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딩나라에서 소너스파베르 스피커를 검색해 구경하다가 이 헤드폰 매물을 보았습니다. 

이 헤드폰에 대해 누군가 '중고가 30만원 이내에 구할 수 있는 최고의 헤드폰'이라는 말을 들어보았어요.

그 글을 올린 분은 오디지 el-8, 오디오테크니카 2000z, 그라도 PS-500과 함께 이 헤드폰을 꼽더라구요.

동공이 커지며... 그래 집 이사 문제로 스트레스 많이 받았잖아.

구입하고 나서 다시 팔면 되지...

자기 합리화와 함께 질렀습니다. 

 

이 헤드폰에 대해 검색해보니 리뷰어가 제품을 리뷰하고 자기 돈으로 샀다는 글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처음 발매한 2016년 시기, 1차 물량이 완판되어 2차 예약을 받는다는 글도 있었습니다.

 

찾아보면 생활기스 있다는 판매자분의 말과 달리 민트급에 전용 커치대가 포함되었어요.

이불보따리 쌀 때 쓰는 보자기에 넣어서 보내셨더라구요.

판매자분이 여자분인가... 해서 보니 여자분이 아껴서 사용한 제품이었습니다. 

이런 행운의 매물을 접하게 되네요.

 

 

 

 

디자인적으로 벨트를 연상시키는 독특한 헤드밴드에 세련미, 스피커 브랜드가 만든 헤드폰이라는 점...

그래서 맑고 고운 깔끔한 소리였거니...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개성이 굉장히 강해 호불호를 가진 헤드폰이예요.

 

대체적인 평가가 중음 강조된다, 두꺼운 소리결이다... 라고 하시더라구요.

대역폭이 굉장히 좁습니다. 

하늘로 승천하는 고역, 땅으로 파고드는 저역이 아닌~ 고음, 중음, 저음이 폭이 좁게 가운데에 모여있습니다. 

아기자기함과 넓게 펼쳐진 소리 사이에서 호불호가 갈리구요.

대신에 좌우로 펼쳐지는 공간감은 일품입니다.

무대가 펼쳐지고 끝단에 있는 악기와 가운데에 있는 악기가 분리되어 들립니다.

사용하는 기기와 음악에 따라 꼬맹맹하고 흐리멍텅한 소리가 나올 수도 있고 광활하게 넓게 펼쳐지며 정위감있는 음악을 휘몰아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진동판의 반응이 굉장히 좋아서 조금이라도 강조되는 소리가 있으면 유닛이 부르르 떨립니다. 

유닛의 떨림은 음악 감상에 쾌감을 더해줍니다.

이 유닛의 떨림을 위해 고출력 헤드폰 앰프들을 어떻게 셋팅해야하는지 고민들을 많이 하는데요.

프리마 헤드폰은 적절양의 출력을 넘어서면 허무하게도 이 유닛 떨림이 쉽습니다. 

누군가는 EDM 음악에 잘 맞는다고 하고 누군가는 저역이 강조되어 있다고 표현하는 이유에 합치됩니다.

탄력있게 저음이 통통거리며 흔들리는 유닛을 경험할 수 있고 고역의 뻗힘 중에도 유닛이 부들부들 떨리네요.

음악의 클라이막스 소리에 하이파이적 쾌감이 자극됩니다. 

 

벨트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이 인상적이라는 말이 많은데요.

저는 조금 불호였어요.

그런데 실물을 보니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아이디어 좋네요.

그리고 패드 가죽의 감촉도 촉촉하고 푹신하니 너무 좋습니다. 

만듦새가 어디 하나 지적할 게 없네요.

 

좋은 기기라 하니 다시 팔 수 있겠거니 해서 경험삼아 구입했는데 어디 하나 지적할 부분을 찾지 못하겠습니다.

대단하네요.

유명 헤드폰 회사의 입문기들에서 보여지는 특유의 소리 기조에서 무언가를 더해보고 싶다면...

아쉬움을 채울 수 있다면...

바로 이 헤드폰입니다.  

세상에는 음향에 미친 제작자들이 많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