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일로 인해 깨끗하고 건강해야 할 장터에 분란이 이어지도록한 점에 대해 대단히 죄송하다는 말씀드립니다. "이렇게까지 해야겠냐?" 등과 같은 말씀을 주신 회원님들의 의중도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다만 제가 왜 이렇게 밖에 할 수 없는지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우선 저는 그리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도 않고 이름이 거론되는 것을 전혀 좋아하지 않는 성격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와싸다에서도 글을 보고 장터 거래를 하는 것 이외의 활동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글들을 올릴 수 밖에 없던 이유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고소를 결심한 이유
저는 사실 어렸을 적 비슷한 일로 모욕죄 고소를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욕을 하지도 않았고 상대가 기분이 나빴을수는 있어도 단순 견해였을 뿐인데 말이지요. 어느 날 경찰서에서 전화가 와서 조사를 받으러 오라고 하더군요. 저는 조사를 받으러 오라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제 혐의가 인정된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조사관님께 혹시 고소인의 연락처를 알 수 있는지... 제가 합의를 하면 되는지 등에 여쭤보았고 조사관님은 일단 조사 받으러 오라고 하셔서 날짜를 잡았습니다.
그 이후 너무나도 불안한 마음에 법률 상담을 받았고 제가 한 행동이 문제가 없을 뿐 더러 모욕죄 성립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 다는 사실을 알게되어 조사 받은 후 혐의없음으로 불송치되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받은 정신적 고통은 상당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저나 회원님들이 적은 댓글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너무나도 잘 알고있었지만 새벽 시간에 받은 전화는 태어나서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또 다른 충격과 공포였습니다. 누구인들 겪어봤을까요....
와싸다는 저에게 참 고마운 곳입니다. 오디오라는 취미의 특성 때문인지 중고 거래에서 은퇴하신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도 많이 만나 뵈었고 형님 같은 분들도 많이 만나뵈었습니다. 다들 너무 인성이 좋으시고 오디오라는 공통된 취미 때문인지 거래 현장이 청음의 현장으로 바뀐 적도 많았습니다. 오디오에 대해 잘 모르는 저에게 좋은 음악을 들려주시고 오디오에 대한 지식도 알려주시다보면 한시간이 훌쩍 흘러가곤했습니다. 때론 이런 저런 인생 이야기도 하구요. 무거운 기기를 함께 들고 차에 실어주시고 차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지켜봐주시던 분의 모습도 기억이 납니다. 와싸다는 따뜻한 분들이 많은 곳이라는 것을 느껴왔습니다.
저는 제가 전화를 받을때만 하더라도 저에게만 전화가 온 줄 알았습니다. 헌데 알고보니 참 많은 분들께 전화가 갔더군요. 그리고 바로 다음 날 12명에 대해 고소장을 접수했다는 글이 올라옵니다. 이때 어렸을 적 트라우마가 상기되면서 저도 정신적으로 상당히 고통스러웠지만 저와 거래했던 아버님, 형님 같던 분들의 얼굴이 하나씩 떠오르더라구요. 그 분들께서 이러한 고통을 받을거라 생각하니 너무 슬펐습니다. 무려 12명이 이러한 경험이 없어서 앞으로 겪게될 정신적 고통을 생각하니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었습니다. 심지어 그 12명에 자신이 포함되었는지를 알 수 없어 불안감을 느끼시는 회원분들도 다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후 경찰에서 연락이 올 때까지... 그리고 연락 온 후 조사를 받기까지.... 조사의 과정... 등에서 심리적 불안감과 공포감을 느끼고 먼저 상대방에게 연락해서 합의 해달라고 하실 듯 했습니다. 그럴수록 고소를 하는 사람들은 더욱 기고만장해져서 툭하면 고소를 하는 경우가 많다네요. 실제로 많이 일어나는 일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고소가 남발되는 경우가 너무나도 많다고 합니다.
이게 제가 단체고소에 대한 글을 올린 이유입니다. 선례를 남겨 와싸다에서는 또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느끼기도 했습니다.
참여자를 모은 과정과 결과
이후 많은 분들께서 연락을 주셨고 일부 회원분들은 실제로 저의 트라우마의 상황처럼 스스로가 걱정이 많아 동참하기를 꺼려하기도 하셨습니다. 법과는 거리가 멀게 살아온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법률적 지식이 없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 또한 그랬으니까요.
현재까지는 총 8명이 모인 상황입니다. 대화를 나눠보니 하나같이 너무 좋으신 분들임이 느껴졌습니다. 놀랍게도 단 한분도 빠짐없이 그 새벽에 그 전화 속에서도 욕 한마디 안하셨습니다. 그분들께 자료를 전달받아 하나하나씩 검토하는 과정이 너무나도 힘들었습니다. 자료의 양 때문이 아니라 그 통화내용을 반복해서 들어야만 했으니까요. 그래서 한번에 정리하기가 어려워 잠시 쉬어가면서 통화 내용을 들어야만 하다보니 자료를 정리하기까지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네요.
따뜻한 와싸다 회원님의 도움
와싸다는 진공관처럼 따뜻한 분들이 많으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제 글을 보시고 법률사무소 로앤탑의 대표실장 이호식님께서 먼저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주셨습니다. 평온해야 할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1시간 동안 상담을 해주셨고 이 일에 대해 본인의 일처럼 공감해주셨고 이번 주에 바로 로앤탑 변호사님들과 미팅해서 담당 변호사님을 배정해주기로 하셨습니다. 너무 감사하게도 수임료는 커녕 본인께서 비용 분담까지 해서라도 도움을 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어찌 이호식님 뿐만이 아니라 소속된 변호사님들의 노고까지 저희가 무상으로 받을 수 있겠습니까? 이 부분에 대해서는 너무나도 감사드리는 바이지만 이 부분은 다른 7인의 회원분들과도 이야기를 나눠서 진행 과정에서 적절한 정도를 다시 논의하여 결정하면 좋겠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이호식 회원님께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말씀 올립니다. 법에 대해 무지해서 끙끙대며 이야기를 나누던 저와 7인의 회원님들의 불안감이 많이 해소되었고 앞으로의 진행 과정에 끝까지 동참해주신다는 말씀이 너무나도 큰 힘이 되었습니다.
그 밖에 다른 회원분들께서도 관련 자료를 전달주시며 많은 응원을 해주셨습니다.
그리하여 저희 8인은 법률사무소 로앤탑을 통해 앞으로 형사 고소와 민사 고소를 진행하는 것으로 결정하였습니다.
혹여나 제 글에서 불편함을 느끼신 분들이 계시다면 죄송하다는 말씀드립니다. 이 일이 모두 끝나는 날까지만 양해를 부탁드리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