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감상을 하면서
피아노나, 오케스트라 연주의 이 곡의 선율도 좋지만
가사가 애절하게 가슴에 다가와서
" 도대체 이 곡은 어떤 사연을 가졌을까..?? "
한편으로는 궁금하기도 해서 우리 가곡 ‘비목’ 에 얽힌 사연들을 적어봤습니다.
(정보수집,편집,작성 : 박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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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 목 ◆
* 1964년, 강원도 화천군의 최전방 백암산 계곡
비무장지대를 순찰하던 청년장교인 '한명희' 육군소위는
문득
잡초가 무성히 우거진 곳에서
무명용사의 무덤 하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한국전쟁 때 숨진 어느 이름 모를 용사의 무덤인듯
옆에는 녹슨 철모가 딩굴고
무덤 머리위의 십자가 '비목' 은 금방이라도 쓰러질듯
화약냄새 (초연)가 휩쓸고 간 깊은 계곡을 물들이는 붉은 석양
녹슨 철모와, 그 옆을 지키고 있는 새 하얀 수려한 목련...
그 육군장교는
이돌 무덤의 주인이 자신과 같은 젊은이였을 거란 생각을 하면서
그 "비목(裨木)" 을 보면서 느낀 것을 메모하게 됩니다.
그 후
그때의 육군장교는 제대하여 TBC(옛 동양방송) 의 PD로 일하면서 4년여가 지난 뒤
이 '비목'의 가사는 탄생하게 됩니다.
"가고파" "그리운 금강산" 과 더불어 우리 한국인의 3대 애창곡인 이 가곡.
전쟁의 상흔이 남기고 간 애절한 페이소스..
* 저는 해마다 6월이 오면 가끔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조국을 위해 님들이 겪었던 추위와
외로움의 고통과 부모와 아내, 자식에 대한 그리움...
님들이 흘렸던 피를 우리는 꼭 기념일이 돼서야 잠시 되새기다
또 쉽게 잊어버리는 죄인 일지도 모릅니다.
그 분들이 남기고 가신, 고귀한 희생을 잊은채
오늘도 우리는 웃고, 떠들고, 맛있는 요리들을 먹으며 육체의 유희를 즐기면서
어쩌면 지금의 이 행복을 영위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해마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눈물 흘리며 흐느끼는 서울, 대전의 그곳이 아니어도
따뜻한 햇볕이 내리쬐는 이름없는 산 모퉁이에 피는 꽃들의 향기와 함께
밤새 반짝이는 저 영롱한 별들을 쳐다보며 잠들어있을
짧은 생애를 살다가신 님들...
마지막 순간에 눈썹에 맺혔던 그 눈물의 의미를
마지막 남기고 가신 그 말을...
우리 모두는 잊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요?
비록 그 젊은이들이
전쟁이 남기고 간 슬픈 희생양 이었을 지라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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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 / 모윤숙 *
산 옆 외따른 골짜기에
혼자 누워있는 국군을 본다.
아무 말 아무 움직임 없이
하늘을 향해 눈을 감은 국군을 본다.
누른 유니폼 햇빛에 반짝이는 어깨의 표지
그대는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소위였고나
가슴에선 아직도 더운 피가 뿜어 나온다.
장미 냄새보다 더 짙은 피의 향기여 !
엎드려 그 젊은 주검을 통곡하며
나는 듣노라
그대가 주고 간 마지막 말을
나는 죽었노라
스물 다섯 젊은 나이에
대한민국의 아들로 나는 숨을 마치었노라
질식하는 구름과 바람이 미쳐 날뛰는 조국의 산맥을 지키다가
드디어 드디어 나는 숨지었노라
내 손에는 범치 못할 총자루
머리엔 끼지지 않을 철모가 씌워져
원수와 싸우기에 한 번도 비겁하지 않았노라
그보다도 내 핏속엔 더 강한 대한의 혼이 소리쳐
나는 달리었노라
산과 골짜기 무덤 위와 가시숲을
이순신같이 나폴레옹같이 시이저같이
조국의 위험을 막기위해 밤낮으로
앞으로 앞으로 진격진격!
