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에는 최소한의 규칙이 있다고 저는 봅니다. 더군다나 얼굴을 보지도 않고 글로서만 자신의 의견을 올리고 다른 의견에 대해서 동의를 하거나 논박을 할 때는 자신의 의도가 잘 전달이 되도록 조심스러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발제자가 주제를 제시하고 그에 대한 의견을 말했을 때, 그 의견에 관한 댓글은 그가 발제한 주제에 대하여 엄격하게 한정이 되어야지, 논의에 사용된 용어를 다르게 정의하여 주장하거나, 다른 주제를 가지고 와서 원래의 주제에 의견을 섞어 버리면 그 논의는 발제자의 의도와는 다르게 벗어나거나 심지어는 진흙탕이 되기 십상입니다.



가급적 그런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 인내를 가지고, 심지어 역사적 예를 들어서 우회적으로 이야기하더라도 언어 폭력이 난무합니다.



여기 게시판은 하이파이게시판이므로 다른 예를 제시해보죠.



병의 증세와 의약에 관한 게시판에 의사가 글을 올립니다. 그 글을 읽던 한 화학공학자는 이렇게 묻습니다. "당신 의사지? 맞지? 빨리 정체를 밝히시지?" 정체를 밝힌 후에는 이렇게 말합니다. "의도가 수상해. 의사가 이런 데 와서 글을 쓰니 그 의도가 수상할 수 밖에 없어." 매카시즘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는 글입니다. 설사 그런 의도를 글을 읽는 사람이 가졌다고 하더라도 아무런 구체적인 사실이 없이 자신이 품은 혐의를 게시판에 공개적으로 쓰는 것은 폭력입니다.



이와 비슷한 경험은, 지금은 없어진 하이텔의 하이파이동 게시판에서 저는 했습니다. 그때는 지금과 다른 회사에 적을 두고 있을 때인데, 논의중에 대뜸 "당신은 아무개 회사에 아무개 직위를 가지고 있으니..."라는 글을 올리신 분이 있었습니다. 그 이후 그 분의 어떤 댓글에도 반응을 하지 않습니다.



수 십년 전에 들은 우스개 중에 다음과 갈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 면도칼을 가진 사람이 경찰의 불심검문에 잡혀서 "흉기소지죄"의 혐의로 판정에 섰다. 그는 그를 기소한 검사에게 이렇게 말했다. "차라리 저를 강간혐의로 기소하시죠. 이미 연장은 가지고 있으니까요.:



오디오 관한 KS 규정을 들이대면서 측정치 절대론을 주장하던 분은, 그에 대한 엄밀한 정의와 논의를 제시하자, 여기 게시판에 들어오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한 오디오 측정치에 대한 논의는 회피하면서, "상대의 영업에 영향을 미칠까봐" 배려를 한다는 식의 엉뚱한 소리를 합니다. 측정치에 대한 논의도 "실용"적인 것이 따로 있나 봅니다. 소리도 이만하면 별 차이 없고 측정치도 저만하면 별 차이 없는 것이 실용적인 걸까요?



우리의 객관적인 측정치가 우리의 주관에 대해 얼마나 많은 것을 알려줄 수 있는가에 대해 말하는 것으로 제목에 걸어놓았는데도 불구하고, 대뜸 주관적인 감성에 대해 얼마나 당신이 아냐라고 그 글에 댓글을 다는 것은 논의의 관점을 흩뜨리는 것입니다. 소리에 대한 주관적인 판단에 대한 글의 타래는 새로운 제목으로 제시가 되어야 합니다. 특정한 주제의 논의에 대해 글타래가 이어질 때 새로운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고 싶으신 분은 새로운 발제를 하시면 됩니다.



음악듣기를 취미로 삼은 지는 40년 가까이, 본격적으로 오디오로 음악듣기와 연주회장을 찾아다닌 지는 30년 가까이, 오디오산업과 관계를 맺은 지는 20년 가까이 됩니다.



당장은 오디오 재생음의 측정치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 나가겠지만, 다른 논의에 대해서도 발제를 하신 분이 있으시면 되도록 솔직한 의견을 내도록 하겠습니다. 다른 업계의 이야기에 대해서는 민감한 사항이 아니라면, 새로운 기술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할 수 있으면 하겠습니다.



음악과 음반과 연주회장과 실연에 대해서는 새로운 주제로 발제해 주시면 제가 알고 경험한 것에 한해서 그 논의에 들어가겠습니다.



별아저씨