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오디오에 있어 수도 없이 많은 변수들이 존재할 것이다. 그리고 그에 따라 또 수도 없이 많은 주장들이 존재한다. 열거해보면 상당히 지루한 감까지 있다.
공간, 스피커, 앰프, 씨디 플레이어, 턴테이블, 튜너, 각종 케이블 등등 많은 변수요인들에 대한 다영한 주장들이 존재한다.
사실 위에 적은 각각에는 또 엄청난 주장들이 들어 있다. 공간에 대해서만 생각해봐도 공간의 크기, 공간의 비례, 공간의 성격, 오디오 이외 것들의 배치, 공간을 이루는 벽과 심지어는 벽지의 종류, 그리고 또 결정적인 오디오의 배치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주장들이 펼쳐져 있다. 공간만 그런 것이 아니라 스피커나 앰프나 그 외의 거의 모든 오디오 컴포넌트들에 대해 이렇게 수다한 주장들이 펼쳐져있다.
그렇다면 그 수도 없이 많은 주장들에서 옥석을 가리는 일은 어떻게 가능할까? '내가 해보니 느꼈고 그래서 향상된 소리를 들었다'라고 한다면 그것은 그 사람에게는 진실이다. 하지만 많은 주장들이 펼쳐져 있다면 그 주장들 중 어떤 것이 옥돌이고 어떤 것이 잡석인지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
앰프나 씨디 플레이어 위에 조그만 나무토막을 올려 놓으면 소리의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고 하고 또 실제로 그것을 뚜렷하게 느꼈다는 주장도 있다. 자신이 느낀게 아니라 말도 해주지 않았는데 와이프가 알아차리더라는 흔한 종류의 주장을 들을 수 있었다. 원본 씨디에서 웨이브를 추출해봤자 동일하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줘봤자 자신은 그 차이를 분명히 느꼈다고 하는 사람도 존재한다. 이런 주장들은 과연 고가 하이엔드 분리형 앰프와 입문기급 인티앰프에서 차이를 느꼈다는 것보다 못한 주장일까? 사실 별로 그렇지도 않다. 두 주장은 동일한 한가지 근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느꼈다"
블라인드 테스트 따위 필요 없고, 그건 차이를 구분하기 어렵게 만들어진 장치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꽤 된다. 그 사람들 말대로 그런게 차이를 구분하기 어렵게 만들어진 것이라고 하자. 그렇다면 과연 그 수많은 주장들 중 어떤 것이 옥돌이고 어떤 것이 잡석인지 어떻게 구분하겠는가.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것이라면 옳은 것인가? 내공이 있다는 사람이 말해주면 맞는 말인 것인가?
얼마전 반 장난으로 썼던 것이지만 5분짜리 곡을 듣고 아무것도 바꾸지 않고 다시 들었더니 미세한 변화를 감지할 수 있었다. 그것을 시스템 전체가 에이징되면서 변화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의 정당성이 초고가 하이엔드 분리형 앰프와 입문기급 인티앰프의 소리가 서로 다르다는 주장의 정당성에 못미치는 것이 아니다. 수없는 주장중에 과연 무엇으로 옥석을 가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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