원수를 밀어가며 싸웠노라
나는 더 가고 싶었노라 저 원수의 하늘까지
밀어서 밀어서 폭풍우같이 모스크바 크레믈린 탑까지
밀어가고 싶었노라
내게는 어머니 아버지 귀여운 동생들도 있노라
어여삐 사랑하는 소녀도 있었노라
내 청춘은 봉오리지어
가까운 내 사람들과 함께
이 땅에 피어 살고 싶었었나니
아름다운 저 하늘에 무수히 나르는
내 나라의 새들과 함께
나는 자라고 노래하고 싶었노라
나는 그래서 더 용감히 싸웠노라
그러다가 죽었노라
아무도 나의 주검을 아는 이는 없으리라
그러나 나의 조국 나의 사랑이여 !
숨지어 누운 내 얼굴의 땀방울을
지나가는 미풍이 이처럼 다정하게 씻어주고
저 하늘의 푸른 별들이 밤새 내 외로움을 위안해주지 않는가 ?
나는 조국의 군복을 입은 채
골짜기 풀숲에 유쾌히 쉬노라
이제 나는 잠에 피곤한 몸을 쉬이고
저 하늘에 나르는 바람을 마시게 되었노라
나는 자랑스런 내 어머니 조국을 위해 싸웠고
내 조국을 위해 또한 영광스리 숨지었나니
여기 내 몸 누운 곳 이름 모를 골짜기에
밤 이슬 내리는 풀숲에 나는 아무도 모르게 우는
나이팅게일의 영원한 짝이 되었노라
바람이여 !
저 이름 모를 새들이여 !
그대들이 지나는 어느 길 위에서나
고생하는 내 나라의 동포를 만나거든
부디 일러 다오.
나를 위해 울지 말고 조국을 위해 울어 달라고
저 가볍게 날으는 봄나라 새여
혹시 네가 날으는 어느 창가에서
내 사랑하는 소녀를 만나거든
나를 그리워 울지 말고 거룩한 조국을 위해
울어 달라 일러다고
조국이여 ! 동포여 ! 내 사랑하는 소녀여 !
나는 그대들의 행복을 위해 간다.
내가 못 이룬 소원 물리치지 못한 원수
나를 위해 내 청춘을 위해 물리쳐다오.
물러감은 비겁하다. 항복보다 노예보다 비겁하다.
둘어싼 군사가 다아 물러가도 대한민국 국군아 !
너만은
이 땅에서 싸워야 이긴다.
이 땅에서 죽어야 산다.
한번 버린 조국은 다시 오지 않으리다. 다시 오지 않으리라.
보라 ! 폭풍이 온다. 대한민국이여 !
이리와 사자떼가 강과 산을 날뛴다.
내 사랑하는 형과 아우는 서백리아 먼 길에 유랑을 떠난다.
운명이라 이 슬픔을 모른체 하려는가 ?
아니다. 운명이 아니다. 아니 운명이라도 좋다.
우리는 운명보다는 강하다. 강하다.
이 원수의 운명을 파괴하라. 내 친구여 !
그 억센 팔 다리. 그 붉은 단군의 피와 혼
싸울 곳에 주저말고 죽을 곳에 죽어서
숨지려는 조국의 생명을 불러 일으켜라
조국을 위해선 이 몸이 숨길 무덤도
내 시체를 담을 작은 관도 사양하노라
오래지 않아 거친 바람이 내 몸을 쓸어가고
저 땅의 벌레들이 내 몸을 즐겨 뜯어가도
나는 즐거이 이들과 함께 벗이 되어 행복해질 조국을 기다리며
이 골짜기 내 나라 땅에 한 줌 흙이 되기 소원이노라
산 옆 외따른 골짜기
혼자 누운 국군을 본다.
아무 말 아무 움직임 없이
하늘을 향해 눈을 감은 국군을 본다.
누른 유니폼 햇빛에 반짝이는 어깨의 표지
그대는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소위였고나
가슴에선 아직 더운 피가 뿜어 나온다
장미 냄새보다 더 짙은 피의 향기여
엎드려 그 젊은 주검을 통곡하며
나는 듣노라
그대가 주고 간 마지막 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