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메산골이 고향인 저로서 대부분의 어린 시절을 첩첩산중에서 지내다보니,
중국집 음식을 맛본다는게 특별한 날이 아니고서는 접할 일이 없었습니다.
국민학교 2 학년 때 단양군에서 실시하는 글짓기대회에 학교 대표로 2~3 명을 뽑았는데 거기에 끼게 되었습니다.
선생님께서 일행을 데리고 읍내에 있는 중국집에 들어가 음식을 사주셨는데,
이때 맛보게 된게, 제 머리털 난 이후로 처음 맛 본 짜장면이란 듣도 보도 못한 음식이었습니다.
세상에 이런 맛도 있나... 첫 느낌이 황홀했지만,
돌아오는 길에 신작로길 털털거리는 버스 뒷칸에 앉았던 저는 그만 설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도 그럴만했던게 먹을게 귀하던 시골에서 돼지고기를 먹는다는건,
일 년에 두 세 번 동네잔치 때 아니고서는 맛보기 어려웠던거니,
맨날 옥수수 감자 고구마로 배를 채우던 사람이,
오랫만에 돼지기름 범벅으로 볶은 짜장소스가 들어갔으니 뱃속이 요동칠수 밖에 없었던거죠.
아무튼 비록 설사는 했지만 처음 맛 본 그 중국음식의 느낌이 나쁘지 않아,
이후 중국집 음식은 제게 빠질수없는 외식문화로 자리하게 되었습니다.
중국집 음식하면 또한 빠질수 없는게 탕수육이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음식이기도 하여 가끔 쐬주 한 잔 생각나면 즐겨 먹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언젠가부터 탕수육 소스안에 항상 들어있던 목이버섯이 빠져 오더군요.
이 목이버섯이 그렇게 비싼건가요?
탕수육하면 이 목이버섯의 쫀득거리고 매끈거리는 식감이 너무 좋았는데,
요즘 물가가 올라서인지 대부분의 중국집들이 이 목이버섯을 빼더군요.
개인적으로 이 목이버섯의 식감을 좋아하여 이 버섯을 넣어주는 중국집을 직접 찾아가 포장을 해오는 편인데,
햐! 제가 살고 있는 천안 동네 주변에선 전부 이 재료를 빼더군요.
그래서 주위에서 찾다보니 성환에 있는 '동순원'이란 중국집은 이 목이버섯을 넣더군요.
그런데 버섯양이 극소량 입니다.
버섯값이 비싸긴한가봅니다.
그렇더라도 버섯 넣어주는 집이 이 집 밖에 없으니 다소 멀고 귀찮더라도 혀가 기억을 하니,
어쩔수없이 차에 시동을 걸고 종종 출발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재료가 오르면 음식값을 더 올려받으면 안될까요?
값을 올리면 안사먹을거라는 선입견으로,
소비자의 의향은 물어보지도 않고 수십년간 사용하던 재료를 마음대로 빼는건 좀 아니지않나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