배 더 강조된 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요? 혹은 하나 더 추가하되 병렬 연결 한다면 이번에는 고역의 선명성이 감소된 소리를 듣게 되는 것일까요?



제 의문의 요지는 다음과 같은 것들 입니다.



인터케이블이나 스피커 케이블의 길이 또는 연결방식(직렬, 병렬)에 따르는 미지수 X 의 변화는 어떤 규칙을 갖고 있을까요?



길이 변화에 종속적이어서 길이가 늘어난 만큼 특성이 변한다면, 고역이 선명한 케이블을 5미터나 10미터로 늘린다면 이 길이의 변화만큼 고역이 5배 혹은 10배 더 선명해질까요?



독립적이라면, 즉 1미터든 5미터든 길이에 따른 미지수 X 의 변화는 없고 오로지 재질과 케이블 메이커의 제작방식에 한정된다면, 미터당 가격이 고가인 케이블들을 굳이 1미터씩이나 사용할 필요 없이 1센티 혹은 1밀리만 1미터 길이의 평범한 케이블에 연결해도 미지수 X 가 표현하는 소리의 특성을 동일하게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종속적이거나 독립적인 것에 상관없이 선명한 고역특성을 나타내는 선재 0.5미터와 호방한 저역특성을 나타내는 선재 0.5미터를 연결해서 케이블을 구성한다면 선명한 고역과 호방한 저역을 같이 얻을 수 있을까요? 아니면 앞, 뒤로 연결하는 순서에 따른 특성만 혼자서 나타날까요?



선명한 고역(앞) + 호방한 저역(뒤) = 호방한 저역

호방한 저역(앞) + 선명한 고역(뒤) = 선명한 고역



과연 오디오 케이블의 특성은 길이와 연결방식에 대하여 종속적일까요? 아니면 독립적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