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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지연은 한국여성가수의 계보에서 자기음악을 스스로 만들어온 음악감독들인 심수봉과 여진, 이상은의 뒤를 잇는 재목이라 할만 합니다.이 놀라운 늦깎기 신인의 데뷔앨범은 이상은이 5집<이상은-언젠가는>에서 보여준 가식과 과장없는 솔직한 자기표현을 다시 만난 듯한 감동을 전해줍니다.제가 좋아하는 시인과 촌장, 김광석만큼이나혹은 새 밀레니엄에 발매된 앨범으로는 <양희은 30주년>과 <김가영 날치>와 함께가장 자주 꺼내 들을 것이란 확신이 듭니다.여러모로 판단컨데 어쩌면 시대착오적이고 시장성이라곤 눈꼽 정도인 이런 앨범이음반시장에서 제작비조차 회수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고그녀가 한국대중음악사의 가장 경이로운 여성음악감독의 1인일지라도2집을 기대할 수나 있을지 회의적입니다.요새 Cool해빠진 10대가 이런 노래를 들을 것이며먹고 살기 바쁘고 스트레스 많은 30대가 이 음반을 구매해 줄까요?아마도 저주받은 걸작으로 자본의 세상에 내동댕이 쳐진그녀의 음악 앞에 진실한 감사를 바칩니다.당신의 진심은 나를 통했습니다.(아래 사진들은 14번 트랙 기다림에서 캡쳐한겁니다)
01 기다림기타 김용수 / 첼로 김영민 / 바이올린 임현애 / 편곡 장인호 돌아온단 약속을 잊고 간 너를 기다린 지 벌써 몇 년째 꿈속에서도 떠나는 널 꿈속에서도 종일 기다리는데 이제 곧 겨울도 올텐데 바람은 더 차가울텐데 나의 집은 어느 응달뿐인데 오래전부터 있고싶던 곳으로 넌 떠났는지 내 맘이 너를 돌려보냈는지
대답해줘 겨울 가고 눈 녹기 전에이리로 계속가면 안될곳 인데알면서도 나를 돌릴 수 없네나에게 주던 너의 손길 꼭 그대로인 듯못 견디는 감정뿐한번 더 사랑한다 내게 말하면그 맹세 고이 접어 넓은 바다로 영영 던져버려내 갈 길은 오로지 너와 약속한 그 길뿐인데다시는 날 떠나가지 못하게내게 오는 길을 잃었나 수많던 약속 잊었나대답해줘 겨울 가고 눈 녹기 전에
**************************************************************http://www.weiv.co.kr/view_detail.asp?code=interview&num=2298 (전문)손지연의 [실화]는 음반의 표제처럼 한 개인의 진실 어린 삶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떤 이야기일까. 우리네 삶처럼, 대단치는 않지만 저마다 소중한 이야기들이다. 나보다 잘난 친구에 대한 가벼운 질투("친구"), 떠나간 사람에 대한 그리움과 기다림("기다림"), 엄마가 사주던 맛있는 호떡("호떡"), 이루지 못한 소박한 꿈("꿈") 등 삶에서 길어 올린 얘기들이다. 그런데 재즈 풍의 감칠맛 나는 반주에 다소 천진한 목소리로 흐르는 이런 가사는 어떨까. "한 개만 먹어도 배부른 호떡 배가 불러도 맛있는 호떡 … [중략] … 집에 돌아오는 길은 무척이나 길었어 엄마와 떨어지긴 싫었어 / 엄마가 보고 싶으면 이렇게 라도 말해야지 호떡이 너무 먹고 싶어요"("호떡"). 맛깔스런 사운드에 실린 순탄치 않은 가정사를 읽을 수 있다. 다른 곡들의 가사도 평범한 타이틀과는 달리 단선적이지 않고 미묘하며, 시각에 따라 달리 읽힐 수 있는 여지를 가지고 있다. 또 "너의 집 앞을 맴돌다 사랑에 만취돼 우는 난 주정뱅이"("실화"), "내게 다시 목말라 해줘 나의 사랑 굶주린 사자처럼 내게 구애해 줘"("절망") 같은 가사는 일체의 꾸밈을 벗어 던진 솔직한 감정을 드러내며, 여성의 목소리라는 점을 감안하면 신선한 느낌을 준다. "내 눈에 간직하면 너의 모습 잊을까 내 맘으로 찍었던 낡은 사진 한 장 / 노 저을 수 없는 얼음 배를 타고 너의 마음까지는 언제쯤 도착할지 / 그리움이 점점 더 가까워질 때면 부끄러운 여행길 좀더 멀리 떠나네"("여행") 같은 구절은 오랜만에 만나는 시(詩)적인 울림을 주는 노랫말이다. 속살을 들추면 마디마다 상처가 배어 있는 이런 이야기들은 대개 차분한 음성과 정갈한 어쿠스틱 기타가 꾸미는 포크 스타일로 형상화되어 있다. 물론 일렉트릭 기타, 베이스, 드럼 등의 세션이 말 그대로 '적절히' 쓰이고 있고, 음악 스타일도 포크 록, 재즈, 레게 등의 요소들을 가미하여 곡마다 상이한 질감을 준다. 