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에 대한 오해와 진실 Q&A (2편)
(참고로, 1편은 아래의 주소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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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사회주의에서는 경제 발전은 도외시하고 분배만 중요하게 생각한다?
A: 어처구니없는 오해다. 사회주의자만큼 생산력의 발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들이 또 있을까? 사회주의 역사관의 근간인 역사 유물론은 역사 발전의 주요 원동력으로 ‘생산력의 발전’을 꼽을 정도다.
예컨대 이런 식이다. 봉건 사회는 농업이 경제 활동의 핵심적 지위를 차지했으며 농업 생산력의 근간인 토지를 틀어쥔 귀족 세력이 주도했다. 하지만 상공업의 폭발적 발전을 주도하며 토지 귀족들의 경제력을 압도하게 된 자본가 세력이 등장해 봉건 시스템을 해체하고 사회를 자신들(상공업자)의 이익에 맞게 개조했는데, 그 과정에서 지금의 자본주의가 탄생했다. 요컨대 상공업(새로운 생산력)의 발전이 봉건주의 사회가 자본주의 사회로 변화하는 원동력이 되었다는 분석이다.
현대 사회에서도 과거에는 찾아볼 수 없었던 새로운 생산력이 등장하고 있다. 반도체, 인터넷 등 전자 기술의 발전으로 로봇과 인공 지능이 등장해 인간이 수행하는 육체적, 정신적 노동의 상당 부분을 대체해나가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런데 이 새로운 생산력의 발전이 기존의 자본주의 시스템과 모순 및 충돌을 일으키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개별 기업은 비용을 줄이고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로봇과 인공 지능을 앞다퉈 도입하고 있는데, 이것이 실업자 양산으로 이어지고 그로 인해 사회 불안이 야기된다. 임금을 받는 사람이 급감하면 사회적으로 구매력이 감소하여 기업의 제품이 판로를 잃어 경기 침체의 늪에 빠진다. 이윤의 극대화가 지상 목표인 자본주의 시스템이 생산력 발전을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에 봉착한 것이다. 새로운 기술(생산력의 발전)이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어우러지기 위해서는 자본주의가 아닌 다른 시스템이 요구되고 있다.
인류가 로봇과 인공 지능에 의한 폭발적인 생산력 발전을 품어 안고 그 편익을 제대로 누리기 위해서는 노동 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 공공 부문 확대를 통한 새로운 일자리 창출, 과감한 복지 정책과 재분배 정책 등 일련의 사회주의적 정책과 제도의 도입이 시급하다. 역사 발전 과정에서 자본주의는 언제부터인가 경제 발전의 걸림돌이 되고 있으며, 그 수명이 다해가고 있다.
Q: 일의 성과에 상관없이 모두 똑같은 임금을 받는다?
A: 사회주의라고 해서 임금이 획일적인 건 아니다. 사회적 합의를 통해 노동자의 업무량, 성과, 경력, 직종에 따라 임금에 차등을 둔다.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이윤 목적의 사기업보다는 공익 추구의 공기업 비중이 높다. 사회주의 공기업의 임금은 국가 경제 계획과 해당 기업의 현실적 조건 및 이해 당사자의 의견을 종합하여 정해진다. 사회주의 국가에서 의사와 탄광 노동자의 임금이 높은 것은 의사의 전문성과 탄광 노동의 힘겨움을 고려해 임금을 책정했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고 임금 격차가 자본주의 사회처럼 크게 벌어지지는 않는다. 임금의 결정 과정 자체가 사회적 합의를 통해 이루어지니 상식선에서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나지 않는다. 심지어 자본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에서도 상대적으로 공적인 영역이라 할 수 있는 공무원 연봉을 살펴보면 대통령 연봉이 2억 4천만 원가량으로 민간 기업 최고경영자보다 훨씬 적다.
게다가 사회주의에서는 생활에 필수적인 재화나 서비스를 보편적 복지로 국민에게 제공한다는 점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무상 의료, 무상 교육, 공공 임대 주택, 식재료 배급제 등의 정책을 떠올려보자. 자본주의라면 의료비, 교육비, 주거비, 식료품비를 자신이 번 돈으로 해결해야 하지만 사회주의에서는 공동체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권리로써 저렴하게 혹은 무상으로 제공된다. 직장에서 받는 임금은 기본 복지로 제공되는 재화나 서비스 외에 추가로 필요한 것들을 구매하는 데에만 쓰인다. 사회주의 국가의 임금과 자본주의 국가의 임금을 일대일로 비교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Q: 자본주의는 자유롭고, 사회주의는 독재라고?
A: 자본주의가 자유롭다는 환상은 도대체 어디에서 생겨나는 것일까?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자신이 보유한 화폐의 크기만큼 자유를 행사할 수 있을 뿐이다. 회사에서 상급자에게 오만 가지 싫은 소리를 듣고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고 정신적으로 피폐해져도 당장 다음 달 월급이 절실하게 필요한데 어떻게 자유롭게 회사를 그만둘 수 있겠는가. 자유를 얻기 위해 일확천금을 꿈꾸며 주식과 코인에 올인하지만 본전도 못 건지고 오히려 자유(화폐)를 더욱 강탈당하는 지경으로 몰리기도 한다.
극소수 부자들이 전용 제트기를 몰고 섬 하나를 통째로 빌리고 우주로 로켓을 쏘아 올리며 무제한의 자유를 누릴 때 다수의 노동자는 좁아터진 집구석에서 대충 배를 채우고 쪽잠을 자며 회사가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일정에 따라 자유를 제약당하며 산다. 노동자의 자유가 제약되면 제약될수록 극소수 자본가의 자유도가 끝없이 올라가는 것이 자본주의의 불편한 진실이다.
사회주의에서는 돈이 많다는 이유로 자기 멋대로 할 수 있는 자유는 존재하지 않는다. 일단 특정인에게 엄청난 부가 축적되는 시스템도 아닌 데다가 기업이나 공장 같은 생산 수단이 개인 소유가 아닌 공공재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기업이나 공장이 개인의 소유물이기 때문에 소유권자가 제왕적 권력을 행사한다. 하지만 사회주의 기업은 공공재인 만큼 민주적 의사결정을 통해 운영되며 기업의 대표자는 투표를 통해 선출한다.
보편적 복지 시스템을 통해 기본 생필품을 제공하여 생존에 대한 고민을 덜고, 노동 시간 단축으로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자유’ 시간이 늘어나 취미 생활도 즐기고 가족과도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물론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일터에서 자신이 맡은 일을 성실하게 수행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는 자본주의 부자들과 비교한다면 누릴 수 있는 자유에 제약이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그 극소수 부자들이 누리는 자유는, 수많은 노동자의 자유가 제약당하는 조건에서만 성립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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