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절이 하수상하니 글 한 줄을 쓰더라도 이슈가 되는 글을 써서,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게 맞을 것 같긴한데,
요즘 제 형편이 주변을 두루 두루 살필만한 여유가 없기도 하거니와,
설령 여유가 있다 하더라도 나이를 먹다보니 분쟁이 될만한 글을 써서,
갑론을박 토론을 펼칠만한 열정이 사그라진 것도 사실입니다.
빡센 직장에 다니다보니 매일 매일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집 회사 집 회사만 반복합니다.
유일하게 일주일에 하루 토요일만 쉬는데 이마저 집안 대소사로 불려 다니다보면,
개인적인 휴식을 취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잠시 공백이 생기면 자연히 먹을거리로 관심이 가게 되는데,
지난번에 이어서 탕수육 이야깁니다.
지난번에 배달오는 중국집 탕수육이 재료가 부실하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배달 오는 음식은 부실하고 내가 만들어 먹자니 실력은 없고,
그러니 다소 멀더라도 그나마 낫다는 집을 직접 찾아가 포장을 해와서 먹곤 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명절때 찾아간 어머님댁에서 가족이 먹으려고 중국집 음식을 시켜먹게 됐는데,
이 때 배달 온 탕수육소스가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부실한 재료들이 각 자 갯 수를 셀 수 있을만큼 둥 둥 떠 헤엄을 치고 있더군요.
이 상황에서 자연스레 제가,
"왜 요즘은 탕수육소스에 목이버섯을 안넣는지 모르겠다"고 하자,
앞에 앉아있던 여동생이,
목이버섯 좋아하냐고 묻더니,
"마침 아는 사람이 말린 목이버섯 선물한게 있는데 좀 줄까?" 하여,
"그럼 좋지" 하여, 목이버섯 한 봉지를 얻어 왔습니다.
오늘 아침 토요일 쉬는 날이라, 퇴근길에 마트에 가서 이런걸 하나 샀습니다.
만들어 먹을 실력이 안되니 만들어진 가공품을 활용해보기로 한거죠.
포장을 뜯어보니, 소스는 역시 부실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러나 튀김자체는 에어프라이어로 돌려보니,
중국집 배달음식 못지 않게 만족할만한 수준이 나옵니다.
문제는 소스를 어떻게 더 맛나게 변화해보느냐인데...
포장된 소스를 뜯어 팬에 쏟은 후 약간의 물을 붓고,
미리 물에 불려놓은 목이버섯과 채 썬 당근과 양파를 넣고 끓이다가,
소량의 케찹을 넣은후,
물에 전분 반큰술을 넣어 젓다가 소스에 붓고 한소큼 끓여내 용기에 담았습니다.
결과물입니다.
보기엔 전문가 음식에 비하면 어림반푼어치도 안되겠지만,
흠.. 입맛이 까다롭지않은 제 수준엔.. 그저 황송하게 맛이 좋습니다 ㅋ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