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어저께 축구 보다가....ㅡ,.ㅜ^ |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 |
2022-11-29 17:26:17 |
|
|
|
|
제목 |
|
|
어저께 축구 보다가....ㅡ,.ㅜ^ |
글쓴이 |
|
|
이종호 [가입일자 : 2004-06-02] |
내용
|
|
언제나 그러하듯....
내 예감은 어김없이 틀렸다.
퇴근해 집에 들어온 딸래미가
"아빠! 저녁 드셨어요?"
"아니?"
"그럼 나 오늘 족발시켜주세요"
"아빠 돈 없는데...ㅡ,.ㅜ^"
"카드 주면 내가 시킬께요.."
"야! 나 금욜날 머리 MRI찍고, 어제도 또 MRI찍는 바람에 이달 카드값...."
"......."
이러고 박절하게 딸래미가 "한-가나전"을 보면서 먹으려고
족발을 시켜달라고 하는 것을 거절하면서
실망한 딸래미가 휑하니 자기 방으로 들어가는 걸 보니 맴이 아련해
바지를 주섬주섬 바꿔입고
차를 끌고 수락산 역 언저리 족발집으로 가는데
딸래미에게서 전화가...
"아빠! 지금 어디예요?"
"지금 족발사러 가는 중"
"내가 살께요, 아빠 돈 없대매? 그냥 오세요.."
"아냐!, 차끌고 나왔으니까 그냥 사 갖고 갈께"
"미안해서 그러죠, 그럼 그냥 사오세요.^^ 쌩유 아빵!!!"
이렇게 엎드려 절받고
족발집에서 그것도 앞발 대짜로 사들고
테레비 앞에 테이블 깔고 시청모드.
전반전 시작과 동시에 캔맥주 한모금 하고
족발을 잡고 뜯던 딸래미 왈
"아빠! 족발맛이 좀 이상하지 않아요?"
"왜? 난 괜찮고 맛있는데, 당신도 이상해?"
"몰라..."
이 썩을 넘의 족발집에서 갖다 놓은지 좀 된 족발을 썰어준 듯...ㅡ,.ㅜ^
보통 족발 잘하는 집들은 직접 삶아서 바로 식혀 썰어주는데
어쩐지 아이스박스 안에서 랩핑한 족발을 꺼내서 썰어주더라니.....ㅡ,.ㅜ^
이리뒤적 저리 뒤적 하면서 찝찝한 기분에 몇점 집다말고
애꿎은 캔맥주만 벌컥하고 있는데...
아! 띠바 첫 골을 먹............
결국 두 골 먹는 것 까지 보다 승질나 안방으로 들어가려는데
"아빠! 이 족발 남은 거 어떡할까요?"
"그냥 쓰레기 통에 버려..ㅡ,.ㅜ^"
방으로 겨 들어와 불끄고 이불 뒤집어 쓰고 헤드폰으로 자장가를 들으며
잠을 청했지만
귓귀녕은 거실에서 딸래미 비명지르는 소리에 온 신경이 쏠리다 보니
잠은 커녕 먹은 불량족발까지 뱃속에서 안도와주는 통에 이리 뒤척, 저리 뒤척하다
결국, 마님이 안방으로 들어오면서 "3:2로 졌어" 하는 소리에
기어이 속이 뒤집어져 밤새 속앓이 하다 아침까지 굶은
더럽게 일진이 안좋았던 어제 축구 관람야그 끗!
피에쑤 : 우리 축구가 가나에게 진 것은 순전히 맛탱이가 간 족발 때문이라고 생각됨.
|
|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