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똑...
지하 작업실에 누군가 문을 열고 들어오며 수줍은 미소를 짓습니다.
와싸다에서 제법 이름이 알려진 그는 형의 음반작업에 필요한 이미지를 얻고자 저의 기괴한 작업실을 방문했습니다.
게시판에 형의 앨범에 쓰일 이미지 몇개를 올려 회원들의 선호도를 알아보고 결정하겠다는 생각이였습니다.
앨범 타이틀이 저의 작품의 그것과 제목이 같아서 이미지를 드리겠다고하고 아무 조건없이 빌려드렸고, 후에 '패아수라'라는 프로젝트 그룹으로 음반이 출시되었습니다.
그의 형 서필진은 인디락 반경에서 알려진 뮤지션이었지만 현실과의 고뇌속에서 음반 한장은 남기겠다는 의지로 착수되어 세상에 나왔습니다.
개인적으로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졌으면 좋았겠지만, 뮤지션들을 알고 있다보니 이세계가 역시 만만치 않았던것 같습니다. 아무튼 누군가에는 비밀스런 명곡으로 숨쉬고 있으리라 믿어봅니다.
서필훈회원은 지금 하늘에서 잘 계시겠지요.
당신은 많은 회원들 가운데서 일상의 얘기, 오디오 얘기, 음악얘기를 조곤조곤 게시판에 남겨 많은 분들과 소통했던 영원한 청년으로 기억합니다.
시완레코드 엔지니어라고 알려진 당신은 온화한 성품에 타인을 많이 생각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가 보내준 턴테이블 헤드셀을 볼때마다 문득 기억이 나며, 그가 하늘로 일찍 가셨다는 소식을 이곳 게시판에서 보았을때의 슬픔과 이후의 아련함은 그대로인것 같습니다. 몇번 만나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좋은 사람이었음을 알았나봅니다.
이제는 이곳에서 서필훈씨를 아시는 분들이 몇분이나 계실까 궁금합니다.
때론, 몇번 만나서 교감을 했던 분도 이렇게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는데..
사랑했던 자식을 잃어버린 분들의 절규와 아픔과 기억이 지워질리 있겠습니까.
그게 정말 가능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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