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렇다할만한 좋은 공연을 본 기억이 별로 없습니다. 전주 소리문화의 축제에서 선을 보였던 "베빈다의 파두"나 "이상은, 양방언등"의 공연이 개인적 생각으로는 예년 수준의 공연에 많이 미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았기 때문이기에 금년이 가기 전에 무엇인가 멋진 공연이 하나쯤 들어오면 어떨까 하는 찰라에 나윤선씨의 공연에 들어온다는 소식에 기대를 하였는데요.



과거 재즈보컬리스트인 나윤선씨의 판을 겪어보면 '그다지 한국대중음악에 가까운 판들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종종 하곤 했습니다. 물론 국내에 그녀를 알려지게 한 '초우', '아름다운 사람'등이 있기는 하지만 그녀 특유의 스캣~이 어떤 면에서는 상당~~~히 듣기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하고 문화적인 공감대를 얻기에는 너무 비한국적인 느낌을 많이 가미하기에 몇 개의 곡을 제외하곤 좀 오래 듣기가 거북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는데....



이번에 새로 발매한 4집 앨범을 아직 들어보진 못했지만 전주 '한국 소리문화의 전당 연지홀'에서 공연되었던 나윤선 퀸댓의 공연은 절반의 성공이 아니었을까 생각을 했습니다. 일단 인정하고 들어가야 할 것은 대중성에 의존한 가수를 가장한 엔터테인먼트와는 달리 그녀는 확실한 재능을 가진 가수라는 점입니다. 점잖하고 정직한 목소리 뒤에 숨겨져 있는 열정적이고 소프라노에 가까운 고역대를 무리없이 해석하는 능력은 허스키한 목소리로 대변되는 여성재즈계에서는 다소 이색적이라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아쉬웠던 점이라면 그녀의 재능에 걸맞을 멋진 곡을 써줄 좋은 작사,작곡가를 아직은 만나지 못한게 아닌가라는 의구심을 잠시 품게 되었는데요. 그녀와 함께 그룹을 이루고 있는 퀸뎃의 능력도 그녀의 보컬의 능력도 뛰어난데 반해 정작 무기가 되어야 할 음악과 곡에서 개인적으로는 참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예전에 의미없이 외쳐대던 스캣보다는 오히려 스윙에 가까운 노래들과 보편적으로 스윙에 첨부하는 허스키한 목소리가 아닌 맑고 청아한 목소리가 주류를 이뤄 이색적이라는 것 외에 깊게 감흥을 남길만한 노랫말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드는 아쉬움 정도일까요? (아니면 대중성을 상당히 배재한 그들의 음악세계를 아직 내가 이해를 못한 것일까라는 생각도 해보긴 합니다만...^^;) 정작 개성있는 연주도 좋았고 보컬도 좋았는데 정작 가슴에 직접적으로 비수를 찌르는듯한 곡이 없었다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의외로 공연장의 문화는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 어자피 나윤선씨의 공연을 보러 오는 계층이 거의 30대 초중반에서 50대 중반에 이르다보니 일단 공연장의 분위기도 굉장히 정숙했던데다 공연장 자체에서 핸드폰이나 카메라 등의 단속 역시도 상당한!!! 수준이었다는 점에서 무난한 공연문화였지만 이런 재즈카페 풍의 연주회라면 연지홀같은 중소단위의 공연장보다는 재즈카페의 100여명 안팎(전주에 이런 곳이 있을까...^^;;)의 카페에서 보컬과 대중과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는 그러한 무대였으면 더 흥겹고 즐거운 무대가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녀의 노래실력과 퀸댓의 연주실력에 비해 관객의 호응도(제가 가본 공연중에 어제처럼 완전히 꽉찬 공연도 참 드문것 같습니다. ^^; 매니아가 많아진걸까요? 아니면 유명세를 탄걸까요?)도 약했던 이유도 아마 맑고 청아한 그녀의 목소리에 비해 그녀의 음악세계가 쉽지 않았던 탓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