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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서울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국회의원 세비 삭감을 제안하고 있다. |
ⓒ 유성호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선거제에 관한 입장을 여전히 정하지 못한 민주당을 향해 "정치하기 너무 편할 것 같다"며 "뭐라고 이야기해도 얼마든지 말 바꿔도 되고, 거기에 대해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 같다"고 평했다. "민주당 갈 걸 그랬다"는 말도 남겼다.
한 위원장은 2일 출근길에 취재진으로부터 민주당의 선거제 관련 전 당원 투표를 어떻게 보냐는 질문을 받자 대뜸 "민주당 갈 걸 그랬다"고 답했다. "정치하기 너무 편할 것 같다. 뭐라고 이야기해도 얼마든지 말 바꿔도 되고, 거기에 대해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 같다"는 이유였다. 그는 "거기다가(병립형) 권역별을 붙이는 것은 원래대로 돌아가기 창피해서 그렇지 않나"라며 "국민들이 모를 것 같나. 기본적인 부끄러움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한 위원장은 또 하루 전 여권의 중대재해처벌법 50인 미만 사업장 확대 적용 유예 연장안을 민주당이 거부한 것을 두고 "중대재해법은 어떤 문제가 있는지 민주당도 충분히 알 것이고, 유예하고 싶을 것"이라며 "명분이 필요했겠죠. 저희는 명분을 드렸다"고 했다. 다만 "(지도부가) 의총에서 관철 못 시킨 데에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다시 협상해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합의를 이뤄야 한다. 왜냐면 많은 시민들이 이 문제로 고통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위원장은 2월 7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 참석 여부를 묻는 기자에게도 "저는 민주당이 아니기 때문에 약속을 잘 어기기 어렵다"고 대답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 총선 공약으로 '철도 지하화'를 내놓자 이재명 대표가 여당을 향해 "약속하지 말고 그냥 실천하라"고 발언한 것에는 "(국민의힘이) 정부·여당이라는 강점을 잘 이해해줬다"며 "저희는 실천할 거다. 우리가 이야기하는 수원지하화 같은 건 상당 부분이 민자를 유치하는 방식이다. 충분히 준비되고 있다"고 받아쳤다.
민주당·이준석 세게 받아쳐도, '대통령·여사' 질문에는...
한 위원장은 '국회의원 세비를 중위소득 수준으로 책정하자'는 자신의 제안도 거듭 피력했다. 그는 "국회의원이 대단히 영예롭고 중요한 자리라서 그렇다는 것"이라며 "일부는 '그렇게 된다면 돈 없는 사람들은 정치 못하는 것 아닌가' 이런 말도 하던데, 제 말을 잘못 이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최저임금 주겠다는 것 아니고 중위소득"이라며 "자세의 문제다. 만약에 중위소득 가지고는 못 살겠다고 하는 분들은 이거(국회의원) 하면 안 된다"고 얘기했다.
한 위원장은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부터 실시하자'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발언을 "그냥 '싫으면 시집 가' 이런 말 같다"고 일축했다. 그는 "우리가 말하는 건 정치인 특권 내려놓기"라며 "그거 먼저 하자, 이거 안 하자? 이거는 그냥 싫으면 시집 가 싶은 단순한 이야기"라고 했다. 또 "제가 말씀드린 취지가 국회의원이 정상적으로 일하는 것을 방해하는 게 전혀 없다"며 "보좌관 등 인력들은 충분히 공급되고, 업무에 필요한 비용도 지급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한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 관한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그는 윤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 대신 TV대담을 택한 일을 두고 "제가 평가하고 판단할 문제가 아닌 것 같다. 여러 가지 상황을 감안하셨을 것"이라고 봤다. '신년 대담에서 김건희 여사 일에 유감을 표명해야 한다'는 당내 일부 주장에도 "똑같은 답변을 드리게 되는데, 저는 충분히 제 입장을 밝혔다"고 했다. 대통령 지지율을 두고도 "제가 평가할 문제가 아니다. 더 열심히 잘하겠다"고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