듣다 보면 R.E.M.의 섬세한 감성과 연주, 돌로레스 오라이어던(크랜베리스)의 팔랑이는 스캣, 강산에 또는 윤도현이 감기약을 먹고 늘어진 상태로 통기타를 튕기며 부르는 듯한 노래가 연상되는 대목도 있다. 말하자면 편곡과 연주는 최소의 투여로 최대의 효과를 꾀하기라도 하듯 어떤 경우에도 과잉되는 법이 없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낮게 울리는 현(strings)이다. 단촐하게 현악기가 삽입된 "기다림"과 "실화"의 경우 근래에 나온 가요 음반 중 현의 느낌과 울림을 가장 잘 살린 예로 꼽아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 수십 인조 오케스트라 세션으로 층층이 쌓은 소리 다발이 어떤 감흥도 주지 못한 채 듣자마자 귓등으로 미끄러지곤 하는 주류 가요와 대조적이다. 하지만 이 음반에 담긴 악기 중 단 하나를 꼽으라면 손지연의 목소리일 것이다. 그녀는 탁월한 가창력을 자랑하지도, 카리스마적인 개성을 갖고 있지도 않다.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여기 담긴 음악들과 잘 어울린다. 그녀는 뮤지컬 가수와 닮았다. 에너지 넘치는 군무와 함께 정열적으로 열창하는 뮤지컬 가수가 아니라, 화려한 장면이 끝나고 무대에 홀로 남아 독백처럼 노래하는 뮤지컬 가수 말이다. 그녀의 보컬은 호흡을 고르느라 혹은 미묘한 감정을 숨기지 못하여 조금은 떨리는 목소리로 노래하는 솔로 곡의 그 쓸쓸함과 날 것의 느낌과 닮았다. 이 음반에 담긴 손지연의 자작곡들은 자동기술처럼 가사와 멜로디가 함께 만들어지면서 흐르는, 그래서 마디마다 딱딱 떨어지지 않고 마디에 걸치고 불규칙하게 들고나는 느낌을 준다. 하여 관습적인 주류 가요에 닳고닳은 우리 귀에는, 한 번에 쏙 들어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물질적 비만과 정서적 빈혈의 시대, 모두가 가속으로 지나가는 시대에, 이 여성 싱어송라이터의 '낮은 목소리'는 잘 소통될 수 있을까. 결과는 두고 봐야겠지만, 한 가지만은 분명할 것 같다. 그녀의 노래가 우리네 감성의 굳은 살 속에 잠들어있던 '삶의 진솔한 표현'이란 노래의 한 본연을 새삼 일깨워준다는 점. 어느 시 제목처럼 그녀의 노래는 '숨길 수 없는 노래'이므로.--- 이용우/ 음악웹진 웨이브에서 발췌인용 *****************************************************************04 호떡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종점으로 달려갔네엄마가 너무 보고 싶었어뚫어진 천막 호떡집에서 호떡 두개를 사주셨네난 우리엄마가 너무 좋아요
한개만 먹어도 배부른 호떡, 배가 불러도 맛있는 호떡그 옛날처럼 내게 호떡 두개만 사줘요그 옛날처럼 작고 어린 내가 되게요그 옛날처럼 작고 작은 내가 되게요
집에 돌아오는 길은 무척이나 길었어엄마와 떨어지긴 싫었어엄마가 보고 싶으면 이렇게라도 말해야지호떡이 너무 먹고 싶어요
왜 플레이가 안 되나요???
아니, 이런 썰렁한 리플이...^^;;;;<br /> 플레이 잘 될텐데 왜 그러죠?
담백한 느낌의 목소리가 참 좋네요..오랜만에 들어보는 느낌이네요
비오는 가을 날씨에 특히 40대가 느끼는 풍부한(?) 감성을 자극하기에 적절한 음악입니다. 집사람이 이 음악을 듣고 있는 저의 모습을 보며, 왠지 모를 소외감을 느낄 것도 같구요.. 좋은 곡 추천 감사드립니다
어쿠스틱한 느낌이 참 좋네요...ar로 들으면 딱일듯...
아, 잘 들었습니다. 좋네요... ^^
결국 음반 구입후 ar로 듣는데 들으면 들을수록 가슴깊이 와 닿는군요..애장시디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이런 좋은 음반을 소개해준 이훈님께 정말이지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손지연씨 늦은 나이에 데뷔해서인지 예전에 써논 창작곡이 잔뜩 쌓여있다더군요. 1장이라도 더 팔려야 <손지연 2집>을 만나가 될 가능성이 높아질테니... 그건 그렇고 제가 너무 말랑말랑한 곡들 위주로 소개한것 같아 반성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