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영어학원에서 일을 합니다,
비록 적게는 7~8살부터 많아야 13살인 아이들이지만,
분명히 고객이기 때문에,
당연히 고객으로서의 대접을 합니다,
절대 반말을 쓰지 않고, 가르치려 들지 않습니다,
불편이나 불만을 이야기하면, 절대적으로 수긍합니다,
당연히 저희 사무실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단어는 '죄송합니다' 입니다,
지난주에 zoom을 배송받고,
며칠쯤 참 만족하면서 썼습니다,
그러다 지난 주말에 살짝 '펑'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전원이 올라가지 안더군요,
뒷면 전원부에 보니 퓨즈가 들어가는 곳이 있길래 보니,
퓨즈가 터져 있었습니다, 유리가 탄채로 깨져있더군요,
주말이라 쉬시겠지 하고 월요일에 연락을 드렸습니다,
가장 처음 들은 말은 '고객 과실일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운드 포럼이 얼마나 잘난 곳이고, 기술진들이 얼마나 훌륭하신 분인지는 모르겠지만,
'저희는 기계만들때 대충 만들지 않으니 고객 과실인지 먼저 알아봐야한다'라는 대답에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기계는 대충 만들지 않으니, 고객이 대충쓰다 고장낸거라고 전제를 깔고 대화를 시작하는 건가요,
혹시 퓨즈만 갈아보면 어떨까 해서,
퓨즈가 어떤 제품인지 어디서 구할수 있는지 물었더니,
'어디서 구할수 있는지는 모르겠고 그냥 모양 똑같은 거 사면 된다'라고 하시더군요,
뭐, 조명가게들을 뒤져서 휴즈를 사왔습니다,
혹시나 해서 한 5개를 사왔는데, 끼우는 족족 펑하고 터지더군요,
결국 택배로 a/s를 받기로 했습니다,
다음날 한 5~6시쯤이었던 것 같던데,
시간이 늦었으니 내일 열어보겠답니다,
뭐 그러라고 했습니다,
퇴근시간에 얼른 퇴근하고 싶은 마음 모르는게 아니니까요,
또 다음날 오전에 전화가 왔습니다,
트랜지스터인지가 불량이었다고 하더군요,
죄송하다는 말도 없었고, 일주일이내에 제품 불량은 당연히 새제품 교환인데 그런 말도 없고,
수리해서 그날 바로 보내주겠다고 하더군요,
또 그러라고 했습니다,
그냥 알아서 잘 해주시겠지하는 마음이었습니다,
학원 일 특성상 퇴근은 밤 12시는 되야 하고,
그 시간에는 경비실에서 택배를 가져올 수도 없는 노릇이라,
4월 개강이라 한창 바쁜 학원에 양해를 구하고, 오후에 출근하겠노라 양해를 구했습니다,
오전이면 보통 택배들이 다 도착하기 때문에 받아놓고 가려는 생각이었습니다,
한 군데 두 군데, 택배회사 트럭들이 오가고, 시간은 오후가 되었는데, 소식이 없더군요,
혹시나 택배회사가 문제일까 싶어서 사운드 포럼에 택배송장번호를 물으려 전화를 했습니다,
'아, 그 제품 저희가 오늘 보내드릴께요'라고 하더군요,
제가 따지고 드니까 그제서야 죄송하다고 하는데,
이건 죄송해서 죄송하다는건지, 띠겁고 재수없는 놈한테 미안하다 소리 하고 꺼지라는 말투인지, 기분이 확 상하더군요,
사장님을 바꾸라니까 자리에 없다하고, 과장이라는 사람을 바꿔주더군요,
죄송하다고 말은 하는데, 죄송하다는 건지, 저하고 말싸움을 하시겠다는 건지,
왠만한 제품들은 거의 인터넷으로 주문하는데,
이런 식으로 고객에게 응대하는 곳은 처음 만나봤네요,
결국 퀵으로 당장 보내라해서, 방금 받아봤는데,
이건 뭐 끝까지 실망 시키시네요,
제가 보냈던 박스, 테이프뜯은 자국이 선명한 그 박스 그대로 보내셨더군요,
속 내용물은 아직 꺼내보지 않았는데, 어떻게 포장해서 보내셨을지 참 기대됩니다,
어찌나 근검하셔서, 박스까지 재활용하시는지, 기업 마인드도 참 멋지시구요,
구매하기 전에 이리 저리 알아보면서,
사운드 포럼의 줌이라는 제품이 좋다는 말을 듣고 주변 분들에게 조언을 구하던 중에,
지인 한분이, '실력은 있는데 마인드가 부족하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뭐, 본인들의 제품에 자부심이 있고, 프라이드가 있는 건 좋습니다,
그런데 그 자부심, 프라이드를, 경쟁하는 타 업체에게 보여줘야지,
고객한테 보여주는게 말이나 되는 일인가요?
뭐, 천만원 이하대에는 대안이 없다느니 하는 소리를 많이 들었습니다만,
천만원 이하대에는 이런 마인드로 사업하시는지 참 궁금합니다,
다시는 사운드 포럼에서 거래 안할 것 같네요,
혹시나 추천해달라는 분이 계시면, 도시락 싸가지고 가서 말려야 겠습니다,
|
제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